[이만수 기고] 고통에서 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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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기고] 고통에서 꽃이 핀다
  • 편집국
  • 승인 2020.11.2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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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좌)과 정준 선수(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좌)과 정준 선수(사진_헐크파운데이션)

가을의 마지막을 알리는 듯 제법 날씨가 쌀쌀해졌다.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재능기부를 손에 꼽을 정도로 밖에 가지 못했다.

마음 같아서는 전국을 돌며 젊은 선수들과 함께 숨쉬고 땀 흘리며 운동하고 싶었지만 코로나가 잦아들지 않아 발걸음을 쉬 옮길 수 없었다. 되도록 조용히 집에 있는 날이 많아졌다.

그런 중에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동도중학교로 어렵지만 기대하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다. 동도중학교 야구부는 2018년도에 창단을 한 신생팀이고, 창단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기회를 얻게 되어 재능기부 했던 팀이다.

평소 같으면 유니폼을 입고 학교로 찾아가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곤 했지만 이날은 사복을 입고 가게 되었다.

동도중학교 이재진 감독과 훈련 중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한 선수가 눈에 띄어 이름을 물어 보았다. 중학생으로 보기엔 매우 건장한 체격의 선수였기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다.

이재진 감독이 설명하길, 이번에 중학교 3학년 올라가는 정준 선수이고, 포지션은 포수며, 향후 훌륭한 재목으로 클 선수라 하며 여러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좋은 선수이기도 하고 포수이니, 사복을 입었지만, 잠시라도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 가득했지만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데 마침 정준 선수도 멀리 가지 않고 옆에 서 있는 것이다. 

마음이 가는 대로 이감독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복을 입은 채로 잠시 자세와 송구 동작에 대해 가르쳤다.

3학년으로 올라가는 정준 선수에 대한 이감독의 애정과 기대감처럼 무척이나 듬직한 모습을 보니 나도 덩달아 가슴 벅찬 느낌을 받았다. 체격을 보면 솔직히 나의 중학교 시절보다 훨씬 좋다. 함께 정겹게 사진을 찍고 보니 나와 무척 닮은 것 같아 흐뭇함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또한, 좋은 스승 밑에서 좋은 제자가 나오 듯이, 거침없이 성장할 정준 선수를 보니 그저 행복할 뿐이다.   

곧이어 3학년 졸업반 선수들이 달려와 인사를 한다. 올해 졸업을 앞둔 이 선수들은 창단하던 해 재능기부를 하며 운동장에서 함께 땀 흘렸던 친구들이라, 그새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것에 새삼 놀라며, 훌쩍 커버린 선수들이 대견하고 무척이나 반갑게 느껴진다. 얼굴 여드름의 풋풋함이 전해진다. 10명이 넘는 3학년 선수들 모두 고등학교로 진학이 되어서 다음달부터는 그리운 친구들과 헤어져야 한다고 한다.

짧은 시간, 할 수 있는 모든 열정을 쏟아 그들과 함께 했던 선수들이 시간이 지나매 듬직하게 커 나가고 또 그 선배들을 이어가는 좋은 후배선수들을 보게 되니 쌀쌀한 날씨가 차갑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 쌀쌀함은 또 다른 소망을 가져올 것이기에…….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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