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의원 “민간 일자리가 특허청 재취업 일자리로 둔갑, 외부용역 확대 추진 이전에 21세기 특피아 예방대책 마련해야”

- 특허청 퇴직공무원, 특허청 선행기술조사사업 참여기업 심사원으로 줄줄이 재취업

- 10년간 재취업자 92%가 3개 기업에 몰려, 3개 기업이 전체 예산의 78% 독점

- 심사원 두 명 중 한 명이 특허청 출신인데… 특허청 “민간 용역업무 확대” 추진 중

김성환 의원

 

[시사매거진]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성환 국회의원(서울 노원 병)은 10월 26일 열린 특허청과 중소벤처기업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특허청 퇴직공무원들이 선행기술조사 민간기업에 줄줄이 재취업하는 것이 밝혀졌다”며, “특허청으로부터 용역을 의뢰받는 기업에 특허청 퇴직공무원이 재취업하는 것은 국민의 관점에서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이라도 민간 일자리를 가로채는 퇴직공무원의 재취업 행렬을 막아야 한다며 특허청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는 그간 전문성을 살린 재취업이라는 명분으로 묵인해 오던 특허청 퇴직공무원의 재취업 관행을 지적한 것이어서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지난 10년간 지식재산의 출원은 2010년 362,074건에서 2019년 510,968건으로 꾸준히 증가해 왔다. 특히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특허와 상표 출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증가하는 등 비대면 분야를 중심으로 지식재산 출원이 급증하고 있다. 출원량 증가에 따른 심사품질 저하와 심사처리 기간 증가 등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특허청은 1992년부터 선행기술조사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2005년부터는 이 사업이 민간에 개방되어 현재 11개의 민간기업·기관이 특허/상표/디자인 분야에서 심사용역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이 특허청 퇴직 공무원의 재취업을 수단으로 변질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성환 의원이 특허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상표/디자인 분야의 조사원 두 명 중 한 명이 특허청 퇴직공무원인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김성환 의원은 “매년 심사원의 55% 정도가 특허청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고 심지어 100% 특허청 출신인 기업도 있다”라며 “특허청 퇴직 공무원을 위한 재취업 일자리 만들기라는 강한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취업 상위 3개 기업에 전체 예산의 78%가 집중되고 있어, 특혜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김성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특허청 퇴직 공무원(3~5급)의 92%가 예산 지원 상위 3개 기업의 조사원으로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성환 의원은 “재취업 공무원의 92%가 3개의 기업에 집중되고 있는데, 10년간 이 3개의 기업에 78%의 예산이 배정되었다”며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편중된 결과로, 공무원 재취업과 사업선정 과정에 모종의 담합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이러한 논란을 의식한 듯 특허청은 올해 10월부터 선행기술조사 민간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사업에 나섰다. 약 2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이 사업은 교육을 이수한 사람들에게 선행기술조사 기업에 상표 분야 조사원으로 취업 지원이 이루어진다. 김성환 의원은 “지금이라도 민간 전문인력 양성 지원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것은 다행이지만, 연간 20명 수준에 그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코로나 19로 인해 국민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특허청이 민간 일자리 창출과 전문인력 양성에 적극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특허청은 출원 지식재산의 기술 고도화와 출원량 증가로 인한 심사업무 과중에 따라, 외부용역을 통한 민간 개방업무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정부의 소·부·장 육성계획에 맞춰 특허 방향을 설정해주는 IP R&D와, IP 정보서비스 시장 활성화를 위한 IP 검색 분야 등을 외부용역 서비스에 포함하여 추진하고 있다. 김성환 의원은 “선행기술조사 사업의 운영 실태를 볼 때, 다른 사업들 또한 특허청 퇴직공무원의 재취업을 위한 사업으로 변질될까 우려된다”며 “외주사업 확대 추진 이전에 21세기 특피아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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