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교통약자 배려 전기차 충전소 설치에 3년간 90억원 지원
교통약자 이동권 증진과 사회참여 활성화하는데 큰 역할

전기차 충전기(자료사진)

[시사매거진/제주] “양손으로 휠체어를 밀면서 충전케이블을 들기가 힘들었죠. 공간도 좁고 충전이용화면이 높아 많이 불편했는데 케이블이 자동으로 내려오는 교통약자 배려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해주셔서 너무 편리해졌습니다.”

제주도에 사는 이준섭 씨는 30년 전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올해로 7년째 이용 중인 친환경 전기차는 몸이 불편한 그에게 발이나 마찬가지다. 전기차는 연료비가 휘발유의 8분1의수준이고 유지비도 저렴해 경제적이다. 하지만 매번 차량을 충전하려면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제주도는 이씨와 같은교통약자를 배려한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해 교통약자들의 이동권 증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주도는 복권기금의 지원을 받아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개년 사업으로 총 사업비 90억원을 투입해 교통약자 배려 전기차충전소 설치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19년 기준으로 총 90개 충전소에서 112기의 충전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60기를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내년에도 30억원을 예산을 반영해 추가 설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전기차 선도도시인 제주는 2013년부터 전기차 민간보급 사업을실시해 현재 전기차 등록대수 2만,699대(2020년 8월말 기준)로전국 전기차의 17.6%를 차지하며 최고 보급대수를 자랑하고 있다. 충전시설도 1만7843개로 전기차의 메카다운 시설을 보유했지만 교통약자의 편의를 고려한 충전인프라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에 전국 최초로 교통약자의 전기차 충전편의와 이용 활성화를위해 성별, 연령,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고 안전하게사용할 수 있는 충전소 설치 사업을 지난 2018년부터 추진했다. 

당초 교통약자 배려 전기차 충전소는 법적 설치 기준이 없어 미국장애인편의증진법 등을 바탕으로 장애인 단체, 전기차 운행휠체어 이용자 등 수요자와 전기차 전문가의 협의체를 구성해충전소를 규격화하고 자체 설치 기준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지속적인 시연과 모니터링을 실시해 수요자 맞춤형 충전소가 될수 있도록 했다. 

사업담당자인 신봉심 제주특별자치도 저탄소정책과 주무관은 “전국 최초로 추진하는 사업이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교통약자의 이동반경을 고려한 접근성, 주차공간 확보, 충전기 조작 등설치 기준을 마련하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가 교통약자 이동권 증진과 사회참여 활성화를 도모하는 사회적 가치창출에 기여할 수 있게 된 것에 복권기금의 역할이 정말로 컸다”고 덧붙였다.

이준섭 씨는 “복권기금이 장애인과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좋은일에 쓰여 의미가 있기도 한데다 재미 삼아 일주일에 5천원 정도 소소하게 복권을 구매한다”며 “이번 충전소 설치로 삶의 질이 높아져 새삼 복권에 대한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동행복권 건전마케팅팀 김정은 팀장은 “복권기금은 교통약자까지 모두가 전기차를 타기 좋은 제주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며 “복권 구입은 당첨되면 기쁨이 크지만 그렇지 않아도 더불어 행복한 세상만들기에 함께하는 일이라는 점을 기억했으면한다”고 말했다. 

오형석 기자 yonsei68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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