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면세점 철수·만성적자 ‘난국’
지원예산 눈덩이… 11년새 6배↑
경영진 임금엔 ‘펑펑’… 전국 2위
도의회 “정책판단 잘못으로 손실

[시사매거진/제주] 제주관광공사가 시내면세점 사업 철수와 만성 적자로 총체적 난국에 빠지면서 경영평가는 최하위 등급을 받았지만 경영진 연봉은 전국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제주도의회와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개점 4년 만에 267억원 손실을 보며 시내면세점을 올해 철수한 데 이어 95억원을 투자한 항만면세점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또 중문 지정면세점은 매출 감소로 올해 12억원 이상 손실이 예상된다.

최근 성산항 면세점을 재개점했지만 역시 영업손실을 보고 있고, 노형로터리에 용지를 매입한 뒤 수익사업을 위해 용역을 진행했지만 8년째 중단된 상태다.

2008년 공사 출범 이후 올해까지 자본금 출자 포함해 투입된 지원 예산만 1598억원이다.

출범 초기 연간 34억원이던 지원예산은 지난해 197억원으로 6배나 늘었다. 무리한 사업투자 손실 때문에 시작된 인건비 지원도 2017년 20억원에서 매년 늘어나 올해는 50억원에 달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2020년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전국 최하위인 ‘라’ 등급을 받았다.

클린아이 지방공공기관 통합공시 홈페이지에 공개된 전국 관광공사 7곳의 기관장·임원, 직원·신입사원의 평균임금과 업무추진비 등을 보면 제주관광공사는 경영평가 최하위 등급임에도 기관장·임원의 평균임금은 경기관광공사에 이어 전국 2위다.

사장 연봉은 1억3000만원이다. 반면 직원과 신입사원의 평균임금은 각각 5위, 최하위로 나타났다.

매년 실시되는 직원 만족도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2016년 66.9점, 2017년 58.6점, 2018년 52.4점, 2019년 50.9점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오영희 의원은 “경영진의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벌어진 사업손실이 결과적으로 업무를 열심히 수행한 직원들 피해로 이어지는 구조”라며 “직원급여 적정성 여부 검토와 재원확보방안 마련, 직원 만족도 제고를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은 최근 임시회 개회사에서 “출자출연기관 사장과 임원을 임명하면서 선거공신이나 도지사 측근을 기용하더라도 전문성, 현장능력, 경영능력을 지닌 뛰어난 인재를 발탁하지 못한 도지사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했다.

문경운 제주도의회 의원은 행정사무감사에서 ”엄청난 혈세를 낭비하고도 책임을 진 사람이 없다”며 “대규모 인원 감축 또는 심지어 제주관광공사를 없애고 ‘재단’ 형태로 재출범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관광공사 사장 직무대행인 현창행 제주관광공사 본부장은 “시내면세점 진출과 철수라는 정책 판단 잘못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오형석 기자 yonsei68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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