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시사매거진] 전국에 출소를 앞둔 ‘조두순’은 조두순 한 명이 아니다
상태바
[월간 시사매거진] 전국에 출소를 앞둔 ‘조두순’은 조두순 한 명이 아니다
  • 여호수 기자
  • 승인 2020.10.08 22: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출범한 지난 3년 동안 조두순 관련 청원만 6,800여 건
두 달 남은 조두순 출소에 1:1 밀착 전담 관리 등 ‘재범 차단 계획’ 발표
그러나 올 한해 상반기에만 성범죄자 30명 전자발찌 찬 채 성범죄, 실효성 의문…

[시사매거진 268호] 100일도 남지 않은 조두순 출소에 여론이 시끄럽다. 더군다나 조두순이 면담 중에 출소이후 자신의 주소지인 사건 발생 지역으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지역주민들의 공포와 피해자를 걱정하는 대중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윤화섭 안산시장은 직접 나서서 ‘조두순 격리법’ 일명 ‘보호수용법’ 제정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010년 3월, 경북 청송교도소 보안과 CCTV 화면으로 보이는 조두순 모습(사진_뉴시스)
지난 2010년 3월, 경북 청송교도소 보안과 CCTV 화면으로 보이는 조두순 모습(사진_뉴시스)

지난 2017년 ‘조두순 출소 반대 청원’은 국민 6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고, 이에 청와대는 '현행법상 불가하다'는 답변을 내놓은바있다.

그러나 2020년 현재까지도 조두순의 이름은 계속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오르고 있다. 만기형량을 다 채우고 퇴소하는 범죄자에게 같은 죄목을 적용해 재 처벌할 수 없다는 사실은 아마 대부분의 국민들 또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국민들이 청원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여론의 분노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제 조두순은 단순히 한 명의 범죄자 이름을 넘어, '아동 성범죄'를 대표하는 하나의 사회문제가 되어 버린 듯 보인다.


 

논란의 사건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68)이 오는 12월 13일 만기 출소를 앞두고 있다. 성범죄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조두순은 지난 2008년 12월 11일 당시 만 8세 여아를 납치, 성폭행하고 상해를 입힌 혐의로 현재까지 복역 중이다.

사건 당시, 조두순은 등교 중이던 피해 아동을 발견하고 인근 교회 화장실로 끌고 가 무차별 폭행하고 성폭행하여 피해 아동에게 영구적인 장애를 입힌다. 수사 시작 57시간 만에 자신의 집에서 검거 된다.

사건의 잔혹성에도 불구하고, 범죄사건의 피해자 혹은 가해자가 미성년자일 경우 미성년자 보호를 위해 언론 보도에 응할 수 없다는 경찰규정과 2008년 경기도 서남부 일대에서 강호순의 연쇄 납치 살인 사건 등과 시기가 맞물리면서 사건은 2008년 당시 화재가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09년, 한 사회고발프로그램에 해당사건 내용이 보도되면서 사건은 재조명된다.


 

사건 당시 문제점

사건 당시 조두순은 이미 성폭력 및 상해치사 등 전과 17범이었다. 그는 1983년 길 가던 여성을 근처 여관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는 범죄를 시작으로, 1995년에는 함께 술을 마시던 일행을 마구 때려 죽음에 이르게 한 상해치사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1995년 범죄죄목이 살인이 아닌 상해치사였으나, 결과적으로 사망자 1명을 포함해 다수의 피해자를 낸 전과 17범, 56세의 조두순은 어째서인지 교도소가 아닌 사회에 나와 있었다. 문제는 수감기간 동안 전혀 교화되지 못한 채로 사회에 돌아왔다는 점이다.

문제는 재판 과정에도 있다. 사건은 피해자가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였으므로 성폭력 특별법(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 적용가능 했지만 검사는 형법 297조 강간(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의 죄목을 적용하는 오류를 범한 채, 무기징역을 구형한다.

또한 법원은 조두순의 나이가 고령(당시 56세)이라는 점과 평소 알콜중독으로 인한 심신미약을 이유로 형법 제10조 제2항에 따라 형을 감경,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한다. 그러나 조두순은 범행 이후 증거인멸을 위해 범행현장을 청소하고 도주하는 주도면밀함을 보였다는 점에서 심신미약을 적용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조두순은 형이 무겁다며 항소하고, 공판담당검사는 항소를 포기하는 일이 발생한다. 기소자인 검찰은 항소 하지 않고 피고만 항소할 경우 불이익 변경 금지의 원칙에 따라, 법원은 1차 법원에서 판결된 형량보다 높은 형량을 판결할 수 없다.

검사의 불복이 없었기 때문에 2심 법원에서는 12년형보다 높은 형선고는 불가했고, 12년형이 유지된다. 조두순은 12년형도 무겁다며 불복했지만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최종 12년의 형이 확정된다.

물론 이 일로 해당 검사는 징계처분을 받았고, 사건을 계기로 아동성폭력범죄에 심신미약감경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는 성폭력특별법 부칙이 생겨났다. (2018년 강서구 PC방살인 사건으로 모든 범죄에 대해서 심신미약 의무 감경은 폐지된다.)

그렇다 해도 조두순의 형량이 변할 수는 없었다. 사건은 재판 과정의 문제점과 함께 피해자 진술조서 과정의 문제점, 흉악범에 대한 처벌 수위 논란, 주취 감경의 허점 등으로 논란 중심에 서게 된다.


2017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조두순 출소반대’ 청원이 국민 61만 5천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고, 이에 청와대는 조국 전 장관을 통해 2017년 12월 6일 '현행법상 불가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사진_청와대 홈페이지)
2017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조두순 출소반대’ 청원이 국민 61만 5천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고, 이에 청와대는 조국 전 장관을 통해 2017년 12월 6일 '현행법상 불가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사진_청와대 홈페이지)

실패한 교정(矯正)

사건은 사건의 잔혹성과 형량 논란 등 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사실을 더 주목해봐야 한다.

앞서 말했듯, 조두순은 사건당시 전과 17범의 범죄자였고 이미 교도소에 수감된 경험이 있었다는 점이다.

교정본부(矯正本部)는 대한민국 법무부의 하부조직으로, 여기서 교정은 좋지 않은 버릇이나 결점(缺點) 따위를 바로잡는 다는 뜻이다. 이에 교정본부는 수용자들을 사회로 격리하는 역할뿐 아니라,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심리치료와 상담 및 다양한 교육·교화 프로그램으로 범죄자들의 재범을 방지하고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조두순은 이번 사건 이전에도 성범죄 전력이 있었다. 주목해야할 사실은 이전에 수감기간 동안 그의 왜곡된 성인식이 전혀 교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문제가 된 2008년 사건 이전의 수감기간동안, 조두순이 교정 당국으로부터 ‘성폭력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수료했는지에 대해 정확히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만약 성범죄로 수감된 그가 성인식 개선 치료를 받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 반대로 그가 프로그램을 이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진화된 성범죄를 일으켰다면, 그 또한 프로그램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어느 쪽이든 조두순의 진화된 성범죄는 교정시설에 수감되어 있던 기간 동안 조두순이 교화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반증할 뿐이다.


 

현재의 교정 과정

조두순은 이미 2017년 경북 북부 제1교도소에서 100시간, 지난해 포항교도소에서 300시간의 심리 치료를 받았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법무부는 외부 심리치료 기관을 통해, 조두순의 성범죄 치료 경과를 확인했으나 해당 기관은 조두순이 ‘성적 일탈성이 크다’는 결론과 함께 미성년자에게 성적 욕망을 느끼는 ‘소아성애’ 부문에서 ‘불안정’ 평가를 내렸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 5월부터, 조두순의 재범을 막기 위해 교정 당국에서 특정 성폭력 사범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150시간 집중 심리치료 과정인 '성폭력 사범 심리치료 프로그램 특별과정'을 밟고 있다. 조두순은 특히 소아성애에 집중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교정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결과 역시 그리 좋아보지만은 않는다.

지난 7월 법무부 작성, '조두순 출소 후 재범 방지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조두순은 "술은 끊겠다"고 말했으나 해당보고서에서는 조두순이 출소한 뒤 막연히 일용노동을 할 것이라고만 할 뿐 구체적인 사회생활 계획이 없어 불안정한 생활이 지속될 걸로 예상되며, 이런 점을 보았을 때 재범의 위험성이 상존한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또한 과거 17차례 범죄 전력 대부분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음주 제한이나 외출 제한·피해자 접근금지 같은 준수사항을 조두순에게 부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포함됐다.


2019년 3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범죄자를 대상으로 출소 후 일대일 전담 관찰을 허용하는 이른바 ‘조두순 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있다.(사진_뉴시스)
2019년 3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범죄자를 대상으로 출소 후 일대일 전담 관찰을 허용하는 이른바 ‘조두순 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있다.(사진_뉴시스)

시민 불안에 대한 ‘재범 차단 계획’

1952년 10월 생으로 출소 시 만 68세인 조두순은 출소 이후 7년 동안 전자발찌를 차용과 함께 ‘성범죄자 알림e’ 홈페이지에 5년간 신상정보가 공개된다.(강호순사건 이후 개정된 '특정강력범죄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이른바, 특강법에 소급되지 않음으로 언론을 통해 얼굴이 공개 되지 않는다.)

거주이전의 자유에 따라, 범죄자가 출소 후 범행지역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현재까지 없다.

따라서 해당지역 시민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조두순은 출소 직전 교도소 내에서 전자발찌 부착과 동시에 추적을 시작하게 된다. 또한 전담 보호관찰관 및 전담직원을 지정하고 출소일 부터 1:1 밀착 전담 관리에 들어가며 출소 시 의무 및 준수사항을 엄격고지, 위반 시 정도에 따라 즉시 수사, 경고처분 등 엄격 제재조치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동선과 정기적 생활계획보고로 예정되지 않은 일정을 사전차단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해 재범을 차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불시에 찾아가 는 등의 생활을 점검도 지속한다. 안산시도 추가 대책을 내놓았다.

조두순 거주지와 가까운 공원 등에 방범카메라를 추가로 설치하고 출소 시점에 맞춰 무도 실무관 채용 절차를 진행해 순찰 업무에 투입할 방침이다.


 

‘재범 차단 계획’, 실효성 논란

이런 대안에도 시민들의 불안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는 비단 근거 없는 불안은 아니다. 실제로 지난해 55명, 올 한해 상반기에만 30명의 성범죄자가 전자발찌를 찬 채 성범죄를 저질렀다.

앞서 미성년자를 성폭행해, 징역 12년을 복역하고 출소한 40대 남성이 출소 8일 만에 또다시 미성년자를 성폭행하는 성범죄를 저지른 사건도 있었다. 이 남성은 징역 12년을 받을 당시 이미 미성년자 피해자가 6명이나 있었던 상습 성범죄자였다. 남성은 또다시 교화되지 않은 채 출소했고, 전자발찌 역시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몸소 반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행 전자발찌로제도와 보호관찰만으로는 행동의 약간의 제약을 줄 뿐 성폭력 범죄의 재범을 완전히 근절할 수 없다고 꾸준히 지적하고 있다.

당국이 내놓은 1:1 밀착감시 역시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 밀착감시라고는 말하지만 실질적으로 가능한 대응은 위법하지 않은 선에서 행할 수 있는 경찰의 특별관리, 이른바 ‘간접관찰’이 전부인 게 현실이다. 만약 출소한 범죄자를 직접 감시할 경우, 범죄자가 국가인권위에 재소 시 감시한 경찰관은 징계처분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전담인 지정’ 등의 방안은 차후 문제 발생 시 담당자에게 ‘책임전가하기식’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우범자 관리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특정인에게만 관리가 집중될 경우 또 다른 치안공백이 발생할 위험의 소지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두순에 출소에 대한 시민들의 걱정은 전혀 지나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지난달 18일 경기 안산시청에서 열린 '조두순 재범방지 대책마련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_법무부)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지난달 18일 경기 안산시청에서 열린 '조두순 재범방지 대책마련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_법무부)

 

또 다른 대안

현장에서는 다른 대안으로 ‘보호수용제도’의 제정을 이야기한다. 보호수용제도란 형기를 마친 범죄자를 별도로 시설에 수용해 관리하면서 사회복귀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제도를 말한다. 실제로 독일과 프랑스 등에서는 이미 보호수용제를 시행 중이다.

그러나 보호수용제도에 대해 이중처벌을 이유로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이미 형을 마치고 나온 사람의 자유를 다시 한 번 침해하는 것은 형법위반이라는 주장이다.

반대로 찬성하는 의견은 보호수용제도는 비형벌적 보안처분이며, 사실상 치료에 적합한 시설이고 처우도 다르기 때문에 이중 처벌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다른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다는 이유로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할 순 없겠지만 전자발찌, 신상공개, 교화프로그램의 한계가 증명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으로는 다른 대안의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수형인들 사이에서 교도소는 흔히 ‘학교’라는 은어로 통한다.

선량한 시민들은 범죄자가 교도소에서 교화가 되어 나오길 바라지만, 안타깝게도 일부는 수감 후 범죄가 진화하기도 한다. 그중 하나가 2008년의 조두순이었다.

그리고 조두순은 오는 12월 13일 또다시 출소를 앞두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 출소를 앞둔 성범죄자가 조두순 하나일까? 제 2, 제 3의 조두순은 얼마나 될까?

우리는 이제 조두순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교화 프로그램의 실효성과 출소 이후 제도에 주목해야 할 때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