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소비량 세계 2위, 음주문화가 관대해지고 있다-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대부분의 사회인들, 대처방법을 찾지 못해 음주로 해소
한국 사회에서 술은 한잔쯤은 마실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보편화되어 있고,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은 대인관계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일반화 되어가고 있다. 모임이나 대인관계를 위한 술좌석에서 술을 강제로 권하거나 술잔을 돌리면서 강요하는 태도가 허용되며, 더구나 서로간에 동질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개인이 완전히 무시되고 누구나 다함께 같이 마시고 취해야 한다는 사회이다.

통상 한국인은 관대한 음주문화를 가졌다고 한다. “한국인은 모이면 마시고, 취하면 싸우고, 헤어진 후 다음날은 다시 만나 웃고 함께 일한다”라는 말이 그를 입증한다. 술 마시고 다음날 출근하지 않은 회사원에 대해 미국인들의 55%가 “그 사람은 알콜중독자다”라는 의견을 가졌지만 한국인들은 모두 “그럴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인의 사회적 모임이나 집안 모임에는 술이 없는 경우가 거의 없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필요가 있을 때 마시고, 하던 일에서 해방되었을 때 마신다. 좋은 사람을 만날 때도 마시지만 피로할 때도 마시고 그냥 갈증이 날 때도 마신다. “한국인은 시도 때도 없이 마신다”는 말을 과언이랄 수 없을 정도이다. 더욱이 요즈음처럼 경제난과 자연재해가 겹쳐 사람들의 가슴이 답답할 때 “술처럼 좋은 위로제가 어디 있겠느냐 ‘”고 물으면 부정할 사람이 몇이나 될 것인가.
그렇게 마신 술 소비량을 100% 순 알콜을 기준으로 보면 1인당 연간 10리터 정도가 된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말해 보면 1인당 1주일에 소주 2병 꼴을 마시는 것이다. 전체 인구 중에서 술을 안 마시거나 적당하게 마시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을 제외하고 보면 그 양의 2~3배 이상을 마시는 사람들이 상당수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우리 나라의 알콜 문제가 심각하다는 의견이 나올 만하다.

스트레스를 술로 풀려고 하지 말라
새로운 가치관의 등장, 급변하는 산업화·기술화·정보화 사회 그리고 IMF체제 등 여러 이유들로 현대인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고 있다. 그래서 쉽게 짜증을 내거나 흥분하기 쉬우며 절망하거나 우울해지기 쉽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술은 피로를 풀어 주고 기분을 좋게 해주고 불안을 없애 주며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아주 매혹적인 효과 때문에 이를 맛본 사람은 다시 술을 찾게 되는 것이며, 반복해서 음주를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알콜중독으로까지 발전될 수도 있다. 반복된 음주는 저절로 술 생각을 유발시킨다.
또한, 유전적으로 알콜중독에 걸릴 소양이 많은 사람이 사회 문화적으로 술과 접하는 경험이 많으면 알콜중독환자가 되기 쉬우나, 원래 타고나길 술을 잘 마시고, 술에 잘 취하지도 않는 사람이 장기간 술을 계속해서 마시게 되면 알콜중독환자가 된다는 것이다. 중독자들은 흔히 알콜중독이 되기 전에 피동공격성 인격, 강박성 인격, 의존성 인격, 편집성 인격양상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수치심을 잘 느끼고 자극에 대해 지나치게 과민한 반응을 보이며, 성적으로 억압되어 있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성격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서 적절한 대처방법을 찾지 못하며 음주를 통해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음주를 하게 되면 일시적으로는 긴장 감소, 심리적인 고통의 해소, 능력이 증가되는 느낌, 성적인 매력이 증가되는 느낌을 가지게 되지만 과음을 하게 되면 근육 긴장과 신경과민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부작용을 감소시키기 위해 중독자들은 반복적인 음주를 다시 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맴돌게 된다.

당뇨병·유방암 등 합병증, 임산부는 기형아 출산할 확률 높아
임신 중에 왜 술을 마시면 안될까. 이 기간 동안 음주는 자연 유산의 위험을 약 2배 증가시키고, 알콜중독일 경우 유산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또 기형아 발생 위험도 커진다. 태아알콜증후군도 그 중 하나.
아직까지 임신 중 음주의 안전한 허용 기준치는 정해져 있지 않다. 하루에 맥주 1잔 정도의 술은 태아에게 큰 위험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한번에 4~5잔 이상의 술을 장기간 마시거나 폭음할 경우, 태아에 대한 위험도는 증가한다. 임신 전 과음하는 경우도 약 절반에서 태아알콜증후군이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다. 술의 주성분인 에틸 알콜은 어느 술에나 다 포함돼 있고, 제조방법이나 도수가 약하다고 해서 알콜이 빠지진 않기 때문에 약한 술이라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된다. 또 산모의 나이가 많을수록 알콜에 대한 위험도 그 만큼 높아진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체지방의 비율이 증가해 알콜 대사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알콜 대사능력이 다르고 산모의 나이, 생활 환경 등 여러 요인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획일적인 기준치를 설정할 순 없지만, 임신을 계획하고 준비중이라면 가급적 술을 피하고,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는 절대 금주해야 한다.
또한, 알콜은 위에 직접 작용하여 위염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기존의 위염이나 궤양을 악화시키고 식도나 위장출혈의 원인이 된다. 장기간 만성적으로 술을 마시면 췌액이란 소화액을 분비하는 신체장기인 췌장을 자극해 극심한 통증발작을 유발하는 췌장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췌장염이 진행하여 장기간 지속되면 췌장의 기능장애로 인슐린의 분비기능이 감퇴해 당뇨병이 합병되기도 한다.
내분비계는 알콜의 작용에 대해 매우 민감하여 남성의 경우 성욕감퇴가 흔히 있다. 남성 알콜 중독자는 성기능 부전의 특징인 여성형 유방, 성형 혈관증, 고환 위축증, 수염의 소실, 2차 성징의 기능장애 등이 있다. 남성 호르몬 결핍증은 알콜 생식선에 독성 작용을 미치기 때문이다.

알콜중독의 치료법
1. 입원치료
알콜 중독자의 치료 중 제일 먼저 시작되어야 하는 것은 해독인데, 이 기간중 심각한 금단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려면 입원이 필요하다.
입원치료의 최종 목적은 술을 끊게 하고 정상적인 사회생활로 복귀하여 적응하며 살아가도록 돕는데 있다.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정신병원이나 요양원에서 가족과 합의하여 환자의 뜻에 관계없이 강제입원 치료를 하여왔으나, 이는 환자의 인권, 재산권, 직장생활, 자존심 등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결정되어야한다. 환자 스스로 병원을 찾아와 충분한 기간동안 치료를 받고 술을 끊은 뒤 퇴원을 한다면 가장 이상적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자신의 음주문제를 부인하거나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드물다. 그럼에도 환자의 자유의사를 존중하여 스스로 치료를 요청하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환자를 꾸준히 설득하면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고 스스로 치료에 참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알콜 치료라는 험난하고 장시간을 요하는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강제적으로 환자를 격리시켜 일시적으로 술을 못 마시게 할 수는 있지만, 자신이 심각한 병에 걸려 있으며, 이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치료를 받고 끊어야겠다는 마음이 스스로 생기지 않는다면 자주 재발하거나 상습적인 음주상태로 빠지며 재활은 기대하기 어렵다.

2. 약물치료
약물치료는 정신과 의사의 처방을 받아 시행해야 하며, 술끊는 약이라고 시중에서 판매되는 약들은 부작용이 있어 위험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본인에게 설명하고 정신과 의사의 지시와 감독 하에 사용해야만 한다.

3. 재활치료
치료는 타인의 강요에 의해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많은 환자들이 술을 마시고 싶은 욕구로 인해 계속 갈등을 겪는데, 이러한 갈등은 치료에서 꼭 다루어져야 하며, 치료받고자 하는 동기를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알콜 중독자들은 자신의 건강에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거나 자신과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서는 부정하고 합리화하는 반면에 주변사람들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어서 자신의 문제를 남의 탓으로 돌리려고 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환자에게는 술로 인한 증상과 객관적인 현실을 인식시키고, 환자 스스로가 자신은 술에 대해 무기력하고 조절능력이 없음을 인정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알콜 중독이 병이라는 사실과, 이것이 어떤 병인지, 그리고 이 병에서 회복되는 유일한 길은 술을 완전히 끊는 것밖에 없다는 것을 환자와 가족들이 깨달아야 한다.
음주를 중단하려면 음주했던 시간을 채우면서 환자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다른 활동들이 개발되어야하며, 음주가 주는 즐거움은 다른 즐거움이나 직업활동으로 채워져야 한다.

<술에 관한 잘못된 상식-알고 마시자>
▶ 과음은 숙면에 방해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맥주 같이 약한 술에 의해서는 중독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약한 만큼 술의 양이 늘게되고 따라서 혈중 알콜농도도 독한 술과 마찬가지로 올라간다. 약한 술도 자주 과음하면 중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과한 술은 오히려 숙면에 들지 못하게 한다. 간도 잠자는 사이에는 쉬어야 한다. 그러나 자기전의 과음은 알콜 분해량을 늘게 해 간을 쉴 수 없게 한다. 당연히 간에 큰 무리를 주며 숙면을 방해하게 되는 것이다.

▶ 해장술은 치명적이다.
과음으로 인해 간과 위장이 지쳐있는 상태에 또 술을 마시면 그 피해는 엄청나다. 해장술은 뇌의 중추신경을 마비시켜 숙취의 고통조차 느낄 수 없게 하고, 철저히 간과 위를 파괴한다. 일시적으로 두통과 속쓰림이 가시는 듯한 것은 마약과 다름없다. 다친 곳을 또 때리는 것과 똑같은 해장술, 마시지도 권하지도 말아야 한다.

▶ 과음은 오히려 성기능을 저하시킨다.
과음은 대뇌까지 마비시켜 남성의 발기를 방해한다. 술이 깨면 정상이 되곤 하지만 반복되면 고질적인 임포텐스가 될 수 있다. 또한 남성 호르몬 생산을 방해하여 불임을 유발하고 여성 음주자들에게는 불감증에 빠지거나 생리를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 여자는 남자보다 알콜성 간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여성음주가 늘면서 여성 알콜 의존증 환자가 늘고 있다. 여성이 상습적으로 음주를 하면 남성보다 훨씬 빠르게 중독이 된다. 그 까닭은 알콜 분해효소를 남성의 절반밖에 지니지 못하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당연히 같은 양의 술이라도 알콜의 해를 더 많이 받게되어 간장질환의 발병률이 훨씬 높다.

▶ 취하는 속도가 빨라지면 즉시 검사 받아라.
40세 전후가 되면 취기가 오래 남거나 취하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사람이 많다. 오래 동안의 잘못된 음주습관이나 복잡한 스트레스가 원인일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간장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으니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생활태도, 음주습관 등을 반성해 볼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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