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내 뜻대로 되지 않지만, 오늘 먹을 한 끼만큼은 내 뜻대로!

혼자 먹는 한 끼, 대충 때우지 말고 나 스스로 잘 먹이고 대접하자!

저자 이재호 | 출판사 세미콜론

[시사매거진] 혼밥이 일상인 자취생들은 포장, 배달 등을 이용하거나 간단한 조리 정도로 한 끼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여기 혼자 먹는 한 끼라도 대충 차리지 않겠다는 마음을 실천 중인 이가 있다.

신작 ‘모쪼록 최선이었으면 하는 마음’의 저자는 스스로 자신을 잘 먹이고 대접하는 의지를 가지고, 집에 돌아오면 밖에서 입던 의사 가운 대신 앞치마를 두른다.

저자는 부산에서 의대를 다니다 말고 프랑스에 건너가 요리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돌아온 의학도이다.

의사와 요리사. 언뜻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보이지만, 생각해보면 두 직종 모두 ‘칼’을 손에 쥔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기도 하다.

사실 이 책의 저자도 처음부터 프랑스 요리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기념일 같이 중요한 날, 분위기를 내고 싶은 마음에 멋쩍게 들어간 고급 레스토랑에서 “메인은 어떤 것을 하시겠습니까?”, “굽기는 어떻게 해드릴까요?”등 도통 뭐라고 대답해야 좋을지 알 수 없는 셰프의 말들을 들으며 저자는 프랑스 요리를 정복해야겠다고 결심한다.

다소 도전적이고 엉뚱한 계기로 입문하게 된 프랑스 요리는 생각보다 깊고 심오했으며, 정교하고 섬세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자에게 재미가 있었고 알면 알수록 신이 났다.

그리고 현재 저자는 프랑스 요리학교 최우수 졸업장이 무색하게 매일 아침 의사 가운을 입고 출근한다. 그러나 퇴근 후 두 고양이가 있는 작지만 아늑한 집으로 돌아오는 순간, 의사 가운 대신 앞치마를 두르고 오직 자신만을 위한 요리를 시작한다.

저자는 무엇 하나라도 대충 먹는 일이 없다. 매일매일 프랑스 정찬처럼 차려 먹을 수는 없겠지만, 떡볶이 하나를 만들더라도 모쪼록 최선이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조리대 앞에 선다.

아무래도 ‘자취 요리’다 보니 비용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타협해야 할 때도 있지만, 반대로 마음껏 고집부리는 부분도 있다.

자신만의 안전한 부엌에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아고 자유로운 셰프가 된다. 양파를 두 시간 동안 볶고 볶아 ‘카라멜리제’를 만들고, 다시 그것을 활용해 ‘프렌치 어니언 수프’를 끓인다.

『나를 대접한다는건, 나를 사랑한다는것. 나를 책임질 줄 안다는건, 남을 진정 사랑할 수 있다는 것.』 책 '프랑스식 자취 요리: 모쪼록 최선이었으면 하는 마음' 中

책에 따르면 저자는 삼수 끝에 들어간 의대에서 유급을 당하고, 의사국가시험에 불합격하고,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지는 등 잇단 좌절의 순간을 겪었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저자는 나만을 위한 요리를 준비하면서 오직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오히려 자신을 대접하기 위한 정성과 노력은 고단한 일상을 극복하는 에너지가 되었다고 말한다.

한편, 신작은 출판사 ‘세미콜론’의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고 싶은 마음"을 주제로한 음식 에세이, ‘띵’ 시리즈이다. '띵'시리즈는 각 권마다 하나의 음식이나 식재료, 혹은 여러 음식을 주제로 다루며 인기를 끌고있다.

여호수 기자 hosoo-1213@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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