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 이화여대에서 디자인과 경영학을 전공한 이효린 대표(좌)와 국제학부에서 국제법과 경제학을 전공한 김은서 대표(우)는 학부생 시절 신촌지역 연합 IT 창업동아리 CEOS(쎄오스)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유일한 동갑내기였던 두 사람은 각별한 사이로 발전하여 우정을 쌓아가던 중 비슷한 시기에 퇴사를 결심하면서 창업에 대한 꿈을 함께 실현시키게 되었다. 

회사에서 부품처럼 소모되는 것에 회의감을 느낀 두 사람은 주말만을 기다리면서 야근을 안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삶에 의구심이 들었다. ‘출근길이 설레고 야근마저 즐거울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에 ‘내 회사, 나의 일이 아닌 이상 출근길과 야근이 즐겁기는 힘들다’라는 결론을 내렸고, 그렇다면 내 영혼을 담아 창조한 무언가를 세상에 남기고 싶다는 의지로 브랜드를 창업하게 되었다. 

그렇게 탄생한 브랜드가 ifxy(이프엑스와이)이다. 수학적 개념을 문학적으로 풀어낸 ifxy는 ‘어떤 if를 던지느냐, 어떤 가정을 하느냐에 따라 네 삶이라는 방정식 속 미지수인 x와 y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철학적인 컨텐츠를 기반으로 한 퓨처리즘(futurism) 디자인을 선보이는 패션 브랜드 ifxy는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입을 수 있고 자신의 개성을 입체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이지웨어룩을 선보인다. 

“편안하지만 멋은 포기할 수 없잖아요. 돋보이고 싶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에 충실하지만 나다울 수 있는 편안함도 무시할 수 없죠. 두 가지가 모두 공존하는 세련된 스트릿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게 바로 ifxy에요.”

두 대표는 스타일링에는 관심이 많았지만 패션 실무에 관해서는 백그라운드가 없었다. 이것이 약점이 될 수도 있었으나 두 사람은 오히려 반대로 생각했다. 잘 모르기에 시도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믿으며 겸허한 태도와 무한한 창의력으로 차근차근 공부하며 경험을 쌓아나갔다. 그렇기에 신선한 디자인을 시도해볼 수 있었고, 원가를 낮추기에 급급한 디자인보다는 그들의 상상력을 실현시켜줄 디자인을 계속 뽑아낼 수 있었다.

물론 어려움도 많았다. 멀쩡한 4년제 대학을 졸업해서 회사에 취직하면 편할텐데 왜 굳이 사서 고생을 하냐는 주변의 반대가 많았다. 그러나 두 대표는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 같은데 못하고 후회하느니 하고나서 후회하자”라는 마음으로 한살이라도 어릴 때 빨리 시작을 하고싶었다.

“사업에 나이가 어딨겠어요. 20살에 창업을 하던 70살에 하던 쉽지 않은 건 마찬가지죠. 그 나이에 각자가 지닌 역량들의 구성이 달라질 뿐, 결국 근본적인 원리는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망하더라도 빨리 망하고 잘되더라도 빨리 잘 되서 계속 재밌는 일들을 꾸려나가자는 것이 당시의 생각이었죠.”

이효린 대표는 밀라노의 A Design Award(에이디자인어워드)에서 Gold(금상)를, 엘에이의 IDA(International Design Award-인터내셔널 디자인어워드)에서 Silver, 서울대학교 주관 S.M.A.R.T 창업 경진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등 다수의 국내외 수상 경력이 있으며,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을 전문으로 하는 한화 드림플러스에서 근무하며 스타트업 생태계와 인연을 맺었다. 김은서 대표는 LA에서 태어나 일리노이 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후 글로벌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일본, 싱가포르 등 다양한 국가에서 네트워크를 쌓았다.

이 둘은 오랜 우정을 기반으로 다져진 돈독한 파트너 관계이다. 전공도 성격도 성향도 다르지만 오히려 이 부분이 일할때는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동업에 대해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이 친구가 없었다면 애초에 시작도 못했을거라 생각해요. 서로가 서로에게 뮤즈가 되고 힘들 때는 의지할 버팀목이자 기쁠 때는 함께 행복을 만끽할 수 있어서 일할 맛이 나요. 다음 사업을 해도 꼭 이 친구와 함께 하고싶어요.”

해외 시장을 타겟으로 만든 브랜드였지만, 올 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현재는 국내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두 사람은 아직도 해외 진출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온라인 판매를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을 계획하던 중, 우연찮게 Go Online Go Global을 지향하는 비자(VISA)와 연이 닿아 이번 광고 캠페인에 6팀 중 하나로 참여하게 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해외 시장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두 대표는 말했다.

이 둘은 패션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이 아직도 어색하지만 유행을 쫓는 자극적인 디자인이 아닌, 그들만의 철학과 감성을 담담하게 드러내고자 한다. 초심을 잃지 않고, 정체된 패션 산업에서 새로운 디자인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에 기반하여 해외 소비자들도 공감할 수 있는 컨텐츠로 글로벌 패션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임지훈 기자 cjs12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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