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옛 그림, 민화의 미학적 고찰을 담은 101장면

저자 임두빈 | 출판사 미진사

[시사매거진] 민화는 김홍도나 신윤복의 정교한 풍속화와는 다른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민화를 그린 사람들 대부분은 아마추어 화공이기에, 정통 회화의 화법에 서툴기 때문일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민화는 때로는 어색하고 투박하며 거친 필법으로 그려져 있기 일쑤지만, 일견 조잡하고 미숙한 듯한 표현 속에서도 소박한 아름다움을 지닌다.

'한 권으로 보는 한국의 민화 101장면'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파격적인 우리 옛 그림, 민화의 어수룩한 자연스러움과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책은 민화를 화조도와 화훼도·화접도·초충도, 문자도, 산수화, 동물화·까치 호랑이 그림·수렵도, 신선도, 책거리 그림, 어류화·십장생도, 설화도, 지도화·백자도·춘화도 등 주제별로 나누어 무려 101가지의 작품을 담았다.

저자는 각 작품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려졌는지, 그림 속 요소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를 재미있고 쉽게 풀어낸다. 가령 화조도에 자주 등장하는 모란은 탐스러운 자태에서 연유하여 부귀와 행복을 상징하며, 수많은 씨앗이 가득 들어 있는 석류는 자식 많이 낳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전 지식을 숙지함으로써 독자는 보다 깊이 있는 작품 감상이 가능해진다.

또한, 책은 우리 전통 민화를 소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책의 후반부에는 민화에서 자주 사용된 요소들이 오늘날 창의적으로 적용된 현대미술 작품과 작가를 소개한다.

저자는 단순한 민화 설명에서 나아가, 민화적 요소가 다양하게 적용된 현대미술까지 함께 살펴봄으로써 우리 민화의 아름다움이 오늘날까지 맥맥히 흐르고 있음을 보여 준다.

민화를 제대로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국 민화의 미학적 고찰은 물론 현대미술에 표현된 민화적 요소와 창의적 적용까지 살펴본 '한 권으로 보는 한국의 민화 101장면'의 필독이 권장된다.

여호수 기자 hosoo-1213@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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