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고용 동향 실업자 수 외환위기 이후 최고
하반기 고용시장은 ‘지연된 실업’의 관리가 관건

[시사매거진=267호]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용 충격으로 올해 상반기 국내 취업자 수가 지난 71년 전보다 27만 명 넘게 감소하며 5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실업자 수는 21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재확산 하는 등 ‘2차 대유행조짐을 보이면서 고용시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사진_뉴시스]

지난 823일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2020년 상반기 고용동향 및 주요특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취업자는 2,679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000명 감소했다. 상반기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지속된 2010년 상반기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1월과 2월까지는 전년동월대비 취업자 수가 각각 568,000, 492,000명 증가하는 등 2019년 하반기부터 고용 호조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3월부터 코로나 19 확산의 영향으로 취업자 수와 고용률이 급격히 감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전년보다 1.1%p 하락한 66.0%를 보였다. 이는 20137(65.3%) 이후 동월 기준으로 최저치다.

3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95,000명 감소한 데 이어 4476,000명 급감하는 등 전년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이후 5392,000, 6352,000, 7277,000명으로 감소폭은 다소 완화됐으나 고용 충격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 노동시장의 주요한 특징은 여성이 남성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더 큰 영향을 받았다는 점이다. 여성 취업자가 남성 취업자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하고 고용률도 여성이 남성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정아 부연구위원은 가구 내 돌봄의 필요가 증대됨에 따라 유자녀 여성 취업자가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특히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수단이 여성 고용 비중이 높은 부문에 큰 타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청년층 고용 상황 6개월 연속 내리막

올해 상반기 취업자를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 19가 불러온 고용 충격은 청년층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7월 청년층 취업자 감소폭은 더욱 확대되고 체감실업률 또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심지어 고용률은 60대 이상보다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60세 이상의 경우 상반기 취업자(388,000)와 고용률(1.2%)이 증가했는데, 이는 정부의 공공 일자리 정책 영향으로 분석된다.

40(-144,000)의 취업자 감소폭이 가장 컸고 30(-104,000), 20(-97,000) 순이었다. 다만 고용률로는 청년 취업자인 20대가 -1.8%로 전년 대비 가장 크게 하락했다.

지난 81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106,000명으로 전년보다 277,000(-1.0%) 줄었다. 감소폭은 지난 5(-392,000), 6(-352,000)에 이어 3개월 연속 축소됐다.

산업별로 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과 모임을 줄이고 외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숙박 및 음식점업(-225,000·-9.5%) 감소세가 5개월째 지속됐다. 도매 및 소매업(-127,000·-3.5%), 교육서비스업(-890,00-4.6%) 등에서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도 전년보다 53,000명 감소했다. 20184월부터 21개월 동안 하락세를 보이던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 1(8,000) 반등했으나 지난 3(-23,000)부터 다시 내림세로 전환됐다. 감소 폭은 4(-44,000), 5(-57,000), 6(-65,000)까지 확대됐으나 지난달 소폭 축소됐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미국, 유럽연합으로의 수출 호조로 반도체나 자동차 부품 등 수출이 반등하면서 제조업 취업자 감소 폭이 줄었다제조업 취업자의 주된 요인이었던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감소 폭도 작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15~29세 청년층의 고용 상황이 나빴다. 7월 청년층 취업자 수는 380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5,000명 감소했다. 올해 2월부터 6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청년층 고용률은 42.7%1년 전보다 1.4%포인트(p) 하락했다. 20157(42.1%) 이후 같은 달 기준으로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심지어 60대 이상 고용률(43.8%)보다도 낮았다. 작년 경제활동참가율을 연령별로 보면 고령층의 상승 현상이 뚜렷이 보인다. 50대의 연간 경제활동참가율은 77.4%로 전년 대비 0.3%포인트(p) 상승했다. 60세 이상의 연간 경제활동참가율은 43.0%1.6%p나 상승했다. 특히 65세 이상 인구 중에서는 전년보다 1.8p나 올랐다. 20(-0.1%p), 40(-0.8%p) 등에선 감소가 나타난 것과 대조적이다.

정부 재정일자리 의존도가 높은 60대 이상 일자리가 증가해 전체 취업자 감소를 방어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간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노인일자리 사업이 재개된 영향이다. 실제로 지난달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는 취업자 수가 164,000명이 늘어났다. 이와 함께 고령층이 많은 농림어업분야에서도 52,000명이 늘어났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청년층은 대면 서비스업 중심으로 취업자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취업으로 유입될 사람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대기하면서 실업과 취업이 동시에 안 좋은 상태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7월 비경제활동인구 수는 1,655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02,000명 증가했다. 이 증가 폭은 199966월 관련 기준이 변경된 이래 7월 기준 최고치다. 비경제활동인구에는 구직 단념자와 쉬었음인구가 포함돼있다. 구직 단념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5,000명 증가한 58만 명, 쉬었음 인구수는 225,000명 증가한 2319,000명이다. 특히 지난 7월 청년층의 쉬었음인구도 200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많은 441,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는 68,000(20.0%) 늘었다.

이는 전반적으로 코로나19의 악영향이 극에 이르렀던 6월 대비 소폭 나아진 수준이다. 당시 실업자 수는 1228,000, 실업률은 4.3%까지 치솟았다. 기획재정부도 7월 고용 동향에 관해 “4월 마이너스(-) 1.4%였던 고용률이 5-1.3%, 6-1.3%, 7-1.0%로 하락 폭을 줄어드는 등 코로나19의 충격에서 회복하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1.8%p 상승한 25.6%를 찍었다. 2015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동월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대 후반 취업자 수가 감소세로 전환됐고, 이 추세는 20대 전반으로 확대됐다면서 그러다가 20대 전~후반이 유사한 규모로 감소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청년층인 대면 서비스업 상황이 아직 좋지 않아서 (고용 상황이 저조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청년층은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취업으로 유입될 사람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대기하면서 실업과 취업이 동시에 안 좋은 상태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지난 7월 1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6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는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10만 6,000명으로 전년보다 27만 7,000명(-1.0%) 줄었다. (사진_뉴시스)

일시휴직자큰 폭으로 증가일단 해고대신 고용을 유지

올해 상반기 국내 고용시장의 가장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일시휴직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일시휴직자는 전년 동기보다 무려 591,000명 늘었다.

일시휴직자는 취업자에 속하는데 올해 상반기 현재 일시휴직자 중 상용직 비중은 59.5%이었다. 휴직하지 않은 취업자 중 상용직 비중 50.6% 보다 더 높았다. 여성 일시휴직자는 전년보다 376,000명 증가해 남성(215,000)보다 높았다.

올해 상반기 실업자의 경우 1194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5000명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실업률은 4.3%로 전년 동기(4.3%)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이정아 부연구위원은 이는 비경제활동인구가 늘고 취업자 중 일시휴직자와 단시간 취업자가 증가하는 등 지연된 실업의 증가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로 일단 해고대신 고용을 유지하며 조정 상태에 들어간 일자리가 많다는 의미다.

이 부연구위원은 현재까지 코로나19 국면이 지속되고 있어 하반기에도 고용시장 지표는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하반기 고용시장은 지연된 실업의 관리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용노동부가 29일 발표한 2020년 5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마지막 영업일 기준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1,830만 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1만 1,000명(1.7%) 감소했다. (사진_뉴시스)

취업자 3명중 1명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려울 것

코로나 고용쇼크가 훨씬 더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청년층의 취업문이 더욱 좁아지면서 사회초년생들의 경력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더 커지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쉽사리 끝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강력한 봉쇄조치가 시행되면 취업자 3명중 1명은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818일 한국은행의 BOK이슈노트에 실린 코로나19에 대한 고용취약성 측정 및 평가보고서(오삼일 한은 조사국 과장, 이상아 조사역 작성)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취업자 3명 중 1명은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오삼일 한국은행 조사국 과장은 “3명중 1명이 실업에 처한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고 단축근무를 하게 되거나 임시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비필수·비재택근무 일자리는 음식서비스, 매장판매, 기계조작 등 저숙련 직업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장기적으로는 감염병에 취약한 고대면접촉, 비재택근무 일자리의 고용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실업 위험에 장기간 노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코로나19에 대한 고용취약성은 저소득, 저학력, 청년, 여성 등 취약계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지난 3~6월중 취업자수가 감소한 것도 대부분 취약 일자리에서 발생했다. 비필수, 비재택근무, 고대면접촉 일자리의 3~6월중 취업자수 감소에 대한 기여율은 각 106%, 77%, 107%로 높게 나타났다.

강력한 봉쇄조치가 시행되면 취업자 3명중 1명은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8월 18일 한국은행의 BOK이슈노트에 실린 ‘코로나19에 대한 고용취약성 측정 및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취업자 3명 중 1명은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_뉴시스)

정부 ‘3차 추경한국판 뉴딜로 일자리 190만 개 창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13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 중대본) 회의에서 경제 위기시 청년들이 입직 지연에 따른 임금손실, 경력상실 등을 겪고 이후에도 임금과 취업기회가 낮아지는 이력 효과도 발생하고 있다청년고용에 대한 각별한 정책적 관심과 대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7월 고용동향과 관련해 숙박·음식업, 교육업 등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으며 청년층 고용도 회복이 더딘 상황인 만큼 정부는 현재 고용상황에 대해 여전히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당장 3차 추경 등을 통해 직접일자리 575,000개를 공급할 계획이다.

기재부는 “3차 추경에 포함된 575,000개 직접일자리 사업을 신속히 추진해 청년 등 고용 취약계층에 긴급 일자리를 제공하고 8대 소비쿠폰 등 추경사업, 세제 지원 등을 통해 민간 소비 여력을 보강함으로써 민간 일자리의 빠른 회복을 지원할 것이라고 알렸다.

비대면·디지털 직접일자리 10만 개를 만들고 취약계층에는 생활방역, 공원·체육시설 개선, 관광 명소 조성, ·어가 일손돕기, 지역환경 정비 등 30만 개 등을 공급한다. 그러나 고용 부진이 심각한 만큼 인위적으로 수요를 늘리는 것으로, 현 상황에서는 불가피한 조치지만 역시 어디까지나 한시적 저임금 일자리라는 점이 한계라는 지적이다.

이어 기재부는 한국판 뉴딜을 본격 추진해 향후 5년간 19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용유지지원금 특례 확대,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 고용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재정이 먼저 수요를 만들지만 결국은 민간부문에서 이를 이어받아 키우는 선순환을 유도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대규모 재정 투자가 향후 민간부문의 역할로 이어지지 않으면 이번에도 단기 부양책 수준의 공공일자리 양산에만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돈을 쓰게 되면 그만큼 단기 부양효과는 있겠으나 이번 뉴딜을 통해 제시된 중장기 새로운 국가 도약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공공일자리가 고용률이나 실업률 등 지표 자체는 좋아질 수 있으나 내실은 비효율적인 공공일자리만 늘려놓는 모습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전국 지자체에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와 취업 취약계층 생계지원을 위한 코로나19 극복 희망일자리 사업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사진_뉴시스)

 

신혜영 기자 gosisashy@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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