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중구 남산동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국제 인도주의 학술회의」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대한적십자사 신희영 회장(사진_대한적십자사)

[시사매거진] 대한적십자사(회장 신희영, 이하 적십자)는 한국민족운동사학회(회장 조규태)와 함께 19일(수) 세계 인도주의의 날(8.19.)을 기념하여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서울 중구 남산동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국제 인도주의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대한적십자사는 20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한적십자회 설립 10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대한적십자회와 민족운동‘이라는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했으며 1919년 8월 29일 상해 임시정부가 설립한 대한적십자회의 설립 배경, 주요 활동과 주요 인물을 중심으로 총 4편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올 해는 연구 주제 범위를 확대했다. 

행사 1부「일제강점기 대한적십자회와 민족운동」세션에서는 미국, 멕시코, 쿠바 등의 미주 지역, 러시아 지역, 그리고 국내 서북·기호 지역에서 한인들의 대한민국적십자회와 적십자 조직을 통한 민족 활동을 소개했다. 

특히, 러시아 지역의 활동이 눈길을 끈다. 연구를 수행한 박환 수원대 교수는 “미국이 제정 러시아의 공산화를 저지하기 위해 극동지역을 진출했을 때 미군과 동행한 미국적십자사 의료진들이 임무를 수행하고 나서 각 종 의료기기들을 본 국으로 보내지 않고 대한적십자회에 기증했고, 이 기증품이 당시 연해주 지역 간호부 양성 활동에 기여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일제강점기 대한적십자회의 활동을 연구하는 것은 독립운동사 연구의 외연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2부「한국전쟁기 국제적십자운동의 역할과 의미」세션에서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포로수용소 방문 및 민간인 보호 활동, 스웨덴·서독적십자사 의료지원 활동, 대한적십자사의 인도주의 활동을 소개했다. 

서독적십자사 의료지원 활동이 그동안 큰 주목을 받지 못해 그 공적을 새롭게 조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구를 맡은 조성훈 군사편찬연구소장은 “스웨덴·덴마크·노르웨이·이탈리아·인도 등 5개국 적십자사 의료지원 외에 전후(戰後) 5년간 약 30만명을 진료한 서독적십자사의 공적을 기억하고 복원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 유엔 홈페이지 등에서 정확하게 소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해방 이후 미 군정 체제에서 조선적십자사 설립,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대한적십자사 재조직, 이후 한국전쟁이라는 초유의 국난을 겪으면서도 임시수도 부산에서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등 굴곡진 역사 속에서 약진한 대한적십자사 인도주의 활동을 새롭게 조명하였다.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오늘 학술회의를 통해 국난 속에서 전개한 국제적십자운동의 인도주의 활동을 조명하고,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운 현실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혜안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희윤 기자 bond003@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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