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취임 100일(8월 15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_뉴시스)

[시사매거진]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176석 거대 여당이 '힘과 폭압'으로 야당을 짓누르면서 1987년 체제 이후 우리가 쌓아올린 의회 민주주의의 관행, 협치, 숙의 민주주의, 여야 합의에 의한 국회 운영, 그 모든 것이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21대 국회를 시작하면서 여야 관계의 균형, 민주주의를 지켜가는 데 야당의 견제가 얼마나 중요한가 새삼 절감하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런 상황에서 저희가 상임위원회 배분에 참여하는 것도 의미가 없었다"라며 "법제사법위원회는 야당이 여당 폭주를 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였지만, 그마저도 여당은 독식하고 말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76석 힘을 가진 거대 여당은 국회에서 예산과 입법을 마음대로 처리했다. 중립을 지켜야 할 국회의장조차 정치적 편향성을 감추지 않았다"면서 "장외투쟁 목소리도 있었지만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저는 국회를 근거로 싸운다는 원칙을 견지했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여당이 176석 다수 의석을 점하고 있는 한 힘으로 밀어붙이는 상황은 언제라도 되풀이될 수 있지만, 저희는 '낮은 목소리로 진실을 무기로 싸우겠다'는 원칙을 지켜나갈 생각"이라며 "국민만 믿고 집권 세력의 오만한 독주와 폭정을 저지하겠다"고 역설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선 "도대체 대통령께서 말씀하시는 협치가 무엇인지 그 진정한 뜻을 다시 여쭙고 싶다"고 비판했다.

그는 "여당의 176석은 엄연한 민의이고 주권자의 선택이기 때문에 저희로서도 그 결과에 대해서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제한 뒤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다수의 힘'만 믿고 일방독주하는 것은 민의에 대한 분명한 왜곡이자 역사에 대한 반동"이라고 했다.

이어 "저희는 집권세력의 행태를 통해 협치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어떻게 파괴하는지 여실히 목도하고 있다"면서 "다수의 힘에 의해 대화와 타협에 기반하는 의회주의는 파괴되고 민주주의는 상실되고 있다. 이것이 대통령께서 말씀하시는 협치는 분명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합당이 여당 지지율을 앞지른 데 대해서는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한발 한발 걸어가고 있는 저희들에게 비로소 국민들께서 다시 마음을 주고 계시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희윤 기자 bond003@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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