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이 리커버리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_헐크파운데이션)

남미의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음악교육을 통해 올바른 사회화를 유도하고 , 범죄의 위험요소로부터 구해내는 < 엘 시스테마 >가 성공해서 건전한 사회환경을 조성하는데 큰 힘을 보탠 것처럼 스포츠도 충분히 그런 역할을 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꾸게 해주는 리커버리 야구단이 있습니다.

“ 야구를 통한 소외계층의 회복과 선순환운동 주도 “

리커버리 야구단 활동은 정신적 병으로 고립되었던 사람들이 약물 등의 중독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되는 긍정 사례들이 늘면서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체계적으로 만들기 위해 작년 하반기부터 시범리그를 운영하고 올해 정식 리그를 만들게 된 것이다. 

다음은 리커버리 선수단 김영수 선수의 이야기다.

제가 8살 때, 엄마가 돌아가셨어요. 무릎에 종양이 발견되어 그 다리를 절단했는데, 다른 부위로 전이가 되어서 결국 돌아가셨어요.

10살 때, 아버지가 새어머니를 데리고 오셨어요.

돌아가신 엄마와 의리를 저버리는 것 같아서 새어머니를 마음 속에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학창시절에는 공부도 하지 않고 죽은 듯이 지내며 소설책만 읽었어요.

장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다시 대안을 찾다가 육군3사관학교에 합격을 했고, 이제부터 내 인생은 탄탄대로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어요.

적성을 생각하지 않고 장교의 직업 가치만 보고 선택한 것이 화근이었어요. 포기하고 빨리 나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한계선을 넘어 밀어 부치다가 모든 것을 잃었어요.

조현병이 발병해서 6개월간 군 병원에 입원했었고 결국 의가사 제대를 하고 말았죠.

이후에 원래 다녔던 학교를 복학하며 통원치료를 받았어요. 졸업하고 한 중소기업에 취직했다가 두 달 만에 발병해서 2년간 입원해 있었고, 퇴원 후에도 이런 일이 반복되었어요.

이런 와중에 부모님과 저 사이에 불화가 생겨서 집을 나와야 할 일이 생겨버렸죠. 의가사 제대 후부터 나들목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교회 청년부에서 여러 도움을 받았어요. 목사님을 통해 청년부 형들과 살다가, 김현일 대표님이 케어하는 바나바하우스에 들어갔어요. 

이때는 현일 대표님은 따로 사시면서 케어해 주셨는데, 2년 뒤인 2017년에 함께 살기로 하면서 저를 비롯한 5명의 청년이 대표님 부부와 살게 됐어요.

바나바하우스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특히 대표님 부부가 저에게 있었던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가족 관계, 대인 관계, 진로 같은 커다란 부분부터 생활 습관, 운동, 취미 생활 같은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신경을 써주셨어요.

이것도 같이 사니까 가능한 거죠. 물론 바나바하우스에서 즐거운 일만 있는 건 아니에요. 비슷한 또래의 건장한 청년들이 모이다 보니 자주 싸우기도 하고 감정 상하는 일도 있죠. 다만 어찌됐건 한 지붕 아래 살다 보니 싸우고 감정 상하더라도 풀고 지내야 하는 거죠. 같이 사니까요.

제가 20대 초반에 육군3사관학교에 갔다가 모든 것을 잃었다고 표현했는데, 잃은 걸 다
되찾을 수는 없었지만 지금처럼 회복되기까지 10년이 걸렸어요.

정서적이거나 신체적인 건강은 많이 좋아졌어요. 하지만 사회로 나가는데 제 병 때문에 걸림돌이 되는 것 같았어요.

그렇게 우울해 하던 어느 날 대표님이 야구를 같이 해보자 제안하셨어요. 하지만 야구를 한번도 해본 적이 없어 두려움이 컸어요. 하지만 연습을 통해 그런 두려움들이 깨져 나갔고 좋은 취미생활을 두어서 자존감과 생활의 활력이 많이 올라갔어요. 무엇보다 팀원들과의 동료의식이 생기는게 무엇보다 좋은 것 같아요.

조현병 발병 이후 7년 동안 증상도 악화되고 약이 점점 늘어났는데, 리커버리 야구단에서 보낸 2년 동안 증상은 점점 호전됐고, 약이 크게 줄었어요.

저는 리커버리 야구단의 가치를 통해 혼자 사는 것보다 서로 예의, 인내, 협동을 통해 사는 것이 큰 힘이 된다는 걸 배우게 되었어요.

고립된 상황에 있는 청년들, 그리고 저처럼 조현병을 겪는 청년들이 리커버리 야구단을 통해 좀 더 성장하고 자기 자신과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 세상과의 관계 등 다양한 관계들, 조현병, 다양한 문제들이 회복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야구단을 통해서 이루고 싶은 것은 미국에 가서 야구의 교류와 시합을 한번 보고 싶은 게 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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