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살피고(先察), 사전에 위험요인을 제어(先制)하고, 앞장서서 문제를 해결(先決)하는 ‘3先 치안활동’이 필요합니다.
-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 즉, 사람들은 가난함보다 불공정함에 분노합니다.
- 전북경찰이 경찰개혁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 일하다 깨진 접시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겠습니다.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도 하지 말아야 한다’ (己所不欲 勿施於人)라는 황금률을 마음에 새기면 전북경찰은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진교훈 전북지방경찰청장(사진_전북청)

[시사매거진/전북=오운석 기자] 전북경찰청은 8월 7일 오후 4시에 직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32대 전북경찰청장으로 임명된 진교훈 치안감의 취임식을 가졌다.

진교훈 청장은 취임사를 통해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는 경찰의 본연의 임무이자 기본사명 임을 강조하며 먼저 살피고(先察) 사전에 위험요인을 제어(先制) 하고 앞장서서 문제를 해결(先決) 하는 3先 치안활동을 강조하였다.

또한, 지역사회의 고질적인 불안․무질서 요인 등을 찾아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문제지향적 경찰활동을 강조하면서, 신속, 정확, 절제된 “현장대응”과 경찰 내부적으로 기능간 벽을 허물고 연결, 조정, 협업을 강조하면서 소신껏 당당하게 일하고 이해와 배려가 넘치는 전북경찰을 만들 것을 다짐하였다.

진교훈 전북청장은 1989년 경찰대 5기로 경찰에 투신하여 정읍서장, 전북청 제1부장, 치안정책연구소장, 서울청 정보관리부장, 경찰청 정보국장 등 주요보직을 거쳐 이날 제32대 전북경찰청장으로 취임했다.

[취임사]

존경하는 전북도민 여러분!

사랑하는 전북경찰 가족 여러분!

천년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자랑스러운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이곳 전북에서의 여정을 여러분과 함께 시작하고자 합니다.

4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설렘과 감회도 잠시, 수해 복구에 여념이 없는 모습들을 보면서 도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전북청장으로서 두 어깨가 더욱 무겁게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오늘 여러분들을 뵙고 나니,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희망이 싹터 오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을 동료 여러분과 그 곁을 지켜주는 경찰 가족 여러분께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항상 전북경찰을 응원하고 지지해주신 전북도민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탁월한 리더십으로 전북경찰의 발전을 이끌어오신 조용식 전임 청장님께도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자랑스러운 경찰 동료 여러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전북경찰은 ’19년도 전국 치안만족도 1위라는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이는 동료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이 이뤄낸 값진 결과입니다.

지역치안이 안전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든든한 기분으로 첫 걸음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국민을 불안케 하는 폭력과 강력범죄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고, 모두를 공분케 하는 여성ㆍ아동 대상 범죄는 경찰의 부단한 노력이 아직도 절실하다는 현실을 깨닫게 해줍니다. 물샐틈없는 방역 작업에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코로나19 감염병 등 새로운 위협들은 기존의 제도와 문화, 인식과 행태를 완전히 뒤바꿔놓고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치안환경 속에서 여러분들의 자긍심과 명예가 존중받을 수 있도록 저 또한 안주하지 않고 고민과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앞으로 여러분과 동행하며 나아갈 방향에 대해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안전’은 경찰의 최우선 책무이며, 선제적 예방활동에 그 해답이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ㆍ신체 및 재산의 보호’는 경찰 본연의 임무이자, 기본사명입니다. 각종 범죄와 사고로부터 국민을 지키고, 안심하게 생활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후적ㆍ개별적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신고를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됩니다. 치유될 수 없는 피해가 반복되어서는 안됩니다.

먼저 살피고(先察), 사전에 위험요인을 제어(先制)하고, 앞장서서 문제를 해결(先決)하는 ‘3先 치안활동’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고질적인 불안ㆍ무질서 요인 등을 찾아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문제지향적 경찰활동」(Problem-Oriented Policing)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각 기능에서는 경찰 활동의 기준점을 선제적ㆍ예방적 활동으로 옮기고,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를 갖춰주기를 당부합니다.

범죄를 사전에 차단할 수는 없었는지, 국민안전에 사각지대는 없는지, 주민 불안을 어떻게 제거할 수 있을지를 한발 앞서 고민하고 해소하는 것이 높아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국민을 불안케 하는 주폭(酒暴)ㆍ조폭(組暴) 등 생활주변의 폭력을 척결하고, 보이스피싱ㆍ사기 등 민생침해 범죄에 대해 경찰력을 집중해야 합니다. 국민의 불안을 덜어주고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경찰의 소명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신속ㆍ정확ㆍ절제된 ‘현장 대응’은 국민안전과 인권보호의 정수입니다. 각종 사건ㆍ사고들이 복잡ㆍ다양해지면서 보다 전문성 있고 세심한 현장 대응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현장 경찰관들은 위기의 순간에 누구보다 먼저 경찰을 떠올리는 신고자의 심정을 헤아려야 합니다. ‘신속한 대응’은 그들의 부름에 응하는 첫 출발입니다. ‘정확한 업무처리’를 위해

경찰관 개개인은 법령과 절차를 충분히 숙지하고, 지휘관ㆍ중간 책임자들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모든 구성원들은 ‘준비된 치안전문가’로서 사전에 대비하고 학습해야 합니다. 또한,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이라도 과도한 법집행은 국민으로부터 비난의 대상의 됩니다. 경찰의 공권력은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절제된 상태’에서만이 그 정당성을 인정받고, 보호받게 될 것입니다.

절제된 경찰력 행사야말로 「경찰관 인권행동강령」에서 국민의 인권보호를 위해 최우선 원칙으로 제시한 적법절차 준수와 비례원칙의 핵심 내용입니다. 이렇듯 신속ㆍ정확ㆍ절제된 현장대응을 위해서는 112상황실 중심의 현장 대응체계를 갖춰 치안현장에서 각 기능이 유기적ㆍ종합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셋째, ‘회복적 경찰활동’은 지역사회를 건강하게 만듭니다.

범죄 예방과 대응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피해자와 가해자들을 지역사회로 다시 돌려보내 공동체의 평온을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일입니다.

실의와 절망에 빠진 피해자를 보듬어 주고 가해자에 대해서는 한 번의 실수로 사회적 낙인이 찍히지 않도록 지역사회와 연계된 입체적인 경찰활동이 필요합니다.

‘제2의 장발장’은 여러분들의 따뜻한 관심과 손길로 다시 가정으로, 학교로, 지역사회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회복적 경찰활동은 노력과 비용이 수반되지만, 지역 공동체를 보다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치안문제를 지역사회와 함께 해결해나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입니다.

경찰이 상대하는 모든 주민이 우리의 ‘이웃’이고, ‘지역사회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위협을 극복하는 힘은 ‘융합된 경찰력’에서 나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다양한 책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기능, 한 명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IT기술과 자동차가 만나 자율주행이 가능해지고, 도시와 농촌이 만나 6차산업의 미래를 열어가듯 경찰 내부적으로도 기능 간 벽을 허물고 연결(Connection)ㆍ조정(Coordination)ㆍ협업(Collaboration)을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치안은 경찰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관계기관 및 단체와의 협업과 융합은 더욱 중요한 요소입니다.

경찰은 치안 책임기관으로서 직접 현장에 뛰어들지만, 때로는 지역 공동체 치안을 위한 연결자ㆍ촉진자 역할도 수행하여야 합니다.

지역사회 공동체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한 곳에 모으고 서로 의견과 정보를 나누는 과정을 거칠수록 융ㆍ복합 시대에 맞는 새롭고 유용한 결과물을 얻게 될 것입니다.

‘공정사회’는 시대적 화두이자,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첫걸음이기도 합니다.

논어에서는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 즉, 사람들은 가난함보다 불공정함에 분노한다고 하였습니다.

불공정ㆍ반부패 행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특권과 반칙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기회와 절차, 결과에 이르기까지 조직 내외의 불공정한 요소를 찾아내 바로 잡아야 합니다.

공정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길과 다르지 않습니다. 여성의 삶과 인격을 파괴하는 범죄, 아동ㆍ노인에 대한 학대는 바로 ‘기울어진 힘의 균형’ 속에서 발생합니다.

이러한 불균형을 바로잡을 때 비로소 국민은 안정감을 되찾고 경찰을 신뢰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사회적 트렌드’는 변합니다.

그리고 경찰도 함께 변해야 합니다.

코로나19는 우리를 ‘언택트(Untact) 사회’로 이끌었습니다.

인공지능, 가상현실,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우리에게는 또 다른 기회이자, 새로운 위협으로 다가왔습니다.

지역순찰에서부터 사이버 등 각종 범죄 대응까지 기존의 관례와 방식만으로는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변화된 트렌드를 항상 주시하고, 변화를 위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경찰은 수사권 조정ㆍ자치경찰제 도입 등 경찰 역사상 가장 큰 전환기에 놓여져 있습니다.

경찰은 1차적ㆍ본래적 수사기관으로서 수사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확보하여 국민으로부터 인정받고 신뢰받는 책임수사 역량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자치경찰제가 현장에서 잘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필요한 준비를 하는데도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전북경찰이 경찰개혁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소신껏 당당하게 일하고 이해와 배려가 넘치는 전북경찰을 만들겠습니다.

지금도 뜨거운 햇볕 아래 땀을 흘리며 현장을 누비고 있을 동료 여러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현장에서 불편함이 없는지,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듣고, 소통하며,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직장협의회의 이야기도 귀담아 듣겠습니다. 제복을 입은 여러분들이 소신껏 당당하게 일할 수 있도록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일하다 깨진 접시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겠습니다.

성경에서는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대로 남을 대접하라’고 하였습니다. 공자는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도 하지 말아야 한다’ (己所不欲 勿施於人)고 하였습니다.

이 황금률을 마음에 새기면 이해와 배려가 넘치는 전북경찰은 저절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자랑스러운 동료 여러분!

가장 안전한 전북, 존경과 사랑받는 경찰은 바로 여러분들의 땀과 노력으로 이뤄지는 것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다시 한번 전북경찰의 일원이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여러분의 가정에 항상 행복이 함께 하길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8월 7일

전북지방경찰청장 진 교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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