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금시장 개설 이후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하반기 금값 1900달러 돌파 예견도

[시사매거진266호=신혜영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안전자산에 자금이 몰리면서 치솟았던 금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이 한국거래소 시장에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의 랠리는 증시 사이클과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_셔터스톡)

KRX금시장 개설 이후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지난 7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날보다 100(0.14%) 오른 7만 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43KRX금시장 개설 이후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다. 장중에는 760원까지 오르며 지난 518일 이후 최고치를 다시 썼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지난 723(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24.90달러(1.3%) 1890달러에 장을 마쳤다. 5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20118·1891.90달러)에 근접했다. 금값은 올 들어 25% 뛰어올랐다. 덩달아 은값도 올해 들어 20% 넘게 뛰었다.

세계 주요국들이 경기부양책에 따라 돈을 풀면서 안전자산 금 가격과 위험자산인 산업금속 구리 가격을 함께 밀어올리고 있단 분석이다.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헤지 수단으로 금 수요가 늘었단 것이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와 같이 낮은 실질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견인하는 증시 상승 국면에서 금은 인플레이션을 헷징하는 역할을 할 것이고,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강해지며 증시가 하락 사이클에 접어들 때는 안전자산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7월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날보다 100원(0.14%) 오른 7만 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4년 3월 KRX금시장 개설 이후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다.(사진_뉴시스)

안전자산금에 이어 은, 구리도 강세

금 거래량 증가와 더불어 실버바 판매량도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 판매량은 20188.78t()에서 201936.5t을 기록한 뒤 올해는 7월 초 기준 38t을 기록했다. 올해 반기 동안의 판매량이 지난 한 해간 판매량을 넘어선 것이다.

안전 자산인 은은 귀금속뿐 아니라 산업재로도 쓰여 경기가 회복기에 들어서면 수요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어 금과 함께 선호되는 상품이다.

지난 725일 업계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지난 23(현지시간) 구리 현물값은 전일 대비 6.5달러(0.1%) 오른 t6533.5달러에 마감했다. 구리 값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t4617.5달러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코로나19 이전 가격을 회복한 것은 물론 4개월 만에 41.5% 치솟았다. 이렇다 보니 각국 정부가 타격을 입은 경제 부양을 위해 투자를 확대하며 다시금 수요가 늘고 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 기조가 유지되며 칠레, 페루 등 생산국의 생산 차질로 인해 구리 가격이 현재 펀더멘탈 이상 레벨로 보인다. 당분간 속도 조절의 빌미가 될 수는 있다""투자활동이 본격 활황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3분기 말 이후 구리 가격은 현재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경기 선행지수를 반영한다면 금속 가격은 경기 동행지수를 반영한다산업용 금속의 최대 수요 국가인 중국의 경기 회복이 금속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판단했다.

하반기에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금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금값 상승세는 이어져 1900달러까지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사진_뉴시스)

투자자들 금시장으로 몰려2030세대 개인투자 비중 높아

코로나19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며 투자자들이 금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상반기 거래 비중을 살펴보면 개인들이 63.2%를 차지해 전년 동기 대비 7.1% 포인트 늘었다. 기관은 18.7%1.9%포인트 상승했고 실물사업자는 18.2%로 비중이 8.9%포인트 줄었다.

특히 2030세대의 금테크(+재테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2030세대의 주식 투자가 급격히 증가한 가운데 금과 같은 안전자산에도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KRX금시장 거래를 위해 위탁계좌(3월 말 상위 5개사 기준)를 개설한 개인 투자자 중 30대 이하는 56.1%를 차지했다. 30대가 38.5% 비중을 차지해 가장 높았고 20대가 17.6% 비중을 차지했다. 40대는 28.8%, 5011.5%, 60대 이상은 3.6% 비중을 차지해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비중이 낮아졌다.

한국거래소는 현물 매입 후 개인 보관하는 세대와 달리, 20~30대 젊은 층은 증권 시장에 익숙하고 금 현물 자산을 투자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금값이 더욱 오를 것1900달러까지 돌파

하반기에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금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금값 상승세는 이어져 1900달러까지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금값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전례 없는 속도로 유동성을 공급하며 현재 미국의 광의통화(M2) 증가율은 23.1%를 기록 중이다. 1960년 통계작성 후 최고 수준이라며 물가 급등으로 인한 현금 가치 하락 가능성은 금의 추가적인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으로 위험자산 가격 상승이 이어지며 위험 헤지 수단으로 금이 선호되고 있다연말로 갈수록 높아질 달러화 약세 압력도 금 가격 상승을 지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향후 12개월 금 가격이 온스당 2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도 지난달 말 향후 12개월 금값 예상치를 온스당 2000달러로 높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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