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이 리커버리 야구단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전국에 수많은 야구동호인 클럽이 있지만 리커버리 야구단은 아주 특별했다.

홈리스 청년들과 봉사자로 구성된 야구단으로서 스포츠가 홈리스의 회복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궁금해 실험적인 시도로 만들어진 팀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계층의 도시빈민들에게 자활과 새로운 삶을 지원하는 '바하밥집'에서 준비한 홈리스 회복프로그램 중에 하나가 리커버리 야구단이다.

리커버리 야구단 황승정 실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리커버리 하우스에 거주하는 조현병을 갖고 있는 한 멤버는 야구를 시작하고 6개월이 지난 현재 의사가 놀랄 정도로 상태가 회복되어 복용하던 약을 많이 줄인 사례도 있고, 은둔형 외톨이였던 한 멤버는 이제 주 1회 훈련이 부족한지 스스로 연습을 하자고 조르고, 최근에는 주장을 하고 싶다는 깜짝 놀랄만한 제안도 하는 변화들이 야구팀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늘은 리커버리 야구선수들이 야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회복하고 있는 선수 몇 명을 소개하기 위해 글을 올린다.(이름은 가명으로 처리했다)

- 황철수 -

철수가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는 가출하였고 아버지는 알콜중독자였다. 7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와 함께 교회에서 운영하는 알콜치유센터에 들어가 함께 생활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견디지 못하고 철수만을 놔두고 나가버렸다. 

치유센터에서 계속 살 수 없어 목사님의 소개로 장애인시설로 보내졌다.

그곳에서 중학교에 입학, 축구에 소질을 보여 축구선수의 꿈을 꾸었으나, 어느 날 장애인 폭행과 제초제 살인미수에 대해 실토를 하라는 어처구니없는 자백의 강요와 함께 감금과 폭행을 당했다.

그 일로 시설에서 도망쳐 나와 예전의 목사님을 찾아갔다. 그곳에서 고등학교를 입학하지만 축구부에서 도난사건이 발생되자 철수를 범인으로 지목해 추궁했고, 교회시설에서 고아로 자라온 철수의 편을 들어주는 이는 없었다. 또다시 예전의 아픈 기억이 떠올라 이번에는 도난사건의 범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은체 도망쳐 나오고 말았다. 

이 후 친구 집을 전전하며 닥치는 데로 일을 하고, 검정고시 공부를 하여 고졸 졸업장도 취득하고 군대에서 대학 수시입학 원서도 접수해, 대학 입학의 꿈도 이루었다.

아버지처럼 안 살기 위해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던 어느 날 신장의 이상이 발견되었다. 미세변화신증후군으로 나을 수 있는 병이 아니라 그저 평생 식단조절하며 몸 관리를 해야 하는 질병이었다. 가족도 없는 철수에게는 청천벽력이 따로 없었다. 

그 후 아는 동생과 옥탑 방에서 근근히 살아가다 나들목 교회의 지인의 소개로 당시 자활청년 그룹 홈을 운영 중이던 바하밥집 대표를 만나게 되었고, 그렇게 그룹 홈에서의 삶이 시작되었다. 이후 딱한 사정에 마음 아파하던 김현일 대표는 철수를 양자로 맞아드렸고 함께 살며 바하밥 집의 일도 조금씩 도우며 살아갔다. 

그러던 중 사회인 야구를 좋아하던 김 대표와 함께 야구를 시작하며 철수의 삶에 활력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리커버리 야구단의 운영팀장으로 일하며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 밖에 없는 아픔을 가진 청년들의 회복을 진심으로 돕고 응원하며 의미 있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되었다. 더 많은 리커버리 팀 창단을 통해 소외계층 빌리지 리그를 만들어 운영하겠다는 원대한 포부까지 생겨났다.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