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정 선수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이만수 이사장(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지난 12일 남양주에서 사회적 재활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예온리커버리 야구팀과 남양주장애인 팀과의 경기에서 시구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인천에서 남양주까지 달려갔다.

야간경기로 치루어진 경기에서 남양주 장애인팀 선발투수가 마운드에서 볼을 던지는데 나의 시선을 잡는 투구 동작을 하는 것이다. 

던지는 자세를 보았더니 오른팔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고 왼손으로만 볼을 던지는 것이다. 던지고 나서 볼 잡는 동작도 얼마나 빠른지 나의 눈을 의심할 정도였다.

던지는 투구 동작도 미국의 장애인투수 짐 에버트와 너무 흡사하고 글러브를 다루는 방법도 대단했다. 김우정 선수는 볼을 던질 때 글러브를 오른쪽 겨드랑이에 끼워서 던지기 때문에 짐 에버트 투수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에서 투구를 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면 볼을 던질 때 짐 에버트는 글러브를 오른쪽 조막손에 끼웠다가 던진다. 손에 장애는 있지만 오른 팔을 사용하는 짐 에버트 투수와 달리 김우정투수는 오른팔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투구할 때 엄청난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투구 후에도 글러브를 장애가 있는 오른쪽 손에서 왼쪽 손으로 옮겨야 하는 짐 에버트 보다 오른쪽 겨드랑이에 끼워져 있던 글러브를 왼손으로 옮겨야 하는 김우정 투수가 동선이 훨씬 길어서 몇 배의 노력과 연습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왼손으로만 볼을 던지면서 그 팀의 에이스로 자리잡았다니 놀라울 뿐이었다.

김우정 선수는 1994년 태어날 당시에 의료사고로 인해 오른 어깨에 있는 신경다발을 손상 받아 오른팔이 마비가 되어 장애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시골에서 성장하여 적은 수의 친구들과 오랜 기간 초, 중학교를 같이 다니다 보니 친구들도 우정이를 자연스레 받아들였고, 그 또한 장애에 대한 아픈 기억 없이 학창시절을 잘 보냈다고 한다. 김우정선수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했고 전공은 외교학과라고 한다.

성인이 되고 대학생활을 하던 중, 한 선배의 권유에 의해 야구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야구를 접하게 되었다. 장애인 야구는 교내리그 심판이 소개해 주었고, 그것을 계기로 장애인 야구에 참여하게 되었다.

각종 리그, 토너먼트와 2018년 세계신체장애인대회에 국가대표로 참가도 했다 또한 현재 목표는 2년 뒤에 있을 세계신체장애인야구대회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라고 다짐했다. 신체장애를 장애물로 여기지 않고 그 일로 인해 도전하고 발전하는 청년 김우정이 참 기특했다.

야구를 좋아한다면 어떤 환경이나 신체조건과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자리를 잡아가는 리커버리야구단과 김우정선수에게 야구인으로서 박수를 보내고 응원한다. 엘리트야구가 해 줄 수 없는 부분을 생활체육이 잘 감당하고 있는 좋은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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