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기고] 인도차이나의 가난한 나라 라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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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기고] 인도차이나의 가난한 나라 라오스
  • 편집국
  • 승인 2020.07.1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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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회에 이어 베트남 이장형 선생이 쓴 글을 기고한다.

이만수 감독님이 주최한 제 5회 라오스국제야구대회 기념사진(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이만수 감독님이 주최한 제 5회 라오스국제야구대회 기념사진(사진_헐크파운데이션)

 

나는 여기가 한 없이 부럽다. 내 영웅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내 어린 시절 헐크 이만수는 나에게 영화와 같았던 인물이었다. 145g의 공을 담장 밖으로 훌쩍 넘겨 버리는 괴력을 보면서 이내 감탄을 자아냈던 내 어릴 적 영웅이 ‘라오스’라는 야구 불모지에서 야구를 가르치고 대표팀을 만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 야구의 전설, 메이저리그의 코치, 한국프로야구 감독 등의 화려한 수식어를 가진 그 영웅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내가 있는 이곳. 베트남은 라오스에 비해 10배가 넘는 인구를 가졌지만 야구를 알고 야구를 직접 하는 사람이 고작 2,000명에 지나지 않았다. 찌그러진 알루미늄 배트를 연신 휘두르고 헤진 글러브로 울퉁불퉁한 그라운드를 가르며 날아오는 공을 잡아내는 모습을 본다. 

10개의 프로팀이 운영되고 멋진 프로야구 경기장을 가지고 있고 여가를 즐기며 50만이 넘는 야구 동호회 회원을 보유한 한국에서 내가 경험한 야구와 너무 달랐다.

왜 내가 이렇게 사랑하는 야구의 맛과 멋, 매력을 베트남 사람들은 왜 잘 모르는 걸까? “야구전도사”라는 거창한 타이틀은 아니지만 내가 베트남에 있는 동안 최대한 야구를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2017년 5월 하노이한국국제학교 주최, 현대 알루코 그룹에서 후원하는 제 1회 베트남 주니어 야구대회가 40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개최되었다. 6개팀이 펼치는 이 경기가 야구 불모지에 하나의 불씨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였다.

폭염을 피해 정기적으로 11월 말 개최를 위해 같은 해 치러진 제 2회 베트남 주니어 알루코 대회에는 호치민과 다낭에서도 대회에 참가하며 10개 팀이 실력을 겨루었다. 

하노이 한국국제학교하노이의 감독으로 대회를 준비하면서 1회 대회 당시 하노이국립대학교와의 결승전에서 손쉽게 승리를 거두며 아직 베트남 야구수준이 우리에 비해 많이 낮다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들은 불과 6개월 사이 너무나 달라져 있었다. 야구의 규칙조차 이해하지 못해 웃지 못할 헤프닝들을 쏟아내던 그들은 어디에도 없었다. 

한국학교와 치러진 2회 대회의 결승전은 6개월 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박진감이 넘치는 경기였다. 변화구를 던지지 못해 무조건 직구를 노리고 안타를 쳐내던 우리 한국 학생들은 생전 보지 못한 커브와 슬라이더에 맥없이 삼진을 당하며 고개를 떨구었다.

패배의 슬픔보다는 이들이 보여준 놀라운 기량발전에 기쁨이 더 앞섰다. 가능성과 잠재력을 확인하면서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그들은 스스로 야구대회를 만들어서 한국학교를 초청하기 시작했고, 점점 거의 모든 팀들이 한국학교의 학생들과 비교해 야구기술이 대등해지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이들에게 전문적으로 야구를 가르쳐줄 수 있는 야구인의 필요성이 절실했다. 

그즈음 헐크 이만수 감독님이 주최하는 라오스 국제야구대회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학생들과 함께 제 5회 라오스국제야구대회에 참가하였다.

야구장이 없는 라오스에서 축구장을 개조해 만든 야구장과 대회 관계자들이 직접 나무로 제작한 마운드를 보면서 라오스 야구를 위한 이들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이들의 헌신과 봉사가 만들어낸 라오스의 기적을 보면서 반드시 이만수 감독님께 베트남의 야구 열정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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