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주 칼럼] 자연의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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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주 칼럼] 자연의 신비
  • 편집국
  • 승인 2020.07.0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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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주 변호사
오병주 변호사

연어는 바다에서 수천 km 떨어진 자신이 태어난 민물로 회귀하여 알을 낳은 후 그 생을 마감한다. 바다거북 역시 수천 km를 헤엄쳐 자신이 태어난 유지로 되돌아와 알을 낳는다.

캐나다 동부의 초원에서 여름 동안 번성하던 수천만 마리의 나비떼가 과연 해마다 어디를 향해 여행하는 것일까?

1937년 프레드 우카르트라는 26세 청년이 이 수수께끼를 풀기로 결심한다. 그는 제왕나비들의 날개에 인식표를 붙인 뒤 추적을 계속했다.

나비들은 해가 뜨면 시속 20㎞의 속도로 비행했고 해가 지면 다년생 풀인 박주가리에 앉아 영양을 보충하고 휴식을 취했다. 산을 넘고 폭풍우를 뚫으며 4,000㎢를 날아갔다.

1975년 1월, 토론토 대학의 동물학 교수가 된 우카르트는 38년 만에 해답을 찾았다.

멕시코 중부의 해발 3,000m가 넘는 산속에서 최초의 집단 월동지(越冬地)를 발견한 것이다.

축구 경기장 정도의 면적에 수백만 마리의 제왕나비가 숲속의 나무에 붙어 있었다. 제왕나비의 무게로 나뭇가지가 휠 정도였다.

거의 동면상태로 겨울을 난 제왕나비는 2월 하순쯤 출발지로 돌아가는 비행을 다시 시작한다. 하지만 이들 1세대는 미국-멕시코 국경쯤에서 알을 낳은 뒤 대부분 죽는다.

여정은 그 후손들이 대대로 이어받는다. 6월쯤 캐나다에 도착하는 것은 출발 팀의 손자 세대이고 9월에 다시 대장정을 떠나는 것은 고 손자나 그다음 세대이다.

미국과 캐나다의 동부지역 제왕나비는 해마다 이런 여정을 되풀이하게 된다.

제왕나비는 무슨 수로 몇 세대 전 선조들의 월동지와 출발지를 알아내며 3,000~4,000㎢ 떨어진 곳을 무슨 수로 정확히 찾아가는가?

그것은 알 수 없는 일이다. 다만 태양의 각도로 방향을 계산하며 생체시계로 시간을 재고, 지자기(地磁氣)로 스스로의 위치를 파악하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될 따름이다.

제왕나비는 천적이 거의 없는 곤충이다. 제왕나비 애벌레가 유일한 먹이로 삼는 박주가리는 강한 독소를 지니고 있는데 이것은 체내에 그대로 축적된다. 이 때문에 제왕나비나 그 애벌레를 잡아먹은 새는 즉각 구토를 하게 되며 ‘제왕나비나 그 애벌레를 먹어서는 안 된다’는 쓰디쓴 교훈을 배우게 된다.

그러나 천적이 거의 없다시피 하던 제왕나비도 이제는 그 개체 수가 크게 줄고 있다.

농업용 제초제 탓에 박주가리가 급감한 것이 그 원인이라고 한다.

특정 제초제에 내성을 지니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콩과 옥수수의 재배면이 급증한 것이 배경이다. 농부들이 마음 놓고 제초제를 뿌리는 것이다.

여기서 걱정이 생긴다. 곤충계 최대의 장관으로 꼽히는 제왕나비의 대장정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우리 모두 자연의 신비를 다시 한번 되새기며 생태계와 자연의 보전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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