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 교수 시절 음대생들에게 늘 해주던 말이 있다.

“한 평의 연습실이 너의 무대가 아니라 3천명 청중이 가득 차 있는 카네기 홀이 너의 무대라고 생각하고 연습하라”

연습하는 방법부터 바꿔야 하는 음악도를 나는 자주 보았다. 특히 한국의 연주자들에게 필요한 조언이다.

작은 연습실에서의 스스로 만족하는 악기의 연주보다 더 크고 웅장한 콘서트홀을 나의 소리로 가득 채울 수 있는 청중과의 소통과 적극적인 연주 태도를 기본으로 하여 연습을 해야 효과가 있는 것을 강조한다.

무대에서 가장 먼 거리에 있는 3층 끝자리의 청중에게 내가 가진 가장 아름다운 음악을 전달하는 사명을 갖고 한 음 한 음절을 연주하도록 변화를 해야 한다.

남의 소리를 들을 줄 알고 내 음악을 남에게 맞추는 능력을 소유한 연주자-직장에서도 남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을 귀히 여기듯 우수한 오케스트라는 서로 소리를 들을 줄 아는 능력을 갖춘 연주자들이 많이 모인 곳이다.

내 소리가 크면 남의 소리를 들을 수 없다. 또한, 스스로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지혜를 갖도록 다양한 연주형태를 경험하게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결국, 자신의 음악을 전달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신문칼럼 [연습실과 카네기홀] 중에서. . . 

함신익 교수(좌)와 이만수 이사장(우)(사진_헐크파운데이션)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심포니 송 오케스트라 지휘자 함신익 교수의 칼럼에 실린 대목이다. 좋은 친구로 교분을 나누고 있는 함 교수의 글을 읽으면서 비록 서로 다른 세계이지만 음악과 야구가 닮은 점이 많다는 생각을 해본다.

함신익 지휘자가 연습할 때 단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말이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가 있어야 한다. 서로 파트가 다르지만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파트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가 되어야 한다. 우수한 오케스트라는 서로의 소리를 들을 줄 아는 능력을 갖춘 연주자들이 많이 모인 곳이라고 정의했다. 

오케스트라는 각각 다른 파트가 있어서 서로 다른 소리를 내지만 지휘자의 곡 해석에 따른 손동작에 그 소리들이 모여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 낸다.

야구도 마찬가지다.

내야수와 외야수 그리고 투수와 포수가 서로 포지션이 다르지만 수많은 훈련과 실전을 통해 팀 플레이가 이루어져 감독의 작전에 따라 팬들에게 멋진 경기를 보여준다.

좋은 교향곡이나 좋은 경기는 한 사람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팀원 전체가 서로를 믿고 배려하는 가운데 이루어 진다는 것을 지휘자도 감독도 그리고 선수들도 팬들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칼럼에서 언급한 것처럼 야구 선수들도 혼자 개인연습 하더라도 삼 만 관중 앞에서 하는 것처럼 최선을 다하자.

특히 요즈음처럼 코로나로 무 관중 경기를 할 때에도 가득찬 관중들의 함성과 열띤 응원을 상상하고 기대하며 힘내기를 당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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