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 28일 오후 국회 의장실에서 원 구성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주호영(오른쪽 부터)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박 의장,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사진_뉴시스)

[시사매거진=박희윤 기자] 21대 국회 첫 원구성 협상이 결렬되면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양보를 했지만 미래통합당이 거부했다"고 주장한 반면, 통합당은 협상 결렬의 책임은 법사위원장을 나눠 맡자는 제안을 거절한 민주당의 탓이라며 팽팽하게 맞섰다.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은 약 30분만에 결렬됐다.

박 의장은 애초 오후 6시까지 통합당에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해달라며 2시로 예정된 본회의를 7시로 미뤘다. 하지만 박 의장 측은 통합당이 다시 상임위원 명단 제출을 거부했다면서 본회의를 오후 2시에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국회 의장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원구성 논의를 위한 회동 후 의장실을 나오고 있다.(사진_뉴시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박 의장과 회동 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어제 많은 진전을 이뤘던 가합의안에 대해 통합당이 오전에 거부 입장을 통보했다"며 "통합당과 협상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어제 늦게까지 이어진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 민주당은 그동안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양보를 했다"며 "일하는 국회를 좌초시키고 민생의 어려움을 초래한 모든 책임은 통합당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통합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과 협의해 오늘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고 국회를 정상 가동하겠다"며 "6월 국회 회기 내 추경안 처리를 위해 비상한 각오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원구성 논의를 위한 회동 후 의장실을 나오고 있다.(사진_뉴시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저희는 후반기 2년이라도 교대로 하자고 제안했지만, 그마저도 안받아 들였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은 국회의 상생과 협치, 견제와 균형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자리"라며 "오랫동안 야당이 맡아서 그 역할을 해왔고, 그것이 그나마 당론이 지배하는 우리 국회를 살아 있게 하는 소금같은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제안하는 7개 상임위원장을 맡는 것은 국회의 견제와 균형 차원에서 그다지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그는 "법사위원장을 우리가 가져오지 못하는 것은 백번 양보하더라고 나눠서 하는 것조차 안되는 이 상황은 민주당이 상생과 협치를 걷어차고 국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가 상임위원장을 맡는 것은 들러리 내지, 발목잡기 시비만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기자회견 후 상임위원 명단 제출과 관련 "이제 상임위 배치 기준이 정해졌으니 최선을 다해서 제출해야 한다며 "그래야 우리가 활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은 이날 오전 협상 결렬 직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협상에서 (원구성) 합의문 초안까지 만들었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이에 따라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맡아 책임지고 운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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