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력' 메인 포스터 (사진_(주)그램)

[시사매거진=김승진 기자] 영화 '부력'(감독: 로드 라스젠)은 꿈꾸는 캄보디아 14살 소년 '차크라'(삼 행)가 돈을 벌기 위해 떠난 태국에서 겪는 트라우마를 통해 현실을 폭로하는 사회 고발 드라마. 베를린국제영화제 에큐메니칼 심사위원상:파노라마, 13회 아시아태평양스크린어워드 최우수 청소년 장편영화상 등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세계가 인정한 역작이다.

과거 국내에서도 새우잡이배에 끌려가 인권 유린, 노동 착취 등 학대를 당한 사례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영화 '부력'은 과거가 아닌 현재를 말하고 있다. 동남아 해상에서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현대판 노예제도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14살 소년 차크라는 고기잡이배에 승선해 어른들 틈바구니에서 돈을 벌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친다. 선장은 배에 탑승한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 보장은 안중에도 없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그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심지어 갖은 핍박과 학대도 서슴지 않는다. 가장 어린 차크라는 하루 종일 어디에도 섞이지 못하며 큰 어려움에 봉착한다. 소년 차크라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영화 '부력' 티저 포스터 (사진_(주)그램)

현대판 노예제도를 고발하는 '부력'은 지난 2014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안 염전노예'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하루 19시간에 달하는 강제 노역을 하던 장애인 둘이 수 년 동안 염전에서 감금당하다 극적으로 탈출한 사건이다.

'부력'은 담담하게 주인공 차크라의 심리를 그려낸다. 극한 상황에 처한 주인공의 시점을 따라가며 긴장감을 고조시키면서도 절제된 연출로 극의 분위기를 엄숙하게 유지한다. 다큐적인 요소를 가미해 객관적인 시각에서 노동착취·아동학대 등 인간 존엄성 침해 실태를 고발하고 절묘한 편집과 연출로 영화적 재미도 빼놓지 않았다. 또한 실제 어업 종사자들이 엑스트라로 출연해 사실감 넘치는 연기를 선보이며 현실감을 더했다.

영화 '부력' 티저 포스터 (사진_(주)그램)

'부력'은 인간 존엄성 훼손 현장의 끔찍한 민낯을 드러내고 아동인권 문제까지 첨예하게 다룬 문제작이며 긴장의 끊을 놓을 수 없는 웰메이드 드라마다. '인간의 성품은 본래부터 선하다'라고 보는 맹자의 성선설(性善說)을 뒤로 하고 악한 이들의 만행 그리고 허술한 사회 시스템을 고발한다. 이는 관객들에게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함과 동시에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이슈를 무기로 삼는 영화가 아닌, 인간적인 이야기로 모두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진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로드 라스젠 감독의 예리한 시선과 날카로운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 '부력'은 오는 6월 25일 개봉한다.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