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사진_밀레니엄오케스트라 제공)

[시사매거진=부소정 기자]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2020년 상반기는 암흑의 시기로 기록될 전망이다. 유난히 지치고 덥고 마스크가 일상화된 침울한 시기에 관객들을 위로하는 연주회가 열린다. 오는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로맨틱 나이트’는 오작교 프로젝트 일환으로 낭만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와 엘가의 음악들로 꾸며진다.

영국을 대표하는 국민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1857~1934)는 그의 마지막 작품인 ‘첼로 협주곡, Op.85’에 자신의 마지막 열정을 쏟아부었다. 저음악기인 첼로의 중후하고도 감성적인 음색에 빛을 입혀, 절망에서 희망의 절정으로 치달아 가는 운율이 듣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는 평이다. 총 4악장으로 구성된 첼로 협주곡은 영화 ‘어거스트 러쉬’에서 마지막 클라이막스 장면에 삽입돼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지게 됐다.

이번 공연에선 미국 뉴욕 링컨센터와 카네기홀, 독일 베를릴 필하모닉홀, 일본 동경 신주쿠 요츠야홀 등 유수의 공연장에서 독주회 및 초청 연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현재 수원대학교 음대 관현악과 교수로 재직 중인 첼리스트 김영은의 연주로 감상할 수 있다.

(사진_밀레니엄오케스트라 제공)

러시아 최고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1873~1943)는 손이 크고 테크닉이 뛰어나 힘과 기교를 겸비한 연주자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의 피아노곡들은 그의 손에 맞춰 작곡돼 있으므로, 후세의 연주가들에게는 엄청난 기량과 연습량을 요구하는 난곡이기도 하다. 매혹적인 선율과 피아노 능력을 극대화시킨 희대의 명곡들이지만, 수많은 피아니스트에게는 깊은 절망감을 안겨준 곡들이기도 하다.

라흐마니노프 제 2번 협주곡은 병마를 이겨낸 라흐마니노프가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 만들어낸 강렬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콩쿠르에서 2016 한국인 최초 피아노부문 1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차세대 피아니스트 박진형이 연주한다. 젊은 피아니스트의 강렬하고도 아름다운 음색은 깊은 전율을 선사할 것이다.

라흐마니노프가 작곡한 4개의 피아노 협주곡 중 기교 측면에서 가장 난해하기로 알려진 제 3번 협주곡은 라흐마니노프의 첫 번째 미국 공연을 위하여 1909년에 발표됐으나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피아노 협주곡 역사상 가공할만한 테크닉, 초인적인 지구력, 예술적 감수성과 시적 통찰력을 요구하는 이 곡은 곧 기교를 넘어선 아름다운 명곡 중에 명곡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하마마쓰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롱티보 크레스팽 국제 콩쿠르 2위, 아서 루빈스타인 국제 피아노 콩쿠르 3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4위 등 세계 유수의 콩쿠르를 석권한 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음악대학 초빙교수로 재직 중인 러시아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Ilya Rashkovsiy)의 연주로 감상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촉망받는 차세대 지휘자인 최영선과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더운 날씨와 바이러스로 인해 지친 관객들의 마음을 위로하며 두 낭만주의 음악가들의 선율로 초여름 밤을 수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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