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윤주, 북센스 출판

(사진_북센스)

[시사매거진=부소정 기자] 이제 마스크는 황사, 유해물질, 세균 방지 등으로 어쩌다 쓰는 아이템일 수 없게 됐다. 일상생활 속 깊이 침투해 외출복을 입듯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다시는 그 전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의료계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만연한 가운데, 자신과 이웃의 건강을 위해 ‘마스크’는 코로나19 이후로 완전히 바뀐 세상의 상징물이 됐다.

마스크가 일상생활의 일부가 될 수밖에 없다면, 이왕이면 좀 더 편안하고 패셔너블하고 실용적일 순 없을까? 마스크를 통해 건강, 환경, 패션,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을까? 마스크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니 말이다.

이렇게 마스크 필수 시대에 명쾌한 솔루션을 제시한 책이 출간됐다. 베테랑 핸드메이드 작가 김윤주의 ‘마스크 만들기’ 책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20년 이상 바느질 경력의 아티스트로 다양한 마스크 만들기의 실전 노하우를 담았다. 그는 “원단과 바늘과 실만 있으면 요술쟁이처럼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면서, “간단한 바느질과 소박한 솜씨만으로도 누구든지 수제 마스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일회용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밤샘 줄을 섰던 불과 몇 달 전 사태나 공적 마스크를 위해 약국 앞에 긴 줄을 섰던 시기에도 그는 정성들인 바느질로 자기 자신, 가족, 나아가 이웃에게 선물하자고 제안해왔다. 외출복을 입듯이, 마스크도 필수 의복이 된다면, 일회용 마스크를 쓰고 버리는 일을 반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가 일회용 옷을 입고 다니는 게 아니 듯이 말이다.

무엇보다 일회용 마스크 쓰레기가 지구 환경에 미칠 악영향은 가히 짐작하지 못할 정도로 크고, 우리 또는 우리 후손들은 그 값을 톡톡히 치러야함은 자명한 사실이다.

(사진_북센스)

이 책의 저자는 유해한 환경오염에서 지구도 지키고 우리들의 연약한 피부도 지키기 위해서는 핸드메이드 마스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사람마다 얼굴 크기와 피부 상태가 다른데, 일회용 마스크는 회사마다 크기와 성분이 다르고, 공적마스크는 나에게 맞는 회사 제품을 고를 수도 없다. 또한 크기가 대-중-소로 나뉘었다고 해도 아기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나잇대를 커버하기엔 역부족이다.

더구나 시중 일회용 마스크는 노약자가 숨쉬기에 적합하지 않고, 두드러기나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천으로 만든 마스크와는 달리 화약약품 처리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핸드메이드 마스크는 크기를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어 개별 맞춤식 마스크가 될 수 있다. 원단도 면이기 때문에 숨쉬기 편하고 언제든 빨아 재활용할 수 있으며, 원단도 고를 수 있어 자신의 취향과 피부에 맞는 마스크 제작이 가능하다. 아예 안 쓰는 것보다 편할 순 없지만, DIY기법으로 제작해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입는 것처럼 한결 편안해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 책은 각기 다른 개성과 장점을 가진 형태별 마스크 11종을 성인과 어린이 사이즈 각각에 맞춰서 만들 수 있도록 실물 도안과 자세한 설명서를 제공한다. 마스크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는 무엇이고, 어떤 원단들을 사용할 수 있고, 전부 어디서 사야 하는지 등등 자잘한 정보를 빠짐없이 담아냈다. 그리고 난이도 상중하에 따라 바느질 자체가 ‘큰 도전’인 초심자부터, 십여 년 바느질을 해온 베테랑까지 두루 만족시키고자 했다.

(사진_북센스)

그냥 놓고 보기만 할 때와 직접 착용했을 때 느낌이 많이 다른 마스크의 특성을 고려해, 실제 성인과 어린이 모델이 착용한 다양한 모습의 사진을 함께 수록했다. 또한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친환경 ‘업사이클링’ 기법을 접목해, 집에서 더 이상 입지 않는 와이셔츠, 티셔츠, 내복, 손수건 등을 활용해 마스크를 만드는 노하우도 담았다.

어차피 날마다 써야 하는 마스크라면, 좀 더 편하고, 좀 더 자신에게 잘 맞는 걸 쓰는 것이 이 코로나19 시대를 이겨나가는 슬기로운 방법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가치를 갖는다.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