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페미니즘 심리 스릴러의 탄생
에드거상 최우수신인상 수상작

저자 플린 베리 | 옮김 황금진 | 출판사 작가정신

[시사매거진=여호수 기자] 플린 베리의 소설 '레이첼의 죽음으로부터'는 페미니즘 심리 스릴러라 불리며 전 세계 16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소설은 에드거상 최우수 신인상을 수상하고 영미권 추리 및 미스터리 소설 장르 주요 문학상인 매커비티상과 배리상 후보에 올랐다.

작가는 서정적 문체로 특유의 압도적인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런던에서 벗어난 고요한 외곽 마을 말로.

모든 것이 평화로워 보였던 그 시각, 레이첼은 살해되어 동생 노라에게 발견된다.

이 일로 노라는 15년 전일이 떠오른다.

15년 전, 인적이 드문 길에서 언니 레이첼은 무차별 폭행을 당한다.

그러나 당시 경찰은 레이첼이 음주상태로 이른 새벽 시간 길을 나섰다는 점과 피해자임에도 울지 않았다는 사실에 집착해, 레이첼의 말을 믿어 주지 않았다.

노라는 이번에도 경찰이 절대로 범인을 찾지 못하리라고 확신하며 자신이 직접 언니를 죽인 남자를 찾아 나서게 되는데…

15년 전 언니를 무자비하게 폭행한 남자, 언니의 집주변을 배회하며 언니를 지켜본 남자, 언니와 언니의 저먼 셰퍼드를 잔혹하게 죽인 남자 내가 지금 찾는 것은 세 사람인가 아니면 한 사람인가?

언니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언제나 나였다. 언니는 살해당하는 것보다, 누군가를 살해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사람이다.

언니가 나에게 하려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내가 기억하는 언니는 누구였을까?』

책은 언니를 살해한 범인을 찾아가는 스릴러인 동시에 피해자 다움을 강요하는 외부의 시선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로, 사회가 여성들에게 ‘피해자 다움’을 요구하는 사실을 서술자 내면을 통해 간접적이고도 세밀하게 확장하여 드러낸다.

아름다웠던 언니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면서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지켜보는 마을 주민들과, 수사가 좀처럼 진행되지 않자 레이첼이 어떤 ‘여자’였는지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경찰.

여성의 삶을 겨냥하는 현실적인 범죄들과 그 이후 남은 이들의 삶과 그리움까지 정교하게 구성해낸 책은 작가의 저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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