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진 감독(좌)과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우)(사진_헐크파운데이션)

남들보다 야구를 늦게 시작한 나는 포지션이 고정되지 못해 외야수, 투수, 포수를 거치며 고교에 진학하게 되었다.

1학년 말 모교인 대구상고에 정동진 감독님이 부임하시고부터 나의 야구인생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다.

국내최고의 명포수로 활약했던 정동진 감독님은 그 당시 초보 포수였던 나에게 '야구일지를 쓰냐?'는 질문을 하셨다.

힘든 연습을 마치고 저녁에 노트를 펼 생각도 못해봤는데 감독님께서 당부를 하셨다.

“지금부터 일기와 야구일지를 매일 쓰라”는 것이었다.

존경하던 감독님의 당부에 그날 이후 지금까지 50년 가까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기와 야구일지를 쓰고 있다.

현역시절에 야간경기가 아무리 늦게 끝나도 노트에 그날의 경기 내용과 느낀 점을 빼곡히 적어둔 노트들은 나에게 보물과 같다. 

이런 좋은 습관을 가지게 해 주신 정동진 감독님께 지금도 늘 감사한 마음이다.

일기 뿐만 아니라 운동선수여도 늘 책을 가까이 하라고 부탁하셨고 제자들에게 당신께서 직접 본을 보이셨다. 

그동안 긴 야구인생 동안 여러 분의 스승을 만났다. 

곧 스승의 날이 다가온다.

“일기 쓰고 공부하라“는 평범한 것 같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성실과 노력과 성장의 가치를 가르쳐준 그 한마디가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스승의 한마디이다.

나도 이제는 만나는 후배들에게 똑 같은 말을 하게 된다. 

“ 꼭 일기 쓰고 공부하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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