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사진_김형석 기자)

[시사매거진 265호=박희윤 기자] 김두관 의원은 입지전적 인물이다. 마을 이장에서부터 시작해 군수, 장관, 도지사를 지내고 재선 국회의원이 되었다. 21대 총선에서 단연 화제의 주인공이다. 당선이 사실상 보장된 김포시갑 지역구를 떠나 험지인 양산시을에 출마해 당선되었다. 집권여당 현역의원으로서는 유일하게 험지로 지역구를 옮겼고, 여야를 통틀어 적진에 뛰어들어 살아남은 유일한 현역의원이다. 민주당이 대구경북에서 전패했고, 부산에서도 의석수가 6석에서 3석으로 줄어드는 등 영남에서 참패했지만, 김 의원은 낙동강 전선을 지켜냈다. 선대위원장을 맡은 경남과 울산 지역은 20대 국회 의석수를 지켰다. 문재인 대통령 사저가 있어 정치적으로 큰 상징성을 갖는 양산을 지역에서 승리하면서 집권여당의 자존심도 지켰다.
풀뿌리 자치의 현장, 가장 아래에서부터 성장해 온 만큼, ‘서민과 지역이 잘 사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김 의원을 만나 21대 총선의 의미와 미래에 대해 들어보았다.

김두관 의원이 지난 4월 16일 새벽 양산시을 지역구 당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새벽 4시가 다 되어서야 당선이 확정되었지만, 수많은 지지자들이 함께 자리를 지켰다. 김 의원은 당선 인사를 통해 “저의 승리는 양산을 경남·부산·울산의 중심도시로 우뚝 서도록 하라는 명령이며 동서로 나눠지고 계층으로 찢어진 대한민국의 화합과 통합을 이루라는 엄숙한 명령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사진_김두관 의원실)

새벽에서야 결과가 나올 정도로 힘든 싸움이었다. 당선 소감은

경남으로 돌아온 저를 따뜻하게 품어주시고 일할 기회를 주신 양산시민과 경남도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양산을 경남·부산·울산의 중심으로 우뚝 세우라는 명령이고, 부울경을 잘 발전시키라는 명령이다.
또 크게는 동서로 나눠지고 계층으로 찢어진 대한민국의 화합과 통합을 이루라는 명령으로 생각한다. 양산 발전은 물론이고 양극화 해소, 지역균형발전 등 시대적 과제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경남·울산 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책임졌다. 현장에서 본 PK 민심과 평가는

어려운 지역이지만 그래도 더 많은 의석을 얻을 수 있다고 믿고 노력했는데 마지막에 통합당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더 힘든 싸움이 되었다.
경남, 울산에서 20대 국회의석을 지켜낸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말씀들을 해 주시지만, 안타깝게 낙선한 부울경의 후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오랫동안 지역을 위해서 일해 왔고, 정말 잘 할 수 있는 보석과도 같은 후보들이었는데 많이 아쉽다. 영남의 민심을 무겁게 받들고 민주당이 신뢰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겠다. 우리 당 후보들이 능력과 진심으로 평가받고 선택받을 수 있도록 바꿔가겠다. 다시는 낙선의 아픔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

지역주의가 강화되었다는 평가다. 민주당이 영남에서 참패하면서 오히려 김 의원에 대한 역할론이 높아지고 있는데

통합당이 호남 지역주의를 비난하지만, 호남지역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것을 지역주의로 폄하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통합당은 5.18망언을 일삼는 등 호남의 상처를 계속해서 헤집으면서도 민심을 얻으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 민심을 얻기 위해 중량감 있는 인사들의 출마도 없었다. 반면 민주당은 영남에서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번 총선에서 영남에서 의석수는 줄어들었지만, 전반적인 득표율은 더 높아졌다. 故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 많은 분들께서 도전하고 노력해 온 결과다. 김부겸, 김영춘 의원이나 김해영 최고위원, 윤준호 의원 등 낙선하셨지만 여전히 영남지역주의 극복과 지역을 위해 일하겠다는 뜻을 보여주셨다. 이 분들의 의지와 노력을 잘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 코로나19로 인해 극심한 피해를 받은 대구·경북과 경남·부산·울산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함께 계속 노력하겠다. 영남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많은 분들을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그 노력들을 담아내는 창구이자 그릇이 되겠다.

김두관 의원이 지난 4월 16일 오전 경남 당선자 및 경남선대위 관계자들과 국립3.15민주묘지 및 故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리틀 노무현’이라고 불리는 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공동선대위원장이자 경남·울산 권역 선대위원장을 맡아 영남 참패 속에서도 경남과 울산의 의석을 지켜냈다. 기자회견을 통해 김 의원은 “경남·부산·울산의 경제회복을 위해, 또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사진_김두관 의원실)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면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잘했다는 평가가 아니라, 통합당의 막말과 발목잡기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자 슬기롭게 국난을 극복하라고 힘을 모아주신 것이다. 압승하면 오만해지고 오만해지면 심판받는 것이 우리 정치의 역사였다. 결코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야당 탓도 할 수 없다. 온전히 우리의 책임이다.
민생안정과 경제회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하고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경제회복에 전력을 다하면서도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개혁과제들 역시 성과를 내어야 한다. 정말 어깨가 무거워졌음을 끊임없이 우리 스스로 인식하고 겸손하게 일해야 한다.

여권에서 대권 잠룡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정말 심각하다. 국민은 너무도 힘든데 대권, 당권을 말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국난 극복에 모든 힘을 모으라는 국민의 명령을 무시하는 것이다. 우리 당에는 정말 좋은 분들이 많이 계신다. 민주당이라는 이름 아래 함께 힘을 모아서 국난을 극복하는데 매진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국민들께서 자연스럽게 차기 리더를 정해주실 것이다.
우선은 국난을 극복하고 양산과 부울경을 발전시키는데 집중하겠다.
양극화 해소, 검찰개혁, 언론개혁도 중요한 문제다. 이번 총선과정에서도 국민들께서 언론개혁에 관한 요구들이 많으셨다. 사회의 공기(公器)라 불리는 언론인데, 일부 언론의 경우 이념과 지역, 계층 갈등을 오히려 부추기고 우리사회 개혁을 가로막기도 하고 있다. 언론 스스로 먼저 개혁에 나서야 할 문제지만, 저는 군수시절 기자실 폐쇄를 통해 관언유착(官言癒着)을 없앤 적이 있다. 이런 경험을 살려 언론 역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

총선에서 캐치프레이즈와 대표적인 공약, 그리고 실천 방안은

제 캐치프레이즈는 ‘대한민국 보란 듯이’였다. 대한민국 보란 듯이 ‘양산을 부울경의 중심도시로’ 키우고, ‘부울경을 세계적인 광역경제권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의지였다. 이를 통해 심각한 지방소멸위기를 막고 전 지역이 골고루 잘 살도록 만들겠다는 꿈이 담긴 캐치프레이즈다.
양산은 그 동안 경남의 변방이자 부산·울산의 배후도시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경남과 부산, 울산을 합쳐보면 중심에 위치하게 된다. 부울경은 인구 800만이 넘고 대한민국 산업수도라고 불릴 정도로 제조업을 중심으로 핵심 산업들이 자리해 수도권과 유일하게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곳이다. 이런 강점을 이용해 경남도지사 시절, ‘신동남권 시대’ 비전을 말씀드린 바 있다. 비전의 구체적 실현을 위해 양산을 ‘부울경 상생특구’로 지정하기로 합의하고, 양산에 ‘동남권 광역교통본부’를 설치하기도 했다. 홍준표 도정이 들어서면서 교통본부는 해체되었지만, 경남·부산·울산 모두 민주당 소속 시도지사가 당선되면서 ‘부울경 메가시티’로 발전해 추진되고 있다.
양산을 이 부울경 메가시티의 중심으로 만드는 것이 양산에 대한 저의 비전이다. 이를 위해 우선 광역교통망부터 제대로 구축하려고 한다. 부산 노포에서 양산 웅상을 지나 울산 무거동까지 연결하는 광역전철을 건설하고 현재 추진 중인 노포~북정 간 도시철도 개통도 앞당기려고 한다. 또 KTX역을 신설해 양산시민들께서도 가깝고 편리하게 KTX를 이용하실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도지사 시절부터 추진해 온 경남-부산-울산 간 광역 환승할인 체계도 구축하겠다.

김두관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가 주최한 ‘민생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당정청 지방정부 합동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 의원은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아 17개 시·도별 예산정책협의회를 주관하고, 시도지사및 기초자치단체장 간담회 등을 통해 지방정부 및 지방의회의 현안과 예산을 지원해 왔다. 자치분권 관련 법안을 활발히 발의하고, 「지방이양일괄법」,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등 자치분권 관련 법안 통과와 지방분권개헌 등을 위해 노력하는 등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한 활동들을 이어오고 있다.(사진_시사매거진)

재선 국회의원으로서 하고 싶은 일은

저는 풀뿌리 자치의 현장에서부터 커 온 정치인이다. ‘강력한 자치분권이 지역을 발전시키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며 국민의 권력을 키운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20대 국회의원으로서 발의한 법안의 절반 정도가 자치분권과 지역발전을 위한 법안들이었다. 대표적으로 국세인 부가가치세의 일정비율을 지방소비세로 전환해 지방재정을 확대하는 부가세법, 지방소비세법 개정안을 발의해 통과되면서 지방소비세율을 15%에서 21%로 상향시키는 등 꾸준히 노력해 왔다. 당에서도 초선의원이었지만 당 소속 14개 시·도와 150개가 넘는 시·군·구를 지원하는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아 활동해 왔다. 최근에는 경남·부산·울산 지역의 발전을 위한 ‘부울경메가시티비전위원회’ 상임위원장도 맡아 활동하고 있다.
21대 국회에서도 이러한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한 활동에 주력할 것이다. 또 양극화 해소를 통해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먼저 20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자치분권의 가장 중요한 핵심과제인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통과부터 노력하겠다. 그동안 지방정부들과 함께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해 왔는데 31년 만에 국회로 제출된 전부개정안이 20대 국회에서 폐기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사진_김형석 기자)

하고 싶은 말

일할 기회를 주신 양산시민, 경남도민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이름으로 고군분투했지만 낙선의 아픔을 겪으신 후보들께도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저의 당선은 영남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싸워 온 영남 후보들의 눈물과 희생이 있기에 가능했다. 영남 민심을 받들고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무거운 책임감으로 열심히 일하겠다.
또 세계가 극찬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국민 여러분의 헌신과 희생 덕분에 코로나19 확산은 급격하게 줄어들어 이제 끝이 보인다. 하지만 경제위기 대응은 이제 시작이다. 경제위기에 가장 취약한 계층은 중소상공인, 영세 자영업자 등 서민들이다. 위기를 극복하더라도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슬기롭게 이 위기를 극복하고 서민이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래서 우리 미래세대들이 공정한 기회를 갖고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양산의 미래를 열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데 힘을 모으겠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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