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9일~9월 13일, 인사 센트럴 뮤지엄

사진_지엔씨미디어('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포스터)


[시사매거진=부소정 기자] 20세기 최고의 화가이자 초현실주의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르네 마그리트(1898~1967)’ 특별 전시가 4월 말 국내를 찾는다. 이번 특별전은 회화·사진·다큐멘터리 등 총 160여 점에 달하는 주옥같은 작품들로 이루어진 아시아 최초 멀티미디어 체험전으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미 이탈리아 밀라노와 피렌체를 시작으로 ‘인사이드 마그리트 Inside Magritte’ 전시는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여기에 실감형 미디어 컨텐츠-AR 증강현실, 실시간 영상 기반 체험물, 모노크로매틱 라이트, 교육 체험물 등의 컨텐츠가 추가된다. 미디어와 다양한 기술을 통해 입체적으로 재해석된 마그리트를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에는 작품 소개뿐 아니라 그의 생애도 심도 있게 만날 수 있다. 어머니의 자살과 아내 조르제트(Georgette)와의 만남 등 그의 예술적 행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사건과 주변인물에 대해서도 함께 소개돼 이해를 돕는다.
 

사진_지엔씨미디어('불가능을 시도하다' 작품 앞에 서있는 르네 마그리트, 1928)

 

20대 초반에 벨기에 왕립미술학교에 입학하여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마그리트는 우연히 카탈로그에 실린 조르조 데 키리코의 작품 ‘사랑의 노래’를 보고 마음을 빼앗겨 초현실주의 화가의 길을 걷게 됐다.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작가 살바도르 달리, 호안 미로, 시인 폴 엘뤼아르 등과 교류하였으나, 1920년대 후반에 들어 꿈의 세계, 무의식을 중시한 프랑스 초현실주의자들과는 또 다른 시각 예술의 독특한 영역을 구축해냈다.

무엇보다 마그리트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을 작품 소재로 선택했다. 담배 파이프, 돌, 중절모, 새 등 친숙한 대상들의 예기치 않은 결합을 통해 상식을 깨고 사고의 일탈을 유도했다. 이런 ‘데페이즈망(Depaysement)’ 기법은 20세기 문화와 예술 영역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은 현대 대중문화의 ‘자양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작품은 유명 뮤지션의 앨범 재킷에, 또한 영화 ‘매트릭스’와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에 영감을 줬다. 그 외에도 건축, 광고 등 대중문화 전반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쳤으며, 2019년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한화 약 72억원에 낙찰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연인’(1928), ‘이미지의 배반’(1929), ‘빛의 제국’(1950), ‘골콩드’(1953), ‘사람의 아들’(1964) 등이 있다.

 

사진_지엔씨미디어('연인', 1928, 캔버스에 유채, 54cm x 73.4cm)

 

전시는 총 다섯 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전시된다.

첫 번째 섹션인 ‘어바웃 르네 마그리트 About René Magritte’에서는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작가의 삶을 면밀히 살펴보는 연대기와 더불어 마그리트가 직접 등장하는 뤽 드 회쉬 감독의 영화 ‘마그리트, 또는 사물의 교훈(Magritte, or the Lesson of Things)’(1960) 편집본이 상영된다.

또한 시대별로 마그리트와 영향을 주고받았던 주변 인물과 시대 상황, 작품 속 작가 의도 등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마그리트의 헌신(The Consecration of Magritte)’ 챕터에서는 마그리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빛의 제국’ 연작을 색다르게 감상할 수 있는 명상적 공간이 마련됐다. 이 작품은 대조적인 낮과 밤이 조화롭게 결합된 27개의 시리즈 중 5개의 작품을 재해석한 실감형 영상 기반 체험물로 작품을 색다르게 감상할 수 있다.

 

사진_지엔씨미디어(해외 전시 전경)

 

두 번째 섹션인 ‘플레이 르네 마그리트 Play Rene Magritte’는 AR증강 현실, 대형 파이프 포토존 등으로 마치 마그리트의 작품 속으로 직접 들어온 듯한 신비감을 선사한다. 가상과 현실 경계를 무너뜨리는 ‘미스터리 룸’은 마그리트의 ‘금지된 재현’을 현실에 그대로 재현한 공간이다. 해당 작품 속 거울에는 남자의 정면 대신 뒷모습을 반사하고 있다.

‘플레이 마그리트’ 존은 이번 전시를 위해 국내 크로스디자인 연구소에서 특별히 개발한 증강현실 포토존이다. 얼굴 자동 인식을 통해 이미지가 증강되는 AR 포토존으로 작품이 된 자신의 모습을 담아갈 수 있도록 재미 요소를 더했다.

세 번째 섹션 ‘마그리트와 시네마 Magritte & Cinema’에서는 회화 작업만큼이나 영상 필름 및 사진에 애정을 갖고 실험과 작품에 녹인 마그리트의 작업들을 만나볼 수 있다. 마그리트는 사진 매체를 회화를 적용시켜, 이미지 재현, 낯설게 보기 등을 시도했다.

‘르네 마그리트, 영화인 (Rene Magritte, cineaste)’은 마그리트가 생전 마지막 20년 동안 직접 촬영하고 출연했던 영상으로, 벨기에 초현실주의과 그의 관심사를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자료로 손꼽힌다.

 

사진_지엔씨미디어(해외전시 전경)


네 번째 섹션은 가장 몽환적이고 압도적인 ‘메인 영상룸’으로 미디어전시만의 커다란 화면과 웅장한 사운드를 통해 마그리트 작품을 몰입해 감상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인사이드 마그리트 Inside Magritte’란 섹션답게 르네 마그리트가 남긴 회화 초기작부터 마지막 시기까지 약 160여점에 해당하는 작품을 확대 및 시각적 효과를 더해 재탄생 시켰다. 입체감과 움직임이 더해진 영상은 약 40분 동안 벽면과 바닥을 360도로 에워싼다. 독창적이고 신비로운 마그리트의 사고와 정밀한 표현법은 작가의 시적인 내면세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감각적인 전시 경험을 선사한다.

‘메인 영상룸’ 외에 거울이 가득한 ‘미러룸’과 특수 조명 모노크로매틱 라이트로 꾸며진 ‘라이팅 룸’을 통해 마그리트의 독특한 색상과 빛에 대해 탐구해볼 수 있다.

 

사진_지엔씨미디어('골콩드', 1953, 캔버스에 유채, 80.7cm x 100.6cm)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 Magritte’s Surrealism‘란 제목의 마지막 섹션에서는 앙드레 브르통(Andre Breton)을 중심으로 한 프랑스 초현실주의와 마그리트가 속했던 벨기에 초현실주의자들의 예술적 특성을 비교해볼 수 있다. 또한 대표적인 초현실주의자인 막스 에른스트, 호안 미로, 이브 탕기, 살바도르 달리, 메레 오펜하임의 설명과 작품을 함께 소개한다.

마그리트의 작품 속에 종종 등장하는 구름으로 꾸며진 ‘체험존’에서는 입장할 때 나누어준 체험물을 직접 만들어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 갈 수도 있는 게 특징이다.
 

사진_지엔씨미디어('순례자' 작품 앞에 서있는 르네 마그리트, 브뤼셀, 1967)

 

‘화가’보다 ‘생각하는 사람’으로 불리기를 원했던 르네 마그리트는 오늘날 우리에게 상식과 관습을 뒤엎는 작가로 인식된다. 이번 전시는 마그리트의 작품을 미디어와 증강 현실 등 다양한 방식과 해석으로 접근하며, 관객들에게 르네 마그리트 작품에 대한 각자만의 새로운 해석과 이해를 할 수 있게 돕는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은 오는 4월 29일부터 9월 13일까지 ‘인사 센트럴 뮤지엄’(Insa Central Museum)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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