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5월 10일, 단색조 대표 화가 18인 작품 선보여

'텅 빈 충만 전' 도록 표지(사진_박여숙화랑)

[시사매거진=부소정 기자] 1970년대 국내 미술계를 장악했던 단색조 회화가 또 다시 현대 미술의 대표 양식으로 부각되고 있다. 단색조 회화는 단색 또는 비슷한 계열의 색채로 화면을 구성하는 회화 양식으로, 최근 몇 년 새 국내에서 다시 붐이 일면서 해외에까지 퍼져나갔다.

박여숙화랑이 이태원으로 이전해 여는 두 번째 기획전 ‘텅 빈 충만 전’은 단색조의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세계 속의 한국 문화의 보편성과 품위를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Traveling Korean Arts)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단색조 회화를 대표하는 강영순, 권대섭, 김근태, 김덕한, 김아타, 김창열, 김태호, 김택상, 남춘모, 박서보, 윤상렬, 윤형근, 이진영, 이진우, 정상화, 정창섭, 최병소, 최상철 등 총 18명의 주요작가들의 대표작들을 선보인다.

'텅 빈 충만 전' 도록(사진_박여숙화랑)

회화 외에도 권대섭의 달항아리, 김아타의 사진 등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한국 단색조 미술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한국 단색조 회화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5~60년대에 시작된 모노크롬(monochrome)회화나 조각과 형식적 측면에서 유사하다. 하지만 한국의 단색조 회화는 미니멀 아트(minimal art)로 계승된 서구의 모노크롬과는 달리 좀 더 반이성적이고 자유로운 속성을 지닌다. 속 빈 달항아리처럼 사용하는 이가 무슨 용도로 사용하든지간에 통제하지 않고 자율성을 띤다는 점에서 변별성을 갖는 것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단색조 회화는 달항아리처럼 비어있는 듯 보이지만, 그 비움을 통해 여백, 관조, 기, 정중동, 무위자연, 풍류 등 한국의 정신적 가치를 보여준다”면서 “끊임없이 반복되고 시간이 중첩되면서, 스스로 모습을 갖춰가는 스스로의 회화이자 과정의 예술이다”라고 강조했다.

'텅 빈 충만 전' 도록 표지(사진_박여숙화랑)

전시의 원제인 ‘텅 빈 충만: 한국 현대미술의 물성과 정신성’은 2014년부터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 독일 베를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브라질 상파울루, 홍콩,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이란 테헤란, 베트남 하노이 등 국제도시를 순회하며 한국 문화의 순수성과 정신적 깊이를 널리 알렸다.

시간과 반복, 과정의 아름다움을 다룬 단색조회화 작품들을 다룬 ‘텅 빈 충만 展’은 4월 10일부터 5월 10일까지 박여숙화랑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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