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주 변호사

창조론, 진화론 중 어느 이론이 타당한가? 나는 두 이론 모두 옳다고 생각한다. 장님이 코끼리를 묘사할 경우 뒷다리를 만진 사람, 긴 코를 만진 사람, 등 위에 올라타고 만진 사람에 따라 그 모습은 달리 묘사될 것이다. 진화론과 창조론 중 어느 이론이 옳고 어느 이론이 그르다고 흑백논리로 양자택일할 것이 아니라, 장님이 묘사한 각 부분을 조합하여 전체적인 코끼리의 모습을 그림이 타당하듯, 두 이론의 타당한 측면을 조합하고 두 이론 중 문제가 있는 부분은 짚고 넘어가며 진상을 규명함이 과학적 태도라 생각된다.

1950년대 미국의 유명한 과학자 뭘러는 수십억 년 전의 척박한 지구 환경에서 대기 중의 산소와 이산화탄소, 수분과 번개 등 전기 현상이 결합하여 우연히 단백질로 이루어진 단세포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진화에 의해 고등생물로 발전한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실제로 실험실에서 태초의 지구 환경과 비슷한 인위적 환경을 조성하여 단세포를 만들어낸 후 그 결과를 사이언스 학술지에 싣고 진화론의 타당성을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후 그는 자신의 이론에 중대한 과오가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 인간의 몸에는 약 100조 개의 세포가 있는 데 그 하나하나의 세포에는 유전자 정보가 존재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인간이나 각종 동물은 세포에 존재하는 이 유전자 정보 -DNA, RNA-에 의하여 번식과 재생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실험실에서 조성한 태초의 지구 환경에서 우연히 유전정보까지 입력되어진 단세포가 만들어질 수 있는 확률은 10167600만 승 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10167600만 승이라는 숫자는 거의 무한대에 해당하는 수이므로 사실상 0라는 이야기이다. 그는 겸허한 자세로 자신이 20여 년 전에 발표한 이론을 수정하는 취지의 논문을 다시 같은 과학 학술지에 기고하였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동안 과학적이라고 믿었던 이론, , 우연히 태초의 지구 환경에서 단세포가 태동하고 이것이 계속 진화하여 고등동물이 생겨났다고 하는 주장이야말로 진실일 확률이 0에 가깝다는 점에서 이는 과학이 아니라 허황된 신앙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창조론, 진화론 중 어느 이론이 타당한가? 우리는 어느 이론은 옳고, 어느 이론은 그르다고 배척할 것이 아니라 두 이론의 타당성을 종합하여 그 진상을 규명하여야 할 것이다. 다만, 진화론은 태초의 생명체 태동에 대하여는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결정적 오류가 있으므로, 진화는 가능하되 종 내에서만 가능하고 종을 뛰어넘거나 이를 초월한 진화는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이 우주 만물을 창조하고 지금도 허공중에 매달린 수십억 톤의 땅덩어리, 지구를 24시간마다 돌리고 15천만 km 전방의 태양에서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수천억 배의 위력으로 핵폭탄을 작열시켜 우주 삼라만상을 먹여 살리시는 하느님의 존재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면, 창조론을 받아들일 수 있고 종 내에서의 진화 현상도 자연과 환경의 변화에 순응하여 부분적인 변화를 일으키게 하시는 하느님의 창조 현상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렇게 본다면 창조는 태초에 이루어진 과거의 현상이 아니라, 지금도 그리고 미래에도 진행 되어지는 진행형 현상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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