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입맛에 맞춘 제품개발로 경쟁력 구축

그 시절에는 주전부리 하나에도 어머니들의 지혜와 건강을 생각한 철학이 담겨 있곤 했다. 가을에 수확해 겨우내 먹었던 대표적 과일인 ‘감’은 풍부한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어 자칫 추운겨울 동안 손실 될 영양의 균형을 맞춰줘 즐겨먹곤 했다. 특히 감은 과일 자체로도 즐겨 먹었지만 홍시나 곶감 등으로 만들어 저장고에 넣어놓고 먹을 수 있도록 준비했었다.
가을에 수확한 감을 깍아 가을 햇볕에 잘 말려 만든 것이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먹는 곶감이다. 언뜻 보면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무엇이든 정성 없이는 소중한 무엇을 얻을 수 없듯 좋은 곶감을 만들기 위해 들였던 우리 어머니들의 정성도 작은 것이 아니었다.
예전에는 가을이 깊어 가면 시골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풍경이었지만 사회가 발전하면서 곶감을 만드는 공장이 생기고 생산도 대량화 되는 변화를 겪었다. 그러나 그 예전 우리네 어머니들이 만들어주시던 그 맛만은 고이 간직하고 있으니 어른이 된 그 시절의 개구쟁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곶감 생산지로 유명한 상주에 가면 최고의 품질과 맛을 자랑하는 곶감을 만나볼 수 있다. 상주둥시곶감영농조합에서 생산하는 둥시곶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95년 처음으로 조합이 설립된 이후 좋은 감을 가지고 최고의 곶감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온 결과 이제는 전국어디에서고 최고의 곶감하면 둥시곶감을 떠올릴 정도로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 1개동에 만여개씩 총 100여 개의 동에서 생산되고 있는 상주둥시곶감은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도 그 맛을 인정하는 명실상부한 브랜드 파원 1위를 자랑하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곶감을 만나다
현재 조합을 이끌어 가고 있는 김규식 대표는 30세 라는 약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품질제일주의의 정도경영을 실천하며 업계 1위의 자리를 지켜나가고 있다. “제가 중학교에 재학하던 때부터 아버지가 곶감 사업을 시작하셨습니다. 제 인생의 절반을 곶감을 보면서 자란 것이지요.” 그는 군을 제대한 후 바로 아버지의 일을 도와드리며 착실히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성실함을 눈여겨보신 아버지는 4년전 아들에게 대표직을 물려주며 젊은 영농인으로 성장할 아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둥시곶감이 이렇게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시대의 흐름에 맞춘 품질의 개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재 조합에서 생산되고 있는 곶감의 종류는 건시와 반건시 두 종류. 예전부터 사람들이 즐겨먹던 곶감의 종류는 건시다. 그런데 건시의 경우 곶감이 너무 딱딱하다는 단점이 있어 치아가 좋지 않은 노인이나 어린이가 즐기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반건시 된 곶감은 수분함유량이 높아 과육이 부드럽고 맛도 뛰어나 아이들과 노인들이 즐기기에도 부담이 없다고 한다. 현재 반건시 곶감은 웰빙곶감으로 불리며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제품개발과 함께 둥시곶감이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바로 곶감을 포장하는 방법. 현재 조합에서 생산되고 있는 둥시곶감은 처음으로 곶감을 낱개로 포장하는 기술을 선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이렇게 제품의 맛을 생각하는 포장법도 소비자들에게 큰 각광을 받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함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포장은 선물용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이쁘게 되어 있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 처음으로 곶감을 낱개로 포장해 선보인 둥시곶감은 깔끔한 포장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둥시감은 둥시곶감 맛의 원동력
둥시곶감이 최고의 품질을 자랑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보다 곶감을 만드는 원료인 감에 있다. 특별히 엄선된 감나무를 통해 재배된 감을 가지고 상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둥시곶감에는 두 배의 정성과 손길이 필요하다. “둥시곶감은 감의 품종 중에서 둥시품종에서 생산된 감을 가지고 만들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것입니다. 이 품종은 다른 품종에 비해 곶감을 만들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감의 중요성이 큰 만큼 조합에 소속되어 있는 50여명의 조합들도 특별히 감나무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보여 조합을 이끌어가고 있다.
같은 둥시품종에서 생산된 감이라도 해도 그 안에서도 품질의 등급이 매겨지는 것은 피할 수가 없다. 곶감도 그런 등급의 결정에 따라 최상품과 중간급의 상품이 나누어진다. “과수의 경우 그 크기에 따라 등급이 나누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크기에 따라서 가격대의 차이가 만만치 않게 벌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곶감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큰 감으로 만들어진 곶감은 최상품으로 분류되고 맛에 있어서도 그 어떤 종류보다 높은 만족감을 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상주둥시곶감영농조합법인에서 생산되고 있는 곶감의 상품종류는 30여 가지에 이른다. 생산되는 양만해도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1개동에서 총 만여개의 곶감이 생산되는데 현재 100여 개가 넘는 동에서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렇게 생산된 곶감은 우체국 쇼핑과 쇼핑몰을 통해 전국의 소비자에게로 전달된다.

▲ 젊은 영농인의 한 사람으로 우리농업의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김규식 대표.
국산시장의 저력을 보여주다
전세계간 무역의 경계가 모호해 지면서 많은 분야에 있어서 중국산 제품이 물밀듯이 밀려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곶감도 그런 흐름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다른 제품들에 비해 곶감은 점차 수입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원산지표시가 잘 되어 있지 않고 포장상태도 좋지 않아 위생상태도 장담할 수 없는 제품들이 많습니다.” 국산곶감과 중국산 곶감은 대표적인 몇 가지 차이점을 보이는데 국산의 경우 과육이 탄력이 있고 꼭지부위에 껍질이 아주 적게 붙어 있는 특징이 있는 반면에 중국산은 과육이 딱딱하고 곰팡이가 많이 발견되는 등 국산과는 반대되는 차이점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의 농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상주둥시곶감은 그런 농업인들에게 농업의 성공적인 롤 모델의 제사하며 한국농업의 브랜드 파워를 과시해 부러움을 사고 있기도 하다.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변화시킨 상주둥시곶감영농조합의 저력이 앞으로의 그들의 미래기 기대되는 이유다.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