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_시사매거진)

[시사매거진 제 264호=박희윤 기자] 미래통합당을 비난하던 더불어민주당 역시 ‘정치 현실’을 이유로 사실상의 비례 위성 정당을 만들고 국회의원을 파견해 비례 순번을 앞당기는 꼼수로 맞섰다. 여기에 여권의 또 다른 위성 정당을 자처하는 열린민주당까지 출현했다. 안에서는 전혀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밖에서 볼 때는 모두 같은 색으로 보일 뿐이다. 총선을 앞두고 한국 정당정치의 추한 몰골이 더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열린민주당 손혜원(오른쪽), 정봉주 최고위원이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열린민주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토크쇼를 마친 뒤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정 전 의원과 손 의원은 이 자리에서 총선 불출마를 재차 확인하며 총선 승리 뒷받침에 적극 나설 것을 다짐했다.(사진_뉴시스)

 

열린민주당의 창당

지난달 8일 더불어민주당에서 총선 후보 부적격 판정을 받았던 정봉주 전 의원이 창당을 주도한 비례대표 정당인 열린민주당이 공식 창당했다. 열린민주당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당원 및 관계자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총선 후보 부적격 판정을 받은 뒤 열린민주당 창당을 선언한 정 전 의원과 열린민주당 합류 의사를 밝힌 민주당 출신 무소속 손혜원 의원 등이 참석했다.

열린민주당은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6월 민주항쟁, 2016년 촛불혁명과 함께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신의 계승·발전'을 기치로 한다. 당색은 민주당 계열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노란색을 섞어 선보였다.

창당준비위원장이자 김대중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이근식 전 장관은 개회사에서 “오늘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추진개혁 과제를 중단 없이 완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선언했다.

이어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것은 기존 정치의 벽을 허무는 것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열린민주당은 더 열린 민주주의를 실현해나가기 위한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금까지 구축하지 못한 정치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또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추진개혁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시민의 힘을 모으고 총선에서 승리해나갈 것”이라며 “열린민주당은 더 큰 민주당이다. 진보개혁 세력의 새로운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열린민주당은 이날 창당대회에서 당명과 기본정책 및 당헌제정, 당대표 선출, 최고위원 지명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당대표는 이근식 창당준비위원장이 추대됐다. 이 신임 대표는 “저 부족한 이근식은 여러분들의 당대표 추대 결의를 겸허하게 받든다”며 “21대 총선은 우리나라가 미래로 나아가느냐, 과거로 되돌아가느냐 하는 중차대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국정농단에 책임이 있는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살짝 옷을 갈아입으면서 미래한국당이라는 비례용 꼼수정당을 만들었다”며 “국정농단 세력과 특정 보수세력이 제1당이 되는 것을 우리는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다만 일각에서 열린민주당 창당을 범진보 진영의 분열로 보는 시각을 우려한 듯 “도로 새누리당 세력으로 뭉치려는 적폐 집단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민주 진영의 각성과 결집이 더 급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강조했다.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정 전 의원과 손 의원 등 4명이 지명됐다. 정 전 의원과 손 의원은 이 자리에서 총선 불출마를 재차 확인하며 총선 승리 뒷받침에 적극 나설 것을 다짐했다.

손 의원은 “제가 다시 말하지만 저는 출마 안 한다. 제가 안 하는 대신 공천을 맡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비례정당의 특성을 갖고 확실한 전문성의 기반에서 활동할 수 있는 사람들이 올 수 있도록 공천 업무를 맡을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의원은 “솔직한 얘기로 정치인이기 때문에 인간적으로 욕심이 다시 나더라”면서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은 오늘 촛불혁명세력 비례대표 단일화를 위한 연합정당 참여를 전 당원 투표에 부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현 선거법은 거대정당의 선거에서 얻는 불공정한 이익을 최소화하고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을 촉구하기 위해 민주당이 손해를 무릅쓰고 만든 개혁선거법”이라며 “그러나 미래통합당은 페이퍼 위성정당을 만들어 소수당에 돌아갈 의석을 도둑질하는 반칙을 저지르고 있다”고 통합당을 비판했다.(사진_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연합정당 참여 투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오늘 촛불혁명세력 비례대표 단일화를 위한 연합정당 참여를 전 당원 투표에 부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현 선거법은 거대정당의 선거에서 얻는 불공정한 이익을 최소화하고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을 촉구하기 위해 민주당이 손해를 무릅쓰고 만든 개혁선거법”이라며 “그러나 미래통합당은 페이퍼 위성정당을 만들어 소수당에 돌아갈 의석을 도둑질하는 반칙을 저지르고 있다”고 통합당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우리 당은 연합정당에 참여하면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의석을 하나도 추가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앞 순위는 소수정당에 다 배정하고 뒷 순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선거법상 얻을 수 있는 의석에서 하나도 더 얻을 생각이 없다. 소수정당 후보에게 앞 순번을 양보하는 희생으로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소수정당이 원내에 진출하도록 돕고자 한다”며 “우리의 목적은 선거법의 취지를 살리고 반칙과 탈법을 저지르는 통합당을 응징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달 오전 6시부터 13일 오전 6시까지 24시간 동안 권리당원 투표를 진행해 78만9천868명 중 24만1천559명 참여, 찬성 74.1%(17만9천96명) 반대 25.9%(6만2천463명)의 결과로 참여를 결정했다.

 

汎與 정치개혁연합의 창당

범여(汎與) 비례대표용 연합 정당 창당을 추진해온 ‘정치개혁연합’이 지난달 15일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정치개혁연합은 친여(親與) 성향 함세웅 신부, 배우 문성근 씨 등이 주도해 만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정치개혁연합에 참여하되, ‘시민을 위하여’, ‘열린민주당’ 등으로 갈라져 있는 범여 비례정당 추진 세력들이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치개혁연합은 이날 오후 서울 사무실에서 열린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당헌과 강령을 채택하고 공동대표를 선출했다. 공동대표는 신필균, 조성우, 류종열 공동 창당준비위원장 3명이 맡았다. 사무총장에는 하승수 창준위 집행위원장이 지명됐다.

류 공동대표는 연설에서 "정치개혁연합을 통해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의 여건을 만들었다"며 "많은 정당이 함께 해줄 것을 부탁한다. 적폐 청산과 촛불혁명 완성, 민주주의가 완성되는 정치개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연합 선택은 ‘시민을 위하여’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17일 비례연합 플랫폼으로 ‘시민을위하여’를 택했다. 이밖에 기본소득당·시대전환·가자환경당·가자평화인권당 등도 합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에 그동안 민주당 외곽에서 비례연합정당을 주도했던 ‘정치개혁연합’은 제외됐다. 정치개혁연합에 참여 의사를 밝힌 미래당·녹색당·민중당 등도 협약 명단에서 빠졌다.

민주당은 ‘시민을위하여’와 손을 잡으면서 당장 비례연합 후보 선출을 위한 시간이 부족해 정당 등록을 마친 곳과 함께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시민을위하여’의 주축은 친문·친조국 성향의 개국본(개싸움국민운동본부)이다. 지난해 ‘조국 수호’를 내걸고 서초동 집회를 주도했던 세력이다.

오태양 미래당 공동대표는 “‘시민을위하여’는 특정 정치세력이 만든 연합정당이라 누가 봐도 민주당의 외곽·산하조직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은영 녹색당 총선대책본부장도 “정치개혁연합이 훨씬 명분이 있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시민을위하여’를 선택한 건 결국 소수정당을 압박하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플랫폼정당 ‘시민을위하여’ 우희종·최배근 공동대표가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가자환경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평화인권당, 더불어민주당 과 함께 "비례연합정당 협약"을 체결하고 6개의 정당이 하나의 비례연합정당이 되었다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정의당이 합류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의석의 공간은 그동안 기성정당만으로는 그 뜻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했던 시민사회의 역량과 목소리를 담아 시민사회의 확장성에 기여할 기회로 삼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오늘부터 21일 정도까지 시민 추천을 받겠다. 추천받은 개혁인사를 엄정하고 전문적으로 심사하고 선정하기 위해 여러 공천심사위원을 따로 모시겠다”고 말했다.(사진_뉴시스)

 

‘더불어시민당’의 출범

지난달 18일 플랫폼 정당 '시민을 위하여'와 더불어민주당이 함께 구성한 4·15 총선 비례대표용 범여권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이 공식 출범했다.

‘시민을 위하여’ 우희종·최배근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17일) 가자환경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평화인권당,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비례연합정당 협약을 체결했다. 6개 정당은 ‘단 하나의 구호, 단 하나의 번호’로 21대 총선 정당투표에 참여할 것”이라며 “당명은 ‘더불어시민당’으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의당이 합류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의석의 공간은 그동안 기성정당만으로는 그 뜻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했던 시민사회의 역량과 목소리를 담아 시민사회의 확장성에 기여할 기회로 삼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오늘부터 21일 정도까지 시민 추천을 받겠다. 추천받은 개혁인사를 엄정하고 전문적으로 심사하고 선정하기 위해 여러 공천심사위원을 따로 모시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의원 파견과 관련해서 최 대표는 “민주당과 관계없이 불출마 의원 중 저희가 개인적으로 요청할 것”이라고 했고, 우 대표는 “10분 정도를 최소한 모실 예정이다. 그래야 미래한국당에 대응한다는 취지가 산다”고 말했다.

정봉주 전 의원과 손혜원 의원이 이끄는 열린민주당에 관해서는 “거기는 독자정당, 하나의 소수정당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고 선거를 치른 뒤 독자정당 체계로 계속 가겠다는 것이기에 우리와는 성격이 완전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열린민주당 손혜원·정봉주 최고위원 및 김의겸 후보를 비롯한 비례대표 후보자들이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열린민주당사에서 열린 공약정책회의에 이야기를 하고 있다. 비례후보 2번인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은 “짧은 기간 동안 열린민주당에 보내주신 시민들의 성원은 그간 마음 속 깊이 갖고 계셨던 열망의 표출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열망을 받아 안아 이 시대가 가장 원하고 있는, 과거로 끊임없이 회귀하려 하는 저항 세력들을 선거를 통해 확실히 심판하겠다”며 “촛불시민의 개혁인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의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비례 4번인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저는 언론개혁 분야에 특별히 관심이 있다”며 “언론인들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언론개혁 분야에서 새로운 개혁안을 만들어내는 데 성심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사진_뉴시스)

 

열린민주당의 비례대표 경선 후보자 발표

열린민주당은 지난달 20일 비례대표 경선 후보자 20명을 발표했다.

열린민주당의 여성 후보로는 강민정 서울시교육청 혁신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 국령애 다산명가 대표, 김종숙 한국복지진흥원 이사, 김진애 전 민주통합당 의원, 변옥경 전 세월호유가족트라우마치유센터 센터장, 이지윤 전 서울시설공단 이사장, 정윤희 책문화네트워크 대표, 조혜영 전 여성신문 편집국장, 한지양 노무법인 하나 대표, 허숙정 전 30기계화보병사단 인사안전 장교 등이다.

남성 후보는 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안원구 전 대전지방국세청장, 조대진 법무법인 민행 변호사,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최강욱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비서관, 황명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특별위원,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등이다.

 

더불어민주당,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명단 선정에 ‘유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은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이 포함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명단 선정에 대해 “열린민주당이 대단히 부적절한 창당과 공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의 공천 절차를 중단하는 것이 옳다”며 공개적으로 유감을 드러냈다.

윤 총장은 “우리당 공천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거나 그런 판정을 앞두고 미리 불출마 선언을 하신 분들, 또는 경선에서 탈락된 분들이 그쪽 20명 예비후보 명단에 들어있는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이란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움직임은 우리가 생각할 때는 우리 당의 시스템 공천 과정에 대한 도전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열린민주당으로 우리 당에 당원이었던 분들이 가고 있는 것에 대해 그릇된 판단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유사비례정당, 문정부 참칭말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시민당의 승리가 곧 민주당의 승리”라며 4·15 총선에서 범여권 비례연합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지지해 줄 것을 공개 호소했다.

이 대표는 “시민당은 민주당이 전 당원 투표를 통해 참여한 유일한 비례연합정당이자, 문재인 정부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비례대표를 배출할 유일한 정당”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국정 운영을 바라는 국민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비례연합 정당”이라며 “일각에서 민주당을 탈당한 개인이 유사 비례정당을 만들었는데 더 무단으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참칭하지 말기를 부탁한다”며 열린민주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어 “민주당은 정당법과 선거법이 허용하는 한도까지 물심양면으로 시민당을 최대한 지원하겠다”면서 “나는 불출마하기에 법률상 시민당에 대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당원과 지지자들도 시민당을 최대한 지원해지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닭 26일 국회에서 더불어시민당 신현영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 등 비례후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더시민은 우리 민주당원들이 선택한 유일한 선거연합”이라며 “일부 탈당하거나 공천 부적격 탈락한 분들이 민주당의 이름을 사칭해 비례 후보를 내는 바람에 여러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고 열린민주당을 겨냥했다. 이어 “여러분도 더시민 의원 30명을 모두 당선시키고 문재인 정부 성공을 돕는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이번 선거에 임해주길 부탁드린다”며 “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는 더시민. 단순한 구호”라고 독려했다.(사진_뉴시스)

 

열린민주당의 지지도 상승...더불어민주당 당혹

열린민주당이 10%가 넘는 비례정당 지지율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더불어민주당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26일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23∼25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18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한 결과 비례대표 정당 가운데 열린민주당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11.6%에 달했다. 더불어시민당을 찍겠다고 밝힌 응답자는 28.9%로 지난주보다 9.1%포인트 줄었다.

리얼미터의 조사를 바탕으로 비례대표 의석 수를 계산해본 결과 열린민주당은 8석을 확보하고 더불어시민당은 17석의 의석을 확보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들을 만나 “‘지역은 민주당, 비례는 더불어시민당’ 단순한 슬로건”이라며 “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을 두 지붕 한 가족, 형제 정당으로 생각하고 법이 허용하는 한 최선을 다해 더불어시민당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민당이 민주당 당원이 선택한 유일한 선거연합”이라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을 비난하던 더불어민주당 역시 ‘정치 현실’을 이유로 사실상의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고 국회의원을 파견해 비례 순번을 앞당기는 꼼수로 맞섰다. 여기에 여권의 또 다른 위성 정당을 자처하는 열린민주당까지 출현했다. 안에서는 전혀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밖에서 볼 때는 모두 같은 색으로 보일 뿐이다. 총선을 앞두고 한국 정당정치의 추한 몰골이 더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걸 조금이라도 낫게 바꾸고자 선거제도를 변경했지만, 결과적으로 더 나쁜 정치가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선거가 아무리 탈법·꼼수의 정치로 얼룩진다 해도, 그걸 바로잡을 수 있는 힘은 결국 유권자들에게 있다. 국회의원 선거의 핵심 판단 기준은 집권세력이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일 테지만, 유례없이 혼탁했던 비례 위성정당 문제에 대해서도 유권자들이 분명한 심판을 내려주길 바란다. 어느 때보다 냉정하게 판단하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평가하는 21대 총선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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