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부경찰서 오라지구대순찰2팀 순경 이지환

[시사매거진/제주=김연화 기자] 지구대 실습을 시작한 지 약 두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처음 순찰차를 타고 지구대 관내를 순찰하던 중 벚꽃 길로 유명한 ‘전농로’에서 3월에 열리는 벚꽃 축제 이야기를 들었을 땐 내심 걱정과 설렘이 가득했던 기억이 난다.

예년보다 일찍 벚꽃도 만개하고, 춘분[春分]이 지난 지 벌써 열흘이 지났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불리는 COVID-19의 대유행은 아직까지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닌 전세계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4월 2일 기준으로 제주에서 총 9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하며 전염병에 대한 도민들의 우려가 증폭되며,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동참하자는 목소리 또한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제주왕벚꽃축제’를 비롯해 매년 봄 제주에서 열리던 각종 축제들은 취소되었으며, 주요 관광지 또한 임시휴관 및 휴무 조치를 한 상태이다.

지구대에서 또한 상황의 중대성을 고려하여, 확산 초기 지구대를 방문한 민원인들에게 손 소독과 발열 체크를 수시로 함과 동시에 마스크 착용에 대해 홍보했으며, 순찰 중 마주치는 주민들에게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내용과 함께 코로나 감염 방지를 위한 행동수칙에 대해 최대한 많은 홍보를 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러나, 관내 순찰 중 종종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e)’ 혹은 ‘물리적 거리두기(physical distancing)’ 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봄 정취를 느끼러 나온 많은 인파들을 마주하게 된다. 봄 정취를 느끼려는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선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뛰어 노는 어린 아이들, 산책하시는 어르신 분들을 만나게 되면 혹시나 하는 무거운 마음이 들면서도 어떤 것도 강제할 수는 없기에 안타까운 마음을 안고 근무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이 모든 걱정들이 기우처럼 느껴질 정도로 온정 넘치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고사리 손으로 직접 쓴 편지를 주변 파출소에 두고 가는가 하면, 자기 쓰기도 모자란 마스크를 하나둘 모아 몰래 놔두고 가는 이웃들의 사례를 볼 때면 마치 제 일인 것처럼 깊은 감명을 받으며 힘이 나곤 한다.

한 때, 코로나 대응 실패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도 묵묵히 감내하며 확진자들을 찾아내고, 치료하는 일에 몰두하며 온 국민이 감염병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 있는 ‘참 이상한 나라’는 현재 코로나 대응 모범국으로 국제 표준국이 되어 가고 있다. 유난히 길었던 겨울이 아직 남아 있는 느낌이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간단한 행동 지침 준수로 ‘코로나 시국’에 하루 빨리 마침표를 찍을 날이 오길 희망한다. 오늘도 코로나로 인해 힘들어하는 국민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희망하며 외쳐본다. 힘내라 대한민국! 힘내라 제주!

[제주 동부경찰서 오라지구대 순찰2팀 순경 이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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