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동부경찰서 오라지구대순찰 2팀 순경 이지연

[시사매거진/제주=김연화 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 세계가 이동제한 및 자가 격리 등,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분위기가 사회 전반적으로 조성되면서 요즘 112 신고 출동 양상도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이전보다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가정폭력 현장에 나갔다 지구대로 돌아오는 길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변화된 사회의 모습의 이면을 마주하게 되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앞선다. 가정폭력 신고 현장에 출동해 보면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발생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난이 극심해지고 생활고가 가중되면서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술에 의지한 채 해소하려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또한 가치관이 서로 다른 가족 구성원들과 가정이라는 한 울타리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소한 시비와 스트레스로 인한 갈등이 폭언, 폭력으로 이어지면서 발생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여성가족부에서 발표한 ‘2019년 가정폭력 실태 조사’에 의하면 폭력 등 신체적 폭력보다 오히려 폭언 및 위협에 의한 정서적 폭력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이 무심코 가족에서 한 욕설, 폭언 등이 정서적 폭력 즉, 가정폭력에 해당됨을 인식해야 함에도 자기 자신만의 스트레스를 가족 구성원들에게 해소하려는 행위가 가정폭력을 부르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에 따라 이전보다 가정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족이니깐 다 이해해주겠지.’라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가족들과의 대화를 통해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가정폭력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두가 어려운 현실에서 가정폭력 없는 소중한 가족 구성원을 이루는 것이야 말로 정부와 지자체에서 범국민적으로 추진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소중한 나의 가족이 행복해지는 길... 가정폭력에 대한 올바른 인식 전환으로 이해와 배려를 통해 근절되길 희망해본다.

[제주동부경찰서 오라지구대 2팀 순경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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