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 벤야민과 도시 산책자의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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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 벤야민과 도시 산책자의 사유
  • 여호수 기자
  • 승인 2020.03.1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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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눈으로 현대성의 원천을 읽어내다.
저자 윤미애 | 출판사 문학동네
저자 윤미애 | 출판사 문학동네

[시사매거진=여호수 기자]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1892~1940)은 독일 출신의 유대계 언어철학자, 번역가, 문화 평론가이자 사상가로 지난 20세기 문화철학과 예술 사회학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사상가이자 현대 미디어 이론의 정초자다. 그는 한때 20세기 독일어권 최고의 비평가로 꼽히며 '계몽', '역사철학의 테제'등의 저서를 집필하였다.

30년 이상 발터 벤야민을 꾸준히 연구하며 국내외 학계와 독자, 대중에게 소개해온 독문학자 윤미애 교수의 첫 단독 벤야민 연구서가 출간되었다.

그간 국내에 벤야민의 저작 대부분이 소개되어 있고 그의 생애와 사상을 밝히는 연구서 역시 적지 않게 출간되어 있는 상황에서, 저자는 한국 연구자로서 새로운 화두로 벤야민의 사유 지도를 펼쳐 보이고자 고민했다.

그리하여 벤야민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수많은 키워드 가운데 '도시 산책과 도시 관찰', '자본주의 태동기의 도시’, '도시에서 보낸 유년시절에 대한 회상' 등을 골자로 삼고, 벤야민 특유의 파편적이고 사변적이며 양가적인 사유를 섬세하고 중층적으로 분석해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산책자fláneur'라는 화두를 들고 발터 벤야민의 뒤를 밟아, 자본주의에 물들기 시작한 19세기의 파리와 20세기 초의 베를린을 배회하며 상품 물신과 환등상이 지배하는 현대 세계를 사유한다.

책은 벤야민의 파편적 글쓰기, 서로 무관해 보이는 듯한 역사와 세계의 배열 등 사변적으로 읽히기 쉬운 그의 글을 있는 그대로 늘어놓거나 펼쳐 보이는 대신, 현대 사상가의 세계를 연구하는 소장학자의 겸손하고 성실하고 현재적인 자세로 차근차근 베일을 벗겨내듯 섬세하게 접근한다.

저자는 벤야민 글쓰기의 특징인 파편화를 너무 강조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며, 양가적인 요소와 변증법적 요소를 하나씩 짚어가며 벤야민 독해라는 역사적 경험의 한가운데로 독자를 이끈다.

이런 관점은 발터 벤야민이라는 사상가에게 매력을 느끼고 알고 싶었지만, 쉽게 다가가기 어려워했던 독자들에게 중요한 등불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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