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없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사진_서봉섭 기자)

[시사매거진 제263호=박희윤 기자] 설훈 국회의원은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사학과 재학 도중 유신 반대 시위와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에 관련되어 모진 고문을 받기도 했다.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로 정치를 시작했으며, 현재 4선의 국회의원이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다. 5.18민주화운동 피해자로 인정되어 5.18 유공자로 선정되었고 유공자로서 받은 보상금 전액을 전남 담양 특성화 고교인 한빛고에 전액 기부하기도 했다. 2004년에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며 혼자서 무기한 삭발·단식투쟁을 진행하는 행동을 보여주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아생전 ‘행동하는 양심’을 강조했기 때문에 그 뜻을 이어 ‘힘없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 정치적 사명이라고 말하는 설 의원을 만나 현재의 정치 상황과 미래를 들어보았다.

설훈 국회의원이 지난해 8월 16일 오전 서울시청 시민청 시민플라자에서 열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사진전에서 회고사를 하고 있다. 이날 설 의원은 “진정 김 대통령을 애도한다면 고인의 뜻을 되새겨야 할 것”이라며 “민주주의에 대한 열정, 서민에 대한 사랑, 평화적 남북관계에 대한 신념을 오롯히 계승해야 한다”고 밝혔다.(사진_뉴시스)

동교동계의 막내로 불린다. 김대중 대통령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본인이 본 김대중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님을 ‘인동초’라고 표현하는데, 인동초는 엷은 잎 몇 개로 모진 겨울을 견뎌내는 강인한 풀이다.

한평생 민주주의와 인권, 남북 평화와 화해 협력을 위한 길을 일관되게 걸어오신 대통령님의 일생은 그야말로 도전과 응전의 역사였다. 독재 정권 아래 가택 연금을 당한 시간이 6년 반, 감옥에서 보내신 세월이 5년 반, 내란음모죄, 사형선고 등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으시고 모든 과정을 이겨낸 한국 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위대한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김대중 대통령님의 비서로 정치를 시작해 그 곁에서 많은 정치적 가르침을 받았다. 김대중 대통령님은 저의 영원한 스승이자 인생 멘토로 특히 살아생전 마지막까지 ‘행동하는 양심’을 강조하셨고, 그 뜻을 이어 힘없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 제 정치적 사명이 되었다.

또 김대중 대통령님은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의 일관된 길을 걸으셨으며 결국, 6.15 남북공동선언으로 민족의 새 이정표를 세우셨다. 대립과 분열의 시대를 마감하고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활짝 연 최초의 대통령이다. 저도 김대중 대통령님의 유지를 받들어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해 계속적인 노력을 해오고 있다.

남과 북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 개선 방향은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상태가 지속되면서 이와 맞물려 남북관계도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남북 정상이 세 차례나 정상회담을 하고, 역사적인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도 개최되는 등 큰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 교착상태인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해 나가야 한다. 북핵 문제를 비롯해 한반도 평화를 주도적으로 만들어가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우리 정부도 그간 북미 관계 진전 속도에 맞춰 한 발 뒤에서 움직여 왔는데, 현재는 한반도 평화의 운전자로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유엔 제재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제재 대상이 아닌 개별 관광 추진 등을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우리 측 발생 현황 등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겠지만, ‘코로나19’의 방역도 남북 협력이 필요하다. 정부가 북한 동향을 파악하면서 남북 방역 협력 추진 방향 등을 모색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 수습 이후 북한이 그간 외국인 관광 중단 등으로 입은 피해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유엔 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남북 협력을 할 수 있는 ‘북한 개별관광’이나 ‘남북 철도연결’ 등 주요 남북 협력 사업에 호응해 올 가능성이 있다.

올해는 6.15 공동선언 20주년, 8.15광복 75주년으로, 민간 차원에서도 남북이 머리를 맞대야 할 사안이 산적해 있다. 민간과 당국, 정치권까지 한반도 평화를 주도적으로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꾸준히 북과 소통하고 관계 개선을 위한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설훈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검찰공정수사촉구 특별위원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설 의원은 검찰공정수사촉구특위 위원장으로 “울산 사건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가 사건의 본질이다. 검찰이 ‘하명수사’ 프레임을 짜고 수사를 진행하고 13명을 무더기로 기소하기에 이르렀는데 검찰 공소장은 검찰의 의견서일 뿐이다. 그럼에도 공소장을 근거로 야권에서 문재인 대통령탄핵 주장까지 하는 등 검찰의 공소사실이 마치 진실이고 사실인 양 호도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사진_설훈 의원실)

공소장 공개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공소장 공개에 대해 ‘왜 지금이냐’, ‘오비이락이다’는 비판이 있었다. 충분히 그런 비판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간 검찰의 피의사실 유포, 재판 전에 공소장이 공개되는 관행으로 공정하게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되는 등 많은 문제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시점의 문제를 지적할 순 있지만, 검찰개혁 차원에서 방향은 옳다고 생각한다.

검찰공정수사촉구특위 위원장을 맡으며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한 바도 있지만, 울산 사건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가 사건의 본질이다. 검찰이 ‘하명수사’ 프레임을 짜고 수사를 진행하고 13명을 무더기로 기소하기에 이르렀는데 검찰 공소장은 검찰의 의견서일 뿐이다.

그럼에도 공소장을 근거로 야권에서 문재인 대통령 탄핵 주장까지 하는 등 검찰의 공소사실이 마치 진실이고 사실인 양 호도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소장에서 대통령을 35번이나 언급하는 등 공소장에 대통령이 선거개입에 관여했다는 인상을 주려는 표현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 선거가 코 앞인 시점에서 피고인도 아닌 대통령을 공소장에서 언급한 것부터가 정치적 목적을 드러낸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

민주당 공천과 관련해 잡음이 있는데

지금까지 30년 넘게 정치를 하면서 다른 사람보다는 많은 공천을 경험했다. 지난 시절 공천 시기만 되면 전쟁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릴 정도로 정말 엄청난 소동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당헌 당규에 규정된 시스템 공천이기 때문에 비교적 조용한 상황이다.

지난 20대 공천에서 이해찬 대표와 제가 공천을 못 받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저는 경선을 거쳐 공천을 받게 되었고 이해찬 대표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그래서 그런 아픔을 알기 때문에 지금의 시스템을 갖추었고 전략공천에 대해 부분적인 반발도 있지만 원칙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광복절 74주년을 맞은 독립운동가 후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지난해 8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아베 정부 경제침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칠승, 이용득, 송옥주, 설훈, 우원식, 박찬대 의원. 설 의원은 “우리 정부의 외교적 해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 아베 정부는 결국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시행했다”라며 “일본 정부에 이에 대한 강력한 유감과 항의의 뜻을 전달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 “일본은 넘지 못할 산이 아니라 언젠가 넘어야 하고 넘을 수 있는 산”이라며 “제2의 독립운동의 정신을 발휘해 정부, 정치권은 물론 기업과 국민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 일본의 경제 보복 사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사진_뉴시스)

현재 지역구의 현안과 해결방안은

부천 상동지역에 한국전력의 특고압 송전선로 매설 문제가 있다.

한전은 광명시 영서변전소에서 인천시 부평구 신부평변전소까지 17.4km 구간에 345kV의 초고압 송전선로를 매설하는 공사를 추진했다. 다른 구간은 고압선이 지나가는 터널인 ‘전력구’를 지하 30~50m 깊이에 뚫지만 부천 상동부터 인천 부평구 삼산동까지 2.5km 구간은 지하 8m 깊이에 전력구를 뚫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40m 깊이에 특고압을 매설하겠다고 했으나 입장을 바꿔 기존 154kV가 매설되어 있는 8m에 깊이에 345kV 특고압을 추가로 매설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는 전자파 위험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으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특히 초·중·고등학교 등 전자파의 위험성에 취약한 학생들이 다니는 통학로와 학교 근처를 특고압선이 지나고 있어 학부모들의 우려가 매우 높은 상황으로 한전은 기존에 주민과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

또 부천 상동 영상문화단지 개발 문제가 있다.

부천시는 상동 일대 38만2천㎡ 부지에 융·복합 영상문화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계획에 따르면 해당사업지역에는 아파트 5000세대, 오피스텔 2000세대 등 총 7000세대가 들어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영상문화단지 매각안’이 부천시의회에 상정됐지만 지난 1월 20일 부결되었다.

안 그래도 교통체증이 심한 지역인데 대단위 주거단지가 들어오게 되면 교통 정체가 더욱 심해질 것이고 기존 상권 침해에 대한 우려와 기존 거주민들이 소외되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 만큼 주민공청회 등 보다 폭 넓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결정을 해야 한다. 서울 가까운 수도권 인근에 이 정도 넓은 부지가 거의 없는 만큼 희소성은 충분하기 때문에 바로 앞을 바라보는 것보다는 부천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본 기업을 유치하는 등 취지대로 개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만약 5선의 국회의원이 된다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그동안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왔다. 청년 시절에는 박정희·전두환 독재 정권에 대항해 싸웠고 민주화 이후에는 국회의원으로서 우리나라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노력했다. 특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전례 없는 민주주의 위기를 맞았을 때도 누구보다 앞장서서 민주주의 가치 회복을 위해 힘썼다.

이제는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통일 준비에 매진하여 새로운 도약의 시대를 열고자 한다. 최근 북미관계가 경색됨에 따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막혀있는 상황인데, 대북개별관광, 개성공단 재개 등 우리 정부의 주도적인 역할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1대 국회에서 70년 갈등의 역사를 끝내고 남북 평화를 이끌어 한민족 공동 번영의 전기를 마련하고 싶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사진_서봉섭 기자)

하고 싶은 말

코로나 19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을 맞아 정부와 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총력대응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집권여당 지도부로서 국가적 방역체계를 확립해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정부를 믿고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켜주시기 바란다. 21대 국회에서 특고압 및 상동 영상문화단지 등 부천지역 현안을 해결하고 미래 산업 구상을 통해 부천 발전을 이뤄내고자 한다.

또 교육, 문화, 복지, 안전 등 주민 맞춤형 정책을 추진해 주민이 행복한 부천, 든든한 부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주민들과 부천의 내일을 함께 만들어 갈 것이다.

또 남북 담당 최고위원으로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적극 뒷받침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남북평화를 이끌어 이를 통해 한민족 공동번영 비전을 제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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