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T, FAT, ACID, HEAT
훌륭한 요리를 만드는 네 가지 요소

저자 사민 노스랏 | 옮김 제효영 | 출판사 세미콜론

[시사매거진=여호수 기자]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의 평범한 학생이 있었다. 그는 7개월 동안 돈을 모으고 복잡한 예약 시스템을 공부한 끝에 전설적인 레스토랑 ‘셰 파니스(Chez Panisse)’의 테이블 예약에 성공한다.

꿈에 그리던 ‘셰 파니스'의 가던 날, 그는 그동안 모은 동전과 지폐를 은행에 가서 빳빳한 지폐로 바꾸고 가장 좋은 외출복을 차려입었다. 기대했던 식사는 두말할 것 없이 훌륭했고 디저트로 나온 초콜릿 수플레는 그에게 강력한 감동을 주었다.

그는 곧바로 이력서를 쓰고 무작정 레스토랑을 다시 찾아가 작은 일이라도 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다음 날부터 바닥 청소를 하고 접시를 치울 수 있었고, 몇 주 후 요리사들을 조르고 졸라 주방 일을 도우며 메뉴 회의 등에 참석하면서 그는 요리계에 입문했다.

이 평범한 대학생은 아마존 도서 요리 분야 1위를 지키고 있는 베스트셀러이자 2019년 타임지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인 사민 노스랏이다.

음식을 대할 때 혀와 코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귀도 기울일 수 있는 사람, 맛있는 음식을 위해 새로운 도전과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그의 수십 년간의 전문적 경험을 단 네 가지 요소로 정리하는 새로운 개념의 요리책이 한국어로 출간되었다.

책 ‘소금, 지방, 산, 열’은 제목대로 소금, 지방, 산, 열만 제대로 알면 레시피 없이도 누구나 어떤 음식이든 만들 수 있고 심지어 맛있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쓴맛을 최소화하고 단맛의 균형을 잡는 ‘소금’, 풍미를 강화하고 질감을 형성하는 ‘지방’, 음식의 균형을 잡는 ‘산’, 다양한 풍미와 질감의 변형을 일으키는 ‘열’.

사민 노스랏은 요리의 기본적인 원리를 친절하게 알려주고, 음식을 보다 맛있게 만드는 네 가 지 요소를 심도 있게 파헤친다.

책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에서는 소금, 지방, 산, 열 개별의 특성을 하나하나 자세히 소개한다. 단순한 이론 위주의 따분한 설명이 아니라, 작가가 직접 주방에서 혹은 수업을 들으며 보고 듣고 겪은 일화를 곁들여 알기 쉽게 풀어낸다.

2부에서는 1부에서 설명한 것들을 토대로 실전에 응용하는 길잡이가 되어 줄 활용도 만점 레시피와 각종 권장 사항이 정리되어 있다. 일반적인 요리책에서 레시피를 소개하는 방식과는 달리, 소금, 지방, 산, 열을 설명하면서 밝힌 원칙과 교훈이 반영된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제안하는 레시피는 하나의 권장 사항으로 삼고 요리하는 사람의 미각이 최종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앞서 설명한 네 가지 요소를 완벽히 이해하면 요리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고, 주방에서 우리가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궁극적인 목표는 레시피 없이도 즉흥적이고 창의적인 요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에 있지만, 그런 직감을 익힐 때까지 도움을 줄 100여 가지 필수 레시피는 물론, 수십 가지의 변형 아이디어도 친절하게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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