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 음란서생들의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를
해학적으로 거침없이 풀어낸 큰글자판版 육담

저자 이원규 | 출판사 지성사

[시사매거진=여호수 기자] 육담(肉談)의 사전적 의미는 남녀 간의 색정이나 성생활 등과 관련된 비속한 이야기로 주로 성(性)에 관한 소재로 꾸며진 민담이기에 외설담이라고도 한다.

신작 ‘육담’은 오랜 옛날부터 한민족 사이에서 구전되어 온 육담을 채록해 모은 책이다. 육담(肉談)은 하위문화로 치부돼 오면서도 그 생명력 하나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민속학 분야에서 유력한 학자들과 기자 출신인 저자들이 중국 조선족까지 탐방하며 사투리 섞인 서민들의 이야기들을 모으고 각 이야기들이 갖는 의미를 밝혔다.

초장에서 소설가 김주영이 육담의 개념과 현재에 갖는 가치를 이야기하고, 채록한 육담들을 각 지역별로 분류하여 지방마다의 특색이 잘 드러나도록 구성했다.

육담의 내용이 다소 부도덕하거나 성의 불평등을 담고 있다 하더라도, 말하는 사람도 웃기려 하고 듣는 사람도 그저 웃으며 일시적인 카타르시스를 얻으려는 것뿐 저의나 악의는 없다. 조선족들은 이런 육담을 '고기 이야기'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육담은 남녀의 성(性)에 관한 금기의 가치들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카타르시스를 얻는 서민들의 이야기이다.

이번 신작은 도시화가 진행되고 농촌공동체가 무너지면서 육담 채록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 귀한 가치를 갖는 책이다.

1998년에 처음 나온 책의 개정판으로 특별히 큰 글자책으로 제작되었다. 큰 글자책은 시력을 문제로 독서에 대한 관심과 활동이 떨어지는 어르신들을 위해 일반도서에 비해 글자 크기를 키운 책이다.

지성사의 큰 글자책인 ‘어르신 이야기책’은 단순히 글자 크기만 키운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의 살아 있는 기억 인자를 활성화하고 회상 작용을 유도하는 글과 그림으로 채워져 있어 품위 있고 건강한 노년을 위한 필독서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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