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테뉴 ‘수상록’이 말하는 나의 삶을 사랑하는 10가지 방법

저자 이승연 | 출판사 초록비책공방

[시사매거진=여호수 기자] 몽테뉴는 16세기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사상가이고 문학가이다. 그는 종교 전쟁의 광풍이 휘몰아치던 절대왕정 시대를 살았다.

내전으로 사회질서가 무너지고 지배욕과 그것을 통해 얻는 자기 우월감이 팽배하던 그 시절, 몽테뉴는 집필을 시작해 20여 년이란 긴 세월 동안 자신의 모든 희로애락과 삶의 디테일이 담긴 ‘수상록’을 써내려갔다. ‘수상록’의 원제는 ‘시험, 시도, 경험’이라는 뜻의 ‘에세(Les Essais)’로 ‘에세이’라는 글쓰기의 원조이다.

가톨릭교회 금서 목록에 200년 동안 포함되었던 몽테뉴의 ‘에세’는 인간의 본질을 탐구한 최고의 책이자, 평생을 두고 읽을 만한 최상의 책이라는 찬사를 받는 책이다. 하지만 ‘에세’는 몽테뉴가 20여 년간 계속해서 덧붙여 쓴 만큼 그 양이 방대하여 제대로 완독한 이가 드문 책이기도 하다.

신작 ‘살고 싶어 몽테뉴를 또 읽었습니다’의 저자는 무기력과 절망에 빠져 살아야 하는 이유를 잃어버렸을 때 몽테뉴의 ‘에세’를 만나 인생의 변화를 경험하고, 몽테뉴와 같은 방식으로 날카롭고 철저하게 자기를 들여다보며 자기만의 ‘에세’를 쓴 기록이다.

숨 쉬는 공기처럼 매 순간 우리 곁에 있으나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삶과 죽음’, ‘나이 듦과 품격’, ‘돈과 명성’, ‘존재와 관계’ 등 10개의 삶의 주제에 대해 저자는 과하지 않은 무게감으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솔직한 견해를 풀어낸다.

저자는 몽테뉴의 '에세'를 만나 지금껏 확신했던 많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나로 변화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16세기의 몽테뉴와 21세기의 자신의 삶이 결코 다르지 않으며, 그의 글을 이해하고 간파할수록 미미한 인생일지라도 자신의 생을 오롯이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충분한 귀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몽테뉴가 '에세'를 쓰는 원칙은 자기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되 자기 평가는 신중하고 표현은 양심적으로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자기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악덕이 아니라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일갈한다. 이 책 또한 몽테뉴가 '에세'를 집필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신중하고 양심적으로 자신에게 집중한다.

그 결과 저자는 ‘인생의 의미’란 행복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며 행복이란 어떤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이 아니라 빛나지는 않을지언정 위대함이 결여되지 않은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작 ‘살고 싶어 몽테뉴를 또 읽었습니다’는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반추해보고 인생의 좌표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내가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등을 수없이 자문하게 되며, 종국에는 독자들도 몽테뉴처럼 자신만의 ‘에세’를 시도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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