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 관계자 “미용기기 오존측정 표준화는 아직 없어”

지난 2월 18일, A사가 공개한 오존측정 시험 장면 (사진_김민건 기자)

[시사매거진=김민건 기자] 지난 2019년 9월 KBS는 P사의 플라즈마 피부 미용기기에서 발생하는 오존의 유해성에 대해 보도하며, 당시 플라즈마 피부 미용기기에서 오존으로 의심되는 비릿한 냄새, 즉 오존이 다량 방출된다는 제보로 시작되어 KBS의 취재 결과 플라즈마 피부 미용기기에서 높은 수준의 오존이 발생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도 이후 P사 측은 공식입장과 반박 입장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지난 11월 자사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KTL 미용기기 오존측정 표준화 방식 통한 제품 시험 결과 공개’를 게재하며, 제품의 오존측정 시험 결과를 토대로 안전성을 주장했다.

(이미지_P사의 홈페이지 공지 캡쳐)

제조사 측은 국내에 표준화 되어 있지 않은 플라즈마 측정 방법에 대해 기기의 사용방법에 맞는 시험 기준 연구를 의뢰했으며, KTL이 시험조건을 도출하기 위해 여러 번의 시뮬레이션을 거듭했다고 기록했다. ‘표준화 방식’이라고 일컬은 해당 시험의 측정방식은 고정거리가 아닌 0.5cm에서 10cm를 움직이면서 번갈아 측정했다고 기재되어 있었다.

그러나 2016년부터 오존 발생 논란이 터진 시점인 2019년 3월까지 P사제품의 마케팅과 총판을 대행했다고 말하는 A사의 입장은 달랐다. 오랜 기간 P사의 제품을 총판하였던 A사에게 해당 제품을 구매하여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꾸준하게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던 것이다.

A사는 소비자들의 민원사례를 근거로 P사의 공식 입장을 반박하며, 해당 제품의 오존 유해성을 주장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_오존 측정 시험에 사용 된 P사의 플라즈마 미용기기

지난 2월 18일, A사는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소재 공기청정기 업체 협조를 받아 언론사들 입회 하에 오존측정 시험장면을 공개했다. 시험규격의 기본이 되는 주요골자 ‘KS C 9314 : 2013’는 (플라즈마)실내공기청정기 제품안전기준으로, 측정방법(피부에 접촉)은 플라즈마 미용기기에 맞게 변형되었지만 시험 환경(챔버 크기 등)은 공기청정기 기준인 ‘KS C 9314 :2013’과 동일하기 때문에 동일한 시험 환경 조건을 갖춘 공기청정기 업체의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A사는 미용기기 제조사인 P사와 KTL이 진행했던 자체 표준화 시험과 같은 챔버 30㎥의 현장을 구성해 시험을 진행했으며, 무엇보다 KTL의 오존 측정기인 ‘400E’보다 상위 모델인 ‘T400’으로 진행해 보다 정확한 오존 수치를 나타내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KTL의 측정장비인 TELEDYNE의 400E 모델은 현재 생산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측정 시험은 P사에서 출시한 S1모델, G4+모델, G4모델을 0.5㎝, 1㎝, 3㎝거리에서 피부에 접촉해 측정했으며, 각 제품당 사용시간은 10분이었다. 약 3시간이 넘게 진행된 시험 결과 오존 수치는 P사가 공개한 결과와는 상이한 측정값이 나타났다.

P사가 공개한 수치에 따르면 S1은 평균값 0.03ppm, 최대값 0.15ppm, G4+는 평균값 0.02ppm, 최대값 0.25ppm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A사의 시험에서는 S1의 경우 0.5cm에서 평균 2.79ppm, 1cm에서 1.92ppm, 3cm에서 0.11ppm으로 평균값이 미국식품의약처인 FDA의 의료기기 오존 방출 기준인 0.05ppm에 비해 비약적으로 높은 오존이 검출되었다.

또한 보급형 모델인 G4+는 0.5㎝에서 평균 5.328ppm, 1㎝에서 2.023ppm, 3㎝에서 0.407ppm가 측정되었고, 현재 판매가 중단 되었다는 모델인 G4는 0.5㎝에서 평균 5.408ppm, 1㎝에서 3.665ppm, 3㎝에서 0.291ppm가 측정되었다. 특히, 수만 명의 소비자들이 사용 중이라고 강조한 G4의 경우, 순간 오존발생량 최대치가 0.5㎝에서 8.261ppm, 1㎝에서 6.096ppm, 3㎝에서 0.471ppm이 측정되어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측정시험이 끝난 이후에도 P사 제품에서는 비릿한 금속성의 냄새가 계속 남아있었다.

이미지_A사가 측정한 시험 결과

A사 관계자는 “해당 냄새는 오존 특유의 냄새로써 P사의 플라즈마미용기기 제품 판매 이후 줄곧 소비자들의 항의가 빗발쳤지만 P사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라고 대답하며, “어떻게든 대책을 마련하고자 노력했으나 본사 측은 묵묵부답이었다”고 언급해 자체 시험 동기에 대해 밝혔다.

이어 KTL에 오존 측정시험 의뢰를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이미 KTL에서 시험을 했었으며, 그 당시에도 기준치 이상의 오존이 나왔지만 최단거리 측정이라는 반박에 추가 측정을 하려 해도 현재는 저희가 원하는 측정방법(거리, 시간 등)으로는 측정시험을 할 수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를 확인 하기 위해 KTL(한국산업기술시험원) 측 담당자에게 문의를 해보았다.

먼저, 플라즈마 미용기기 오존측정에 대한 ‘표준화 방식’이 실제로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P사가 발표한 입장문과는 다르게 “표준화 방식은 없다. 표준화에 대해 규격의 (챔버나 항온 항습 등 환경적인) 기본은 모두 의거하고 있다. 하지만 미용기기 특성상 실 의뢰자가 제시한 조건 (거리 시간 등)은 다르기에 표준화는 아니다. 때문에 성적서가 나갈 때 그 부분도 함께 표기해서 나간다. 표준화 방식을 채택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동일 제품으로 측정 제시조건(거리 시간 등)에 대한 기준을 새로이 설정해 측정의뢰를 다시 하게 되면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것은 안 된다. 타 업체의 의뢰는 해당 제품 제조사의 동의가 있거나 해당 제조사만 의뢰할 수 있다”고 답변을 받았다.

오존 농도와 노출시간이 인체 등에 미치는 영향 (출처_환경부자료 2016)

실제 사용을 했던 이들 중에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도 확인해보았다.

경기도 김포시에 사는 K(여)씨는 “지난 2016년 당시 P사의 G형 모델을 구입, 1년정도 열심히 사용을 했었다. 제품을 얼굴관리에만 사용을 했으며 평균 15분~20분 정도씩 꾸준히 관리했다”고 말하며, “이듬해 2017년 여름경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우측 폐 결절’ 진단을 받았다. 지금도 호흡할 때 오른쪽 갈비뼈 쪽에 통증이 느껴져서 재검진을 받아보려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제조사에 피해호소를 하지 않았었느냐는 질문에 “제품에 대해 항의도 해보았지만 제조사측은 제품에는 이상이 없으니 판매처로 확인을 하라는 말뿐이었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사례자를 연결해보았다. 경기도 부천시에 살고 있는 S(여)씨는 “2018년 8월에 제품(G형)을 구입해 회당 10분~15분씩 약 6개월정도 얼굴관리에만 사용했다. 구입 당시부터 비릿한 냄새 때문에 본사에 여러 차례 문의를 했었지만 인체에는 전혀 무관하니 안심하고 사용하라는 답변만 받았다”며 당시에는 당연히 그 말을 믿고 꾸준히 사용했다며 주의사항 역시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안심하고 사용하라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6개월 정도 사용했을 무렵 기관지가안좋아지는 느낌에 병원을 갔는데 병원에서 천식 판정을 받았다. 담당의사는 최근에 바뀐 환경이 있냐고 물었고 항상 같은 패턴의 생활을 하는 저로서는 플라즈마 미용기기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이후 사용을 중단하고 꾸준히 약을 복용해 지금은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해당사례자는 “이후 KBS 뉴스를 보고 오존을 인지했다. 본사에 항의를 해도 당시 판매처가 계약이 종료가 되었기 때문에 환불을 해줄수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판매처는 본사에서 제품에 하자가 있음을 인정해야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라며, “오죽했으면 소비자보호원까지 연락을 취했다. 동일사례 접수가 많아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 담당부서까지 생겼다며 관련 규정이 만들어지고 규정에 입각해 문제가 있음이 밝혀져야 처리가 가능하다 말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A사의 관계자는 “P사가 발표한 S1과 G4+ 모델 외에도, 현재는 판매 중단되었지만 가장 판매량이 높았던 기존 보급형 제품 G4에 대해서도 공식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KBS에서 보도하였던 내용과 같이,10cm라는 터무니없는 측정거리가 아닌 국민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Worst Case)을 고려하여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플라즈마 미용기기는 측정 거리, 측정 시간, 측정 방법 등 설정값에 따라 오존의 방출 농도가 극명하게 다른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대략 4만 5천여개 이상 판매되었다는 P사의 플라즈마 미용기기는 많은 소비자가 얼굴 주변의 주름, 피부 개선 등으로 사용하고 있어, 이는 곧 호흡기 주변에 밀접하게 닿을 수 있기에 경각심을 주고 있는게 사실이다. 또한, 해당 제품은 다수의 방송을 통해 아토피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내용으로 광고를 해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들도 다수 사용하고 있어 더욱 우려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

지속적인 부작용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플라즈마 미용기기의 오존 발생에 대한 안전성 논란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으로 관련부처의 보다 빠른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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