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시선에 사로잡힌 삶이 아닌 온전히 나로 사는 삶

저자 줄리 머피 | 옮김 심연희 | 출판사 살림

[시사매거진=여호수 기자] 키가 크거나 작거나, 마르거나 뚱뚱하거나, 코가 높거나 낮거나 그 중간 어디에 있든 자신의 몸이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자신의 몸에 당당하고 남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여기 “나 뚱뚱해! 그래서 뭐?”라고 당당히 외치는 소녀가 있다.

‘덤플링’의 주인공 윌로딘 딕슨은 왕년에 미인대회 우승자였던 날씬한 엄마와는 달리 뚱뚱한 몸 때문에 ‘만두’라고 불린다. (이 책의 제목인 ‘덤플링’은 동글동글한 만두를 이르는 말이다.) 하지만 윌로딘에겐 어떤 몸이라도 자신을 긍정하게 만들어 준 루시 이모와 자신과는 정반대의 외모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절친 엘렌이 있어 당당하게 지낼 수 있었다.

어느 날 윌로딘은 조각미남 보를 만나 썸을 타게 된다. 보와 가까워지면서 자신감을 얻기는커녕 반대로 당당함을 잃어버린다. 이런 혼란스러운 마음을 함께 나눌 루시 이모가 갑작스레 세상을 뜨면서 윌로딘은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기 위한 극약 처방을 내린다. 그것은 바로 늘씬한 미녀들의 전유물인 미인대회에 참가 신청서를 내는 것이다. 하지만 윌로딘은 자신이 미인대회에 나간다고 우승할 수 없으며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덤플링’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 기적을 보여주면서 달콤한 감언이설로 위로만 하는 책이 아니다. 그렇기에 윌로딘 역시 모든 게 완벽한 히어로 주인공이 아니다. 뚱뚱한 사람은 수영장도 가면 안 되냐면서 당당하게 말하다가도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중요한 순간에 도망가기도 한다. 저자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고 겪어봤을 일들을 캐릭터의 내면 깊이 파고들어 명문장으로 풀어냈다.

남의 시선에 사로잡히지 않는 당당함을 갖고 싶다면 ‘덤플링’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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