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에세이-3]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어도, 성범죄 재판에서 무죄선고가 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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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에세이-3]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어도, 성범죄 재판에서 무죄선고가 날 수 있을까?'
  • 김민건 기자
  • 승인 2020.02.13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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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법무법인 선린 김상수 대표 변호사

[시사매거진=김민건 기자] 이번 기사에서는 에세이의 소재를 법무법인 선린에서 담당하였던 ‘군인 성범죄’ 사건으로 선정하였다. 의뢰인 A씨(남성)는 군대 상사였는데, 2개의 범죄사실(군인등강제추행, 통신매체이용음란)로 기소되었고, 그 과정에서 다른 부대로 전출까지 가게 되었다. 군인연금법상 직업군인이 복무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거나, 징계에 의하여 파면될 시에는 연금을 일부 감액하여 지급받도록 하고 있는바 A씨가 성범죄로 유죄의 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결과에 따라서는 파면되거나 연금이 삭감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사건의 특징은 피해여성이 5년 전에 있었던 성추행 등 사실을 5년이 지나서야 고소를 했고, A씨는 그 때의 기억을 전혀 하지 못하는 사건이었다.

A씨에게 제기된 공소사실은 아래와 같았다.

군인등강제추행에 관해서는, 노래방에서 같은 동료 여성 군무원을 본인의 무릎에 앉힌 상태에서 오른 손으로 피해자의 왼쪽 가슴을 약 2분간 만지고, 이후 노래방을 나가려는 피해자를 끌어안고 입술로 피해자의 입술에 강제로 입맞춤하여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했다.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관해서는, 피고인은 자신의 집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로 피해자와 통화하면서 ‘남자친구와 자봤느냐’ 등의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을 했다. 이로써 피고인은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을 피해자에게 도달하게 했다.

공소장의 기술된 내용만 볼 때는 A씨는 유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피해자의 진술이 일방적으로 증거로 인정되고, 피해자가 법정에서 증언을 일관되게 하였고, 피고인은 이를 방어하기 위한 아무런 방어수단이 없는 상황이었다. 변호인은 피해자의 진술에 관한 모순점을 강조했다. 성추행 부분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의 무릎에 앉아서 노래를 부른 부분은 추행으로 주장하지 않으면서, 가슴을 옷 위로 만진 점만 추행으로 주장하고 있는 점, 또한 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서는 군대 선임으로 거의 매일 1시간 이상 통화하는 사이에서 몇 마디의 성적인 불쾌감을 일으키는 말(남자친구랑 자봤냐 등)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법리적으로 주장하였다.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서 A씨는 전부 무죄 선고의 판결을 받게 되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적용범위를 제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판결로 평가된다.

구체적으로 제3군단보통군사법원 해당 재판부는 군인등강제추행의 점에 대하여, 형사재판에서 공소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9633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일관하여 부인하고 있고 기록상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로는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오로지 피해자의 진술에만 터 잡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진술의 진실성과 정확성에 거의 의심을 품을 만한 여지가 없을 정도로 높은 증명력이 요구되고, 이러한 증명력을 판단할 때는 피해자가 한 진술 자체의 합리성, 일관성, 객관적 상당성은 물론이고 피해자의 성품 등 인격적 요소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1도16413 판결 참조).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2회, 이 법정에서 1회 총 3회에 걸쳐 피해 사실을 진술하였는데 이 법정에서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진술 내용에 합리적인 의심이 들어 그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의 점에 대하여는, 우리 법체계 아래에서 ‘성적 수치심’ 혹은 ‘혐오감’이라는 용어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헌법재판소는 그 중, 구‘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5호 등 위헌제청 사건에서 위 법률 제2조 제4호 다목의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는 규범적으로 ‘인간존엄 내지 인간성을 왜곡하는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성적표현으로서 오로지 성적 흥미에만 호소할 뿐 전체적으로 보아 하등의 문학적, 예술적, 과학적 또는 정치적 가치를 지니지 않는 것’으로 해석되는 음란한 행위의 의미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헌법재판소 2015. 6. 25. 2013헌가17 등 참조).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말한 문언 자체는 피해자에게 성관계 경험이 있는지, 자신의 성관계 경험 유무와 기분이 어떠하였는지를 이야기한 내용에 불과하며 노골적으로 성적 부위나 행위 등을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한 부분을 찾아볼 수 없다. 피고인의 위와 같은 통화 간의 발언 내용이 피해자와의 대화 주제로 매우 부적절하고 피해자에게 극심한 불쾌감을 유발하는 것임은 분명하다고 할 것이나, 위와 같이 성관계에 관한 다소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표현이 불쾌감을 넘어 피해자와 같은 성별, 연령대의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들의 관점에서 인격적 존재로서 수치심이나 모욕감을 느끼게 할 정도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의뢰인이 전혀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어서, 피해자가 하는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검찰에서 의뢰인을 기소하여 재판을 받게 된 상황이여서 본인도 무척 황당한 상황이었다. 일반인들 중에서도 위와 같은 상황을 겪을 수도 있는데 오래 된 일이라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여 성범죄이기 때문에 무조건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과 처음부터 범행사실을 인정하면서 합의를 하려고 하는 시도는 추후 검찰단계 뿐만 아니라 공판에서 매우 불리할 수도 있으니 유념할 필요가 있다.

법무법인 선린(善隣)(대표 변호사 김병석, 김상수)은 ‘선한 변호사는 선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2016년에 설립되어, 주 사무소를 서울에 두고 있으며, 분사무소를 평택과 일산에 두고 있다. 법무법인 선린은 국내전문변호사 12명과 각 분야 송무직원 30명이 있으며, 부동산, 영업비밀침해, 성범죄, 가사, 이혼, 기업 법률자문서비스 등 각종 분야에서 축적된 많은 경험을 통해 의뢰한 사건에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 내고 있는 로펌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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