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 이후, 생명의 역사를 새롭게 밝혀낸 과학자들의 여정

저자 데이비드 쾀멘 | 옮김 이미경, 김태완 | 출판사 프리텍

[시사매거진=여호수 기자] 1970년대 중반, 과학자들은 DNA 염기서열을 사용하여 모든 생명의 역사를 다시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중 가장 놀라운 발견은 수평적 유전자 전달(HGT, horizontal gene transfer), 즉 종을 가로지르는 유전자의 이동이었다. 수평적 유전자 전달(HGT)은 인간 게놈의 약 8%가 조상으로부터 직접 받은 전형적인 유전이 아니라,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옆에서 들어온 것(일종의 HGT)이라는 거다.

신작 ‘진화를 묻다 The Tangled Tree’의 저자인 데이비드 쾀멘(David Quammen)은 전 세계의 오지를 탐사하면서 원주민과 동물을 연구해온 최고의 생태 저술가이자 극찬을 받은 논픽션과 소설 15권을 펴낸 작가이다. 책은 다윈의 진화론이 어디까지 사실일까? 진화를 나무 형태로 표현할 수 있는가? 하는 생명이라는 근원적인 물음의 해답을 찾으면서 시작된다.

저자는 분자생물학으로 최근 발견해 낸 성과가 진화와 생명의 역사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설명한다. 이는 인간의 건강과 심지어 우리 인간 본질에 대해서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러한 과학적 발견을 탐사와 인터뷰를 통해 연구자들의 삶과 함께 풀어냈는데 여기에는 20세기 가장 중요한 생물학자인 칼 워즈를 비롯하여 '모자이크' 생명체라는 엉뚱한 생각을 사실로 드러낸 독불장군 린 마굴리스,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라는 재앙이 HGT의 직접적인 결과임을 발견한 츠토무 와타나베 등이 포함된다.

책에서 저자는 자연의 역사를 글로 풀어내는 진화에 대한 분자 수준의 연구가 어떻게 얽힌 생명의 나무(tangled tree of life)라는 놀라운 인식을 줬는지 설명한다. 크리스퍼(CRISPR)와 같은 새로운 기술 덕분에 우리는 이제 자연이 오랫동안 해왔던 기술로 우리의 유전자 구성까지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것이다.

‘진화를 묻다 The Tangled Tree’는 진화와 생명의 역사, 그리고 우리 인간 본질에 대한 이해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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