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등기부등본 공신력 인정 이대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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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등기부등본 공신력 인정 이대로 괜찮을까
  • 김현지 기자
  • 승인 2020.02.10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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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기부등본 확인은 가장 기본적인 단계지만 100% 신뢰하고 믿으면 큰 낭패

[시사매거진 262호=김현지 기자] 오래전부터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대한 공신력 인정 문제는 계속해서 문제가 되어왔다. 등기부등본을 확인하고 부동산을 구입했지만, 그에 대한 공신력이 인정되지 않아 속을 앓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도대체 부동산 등기부등본 공신력 인정은 어떤 것인지, 이대로 인정되지 않는 것이 옳은 일인지에 대해 알아본다.

(사진_뉴시스)
(사진_뉴시스)

 

등기부등본 공신력이란 

등기부등본이란 사람으로 비유하면 주민등록증과 같은 서류를 말한다. 등기사항전부증명서와 사람의 주민등록 등본을 비교하는 것은 다소 다를 수 있지만, 그 대상에 대한 정보를 보여주는 문서다. 즉. 등기부등본에는 부동산에 관한 권리 관계를 적어 두는 등기부를 복사한 증명 문서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 구매에 있어서 등기부등본 확인은 가장 기본적인 단계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100% 신뢰하고 믿으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그것을 알기위해서는 공신력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공신력이란 외형적 사실을 믿고 거래한 사람을 보호하는 공적인 신용의 힘을 말한다. 즉, 이것은 국가마다 다르지만 한국의 등기제도는 등기의 형식적 성립요건만 갖추면 다른 조사 없이 서류 심사만으로 등기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그러므로 등기내용이 사실과 달라서 피해를 입을 경우, 등기 공무원이 등기에 관한 실질적인 심사권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공신력을 인정하고 있지 않아, 구제받기가 어렵다.

‘등기부등본을 믿은 죄’에 대한 문제를 보자.

A씨는 10년 동안 부지런히 일하고 저축한 결과 변두리에 겨우 자기 집을 장만하게 되었다. 이 집은 애당초 B씨가 지은 것으로 되어 있고, 1년 전부터 C의 명의로 소유권 이전 등기가 되어 있었다. A씨는 이 집을 살 떼, 등기부등본을 떼어보고 C씨 명의로 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그런데 갑자기 B씨가 나타나, 이 집은 C가 서류를 위조하여 A씨에게 팔아먹은 것이므로 말소하라는 소송을 걸어왔다. 등기부등본까지 서류를 확인하고 산 것인데 이럴 수 있을까?

정답은 C씨가 부동산 서류를 위조한 것이 사실이라면, B씨의 요구가 정당하다. 따라서 말소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등기부에 어떤 사람이 소유자로 등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 등기부에는 절대적인 공신력이 없다. 가령 이 사건의 경우처럼 C씨가 서류를 위조하여 자기 명의로 이전 등기한 뒤 A씨에게 팔아넘긴 것이라면 아무리 등기를 확인하고 구매했다 하더라도 소유권 취득은 불가능하다. 

등기부의 공신력을 인정하게 되면 당시 등기된 부동산이 실제 권리관계와 다르더라도 부동산 명의자를 보호해주게 되는데, 현실적으로 당시 등기부등본을 믿을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었다. 결국 국회에서 낸 결론은 “등기부등본의 공신력 인정은 어렵다”는 것이었다. 사진은 등기부 등본 공신력 없다는 JTBC 뉴스 캡처.
등기부의 공신력을 인정하게 되면 당시 등기된 부동산이 실제 권리관계와 다르더라도 부동산 명의자를 보호해주게 되는데, 현실적으로 당시 등기부등본을 믿을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었다. 결국 국회에서 낸 결론은 “등기부등본의 공신력 인정은 어렵다”는 것이었다. 사진은 등기부 등본 공신력 없다는 JTBC 뉴스 캡처.

 

등기부등본 공신력 인정의 역사적 이유

1912년 토지조사령 이전의 소유관계에 대해 법원은 인정하지 않았다. 광복과 농지개혁, 6.25 전쟁 등을 거치면서 부동산의 제대로 된 등기관계나 기록들이 소실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더해, 부동산실명제를 실시하던 시절도 아니라 등기만으로 실체가 불확실하다는 점이 영향을 주었다. 

당시 국회는 민법을 제정, 공포하면서 “부동산 소유권을 인정하려면 당사자가 서로 거래에 동의할 뿐만 아니라 ‘등기’하는 게 필요하다”는 조항을 넣었다. 이른바 ‘형식주의’로 전환했다. 자연스럽게 소유권 이전을 공시하는 등기부등본의 공신력을 인정할 것인지가 논의되었다. 등기가 사실관계와 다를 경우, 등기부를 믿고 사고 판 사람을 보호해주어야 하느냐는 쟁점이었다.

그런데 등기부의 공신력을 인정하게 되면 당시 등기된 부동산이 실제 권리관계와 다르더라도 부동산 명의자를 보호해주게 되는데, 현실적으로 당시 등기부등본을 믿을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었다. 그리하여 결국 국회에서 낸 결론은 “등기부등본의 공신력 인정은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 이후로도 공신력을 인정할 것이냐에 대한 찬반 논란은 계속해서 이어졌지만, 정부는 이미 특별조치법을 시행한 바가 있고 실명제 실시 이후로는 현재의 소유관계에 있어선 더 이상 크게 다툴 것이 없다는 입장을 표방하고 있다.

문제는 등기소 직원들이 과거 잘못 기입한 것 때문에 요즘에도 소송이 일어나고 있고, 조선민사령은 총유라는 개념을 인정하지 않다보니 종종 땅을 종손명의로 지정한 후 개인 소유라고 우기는 경우도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등기부등본을 믿고 땅을 샀는데, 진짜 주인이 나타나 졸지에 땅을 뺏겨버린 농민 부부는 2016년 국가가 매각한 땅을 다른 사람을 거쳐 샀는데, 알고 보니 국가가 다른 사람과 소유권 분쟁 끝에 패소 확정판결까지 받고도 그 땅을 팔아 버린 사실이 밝혀지면서 진짜 땅 주인에게 땅을 돌려줘야 했던 사건이다.(사진_뉴시스)
등기부등본을 믿고 땅을 샀는데, 진짜 주인이 나타나 졸지에 땅을 뺏겨버린 농민 부부는 2016년 국가가 매각한 땅을 다른 사람을 거쳐 샀는데, 알고 보니 국가가 다른 사람과 소유권 분쟁 끝에 패소 확정판결까지 받고도 그 땅을 팔아 버린 사실이 밝혀지면서 진짜 땅 주인에게 땅을 돌려줘야 했던 사건이다.(사진_뉴시스)

 

등기부등본을 확인하고도 땅을 빼앗긴 사례

2016년 5월, 50대 A씨는 송 모 씨로부터 남양주에 있는 아파트를 샀다. 그런데 2017년 초, A씨에게 법원에서 소장이 날아왔다. 매도인 송 씨 남편의 조카가 ‘자신이 상속을 받았어야 하는 아파트’라며 소송을 낸 것이다.

알고 보니 A씨에게 아파트를 판 송 씨는 2016년 내연남과 짜고 남편에게 니코틴 원액을 주입해 살해한 이른바 ‘니코틴 살인사건’의 아내, 주범이었다. 현행법상 송 씨는 상속을 받을 자격이 없는 상속결격자라, 다음 순위 상속권자가 집을 받아가게 된다. 

당연히 등기부등본에는 아내인 송 씨가 적법한 상속인으로 부동산을 이전받은 것으로 되어 있었다. A씨는 송 씨가 정당한 부동산 주인이라고 기재된 등기분 등본을 몇 번이고 확인한 후 집을 샀다고 주장했지만 소용없었다.

이는 법원이 현행 등기부등본의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등기부등본의 공신력이란, 부동산을 산 사람이 등기가 실제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몰랐다면 본래 무효인 등기라도 거래당사자 보호를 위해 유효한 등기처럼 간주하는 것을 말한다.

당시 사건이 알려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등기부등본의 공신력을 인정해달라는 민원이 빗발쳤다. 

사실상 국민들이 부동산 소유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등기부등본이 유일한데, 이를 믿고 산 사람을 보호해주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였다. 

이런 경우는 또 있었다.

등기부등본을 믿고 땅을 샀는데, 진짜 주인이 나타나 졸지에 땅을 뺏겨버린 농민 부부 얘기다. 이 부부는 2016년 국가가 매각한 땅을 다른 사람을 거쳐 샀는데, 알고 보니 국가가 다른 사람과 소유권 분쟁 끝에 패소 확정판결까지 받고도 그 땅을 팔아 버린 사실이 밝혀지면서 진짜 땅 주인에게 땅을 돌려줘야 했던 사건이다.

사실 일반적인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부동산 등기제도는 부동산에 관한 일정한 사항을 등기를 통해 공시해 거래 당사자가 예상치 못한 손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는 제도다. 

1년에 부동산 등기 신청 건수만 1,000만 건이 넘을 정도로, 국가 경제의 근간이 되는 제도인 만큼 국가가 막대한 예산으로 관리하고 있다. 거기다 국민이 부동산 소유관계를 알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자료이기도 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등기부등본의 공신력을 인정해달라는 민원이 빗발쳤다. 사실상 국민들이 부동산 소유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등기부등본이 유일한데, 이를 믿고 산 사람을 보호해주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였다. 사진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등기부 등본 제도 개선 건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등기부등본의 공신력을 인정해달라는 민원이 빗발쳤다. 사실상 국민들이 부동산 소유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등기부등본이 유일한데, 이를 믿고 산 사람을 보호해주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였다. 사진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등기부 등본 제도 개선 건의.

 

해외 등기부등본 공신력 인정에 관한 의견

해외에서도 상당히 많은 국가에 등기부등본 제도가 있고, 그 등기부의 공신력을 인정하는 나라들이 꽤 있다.

2015년 대법원 사법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독일,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체코, 헝가리, 스위스, 네덜란드,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미국 일부 주,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중국, 대만 등이 인정하고 있다.

독일 민법(BGB) 제892조, 893조는 ‘권리취득자가 무권리자로부터 권리를 취득하였다 하더라도 그 등기가 진정하지 않음을 알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유효하게 그 권리를 취득하고 반증에 의하여도 이에 반하는 주장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을, 대만 토지법 제43조는 ‘이 법에 따라 이루어진 등기는 절대적 효력이 있다’는 규정을 두는 등 등기의 공신력을 명문으로 인정하고 있다.

외국엔 등기로 인해 피해를 입은 경우 보상을 해주는 제도도 있다. 미국에선 토렌스 시스템 하에 부동산등기의 공신력과 같은 효력으로 권리를 부당하게 잃는 사람이나 등기관의 실수로 권리를 잃는 사람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보상기금이 마련되어 있다. 부실등기로 인하여 피해를 본 청구권자에게 과실이 없다면 피해보상청구권을 인정한다.

영국 토지등기법도 등기오류로 인한 피해보상에 관해 규정하고 있는데, 등기기관이 손해를 배상해준다. 

대만도 등기의 오류나 누락, 허위 등으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사람이 있는 경우, 등기담당 기관이 그 손해가 피해자의 과실로 발생하였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그 손해의 배상을 책임진다.

부동산 등기제도는 부동산에 관한 일정한 사항을 등기를 통해 공시해 거래 당사자가 예상치 못한 손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는 제도다. 1년에 부동산 등기 신청 건수만 1,000만 건이 넘을 정도로, 국가 경제의 근간이 되는 제도인 만큼 국가가 막대한 예산으로 관리하고 있다. 거기다 국민이 부동산 소유관계를 알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자료이기도 하다.(사진_뉴시스)
부동산 등기제도는 부동산에 관한 일정한 사항을 등기를 통해 공시해 거래 당사자가 예상치 못한 손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는 제도다. 1년에 부동산 등기 신청 건수만 1,000만 건이 넘을 정도로, 국가 경제의 근간이 되는 제도인 만큼 국가가 막대한 예산으로 관리하고 있다. 거기다 국민이 부동산 소유관계를 알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자료이기도 하다.(사진_뉴시스)

 

등기부등본을 인정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여러 가지 문제점

전·월세, 매매 계약에서 유일하게 소유주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문서가 등기부등본뿐이라는 점도 문제다. 

등기부등본을 대신해 소유권의 공신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전혀 없다. 법원 등기소에서 등기부등본을 발급할 때 수수료를 받으면서,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는 모순을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다.

부동산 소유 이전등기를 할 때 등기소 측에서 조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실질적 심사주의와 형식적 심사주의가 있다. 

실질적 심사주의는 등기 이전 시 실소유주와의 관계, 절차상의 적법성, 실제법상의 권리부합 관계 등을 조사 한 뒤, 완전히 하자가 없어야 등기의 적법성을 인정하는 제도다.

형식적 심사주의는 서류만 보고 심사하기 때문에 빠르지만 매우 부정확하다. 그래서 형식적인 심사주의를 채택하는 나라는 부동산 사고가 나지 않게끔 권원보험 같은 장치를 마련하거나, 등기의 공신력을 인정해야 한다. 

참고로 대한민국은 형식적 심사주의를 채택하면서 등기의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는 거의 유일한 나라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등기를 100% 믿고 거래하더라도 우리의 권리는 전혀 보호받지 못하는 걸까?

다행히 일부 보호받는 경우가 있다. 일단 명의신탁(자신의 부동산을 다른 사람 명의로 등기하는 행위)의 경우, 부동산실명법에 의해 등기부상의 소유자 명의(가짜 소유자)를 선의로 신뢰한 사람에게는 해당 등기를 전제로 거래한 내용을 그대로 인정하고 있다.

민법에서는 다음과 같은 경우 등기부에 적힌 효력을 그대로 인정한다. 

‘당사자 간의 합의로 실제로는 아무런 등기변동의 원인이 없음에도 소유권 이전이나 근저당권 설정 등 허위 등기를 해 놓았더라도 이를 선의로 신뢰한 제3자’,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가 취소되더라도 그러한 착오에 기한 등기를 선의로 신뢰한 제3자’, ‘기망이나 협박에 기해 등기 관련 의사표시를 한 후 사후적으로 이를 취소하더라도 이미 완료된 등기를 선의로 신뢰한 제3자’. 물론 이는 법원이 ‘등기의 공신력’을 인정하는 게 아니다. 관련 규정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공신력을 인정해주는 것뿐이다.

이 때문에 국민들은 민간보험회사를 통해 ‘권리보험’에 들기도 한다. 등기부등본상 실제 권리 관계가 일치하지 않거나 이중매매, 문서 위조 등 사유로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면 그 손해를 보상해 주는 보험이다. 

공신력 부정에 따른 사회적 혼란이 보험회사의 새로운 수익원이 됐다. 물론 권리보험을 들면 리스크를 줄일 순 있겠지만, 불완전한 법제도 때문에 생긴 위험이란 점에서 불안하기도 하고, 보험료 부담도 만만치 않다.

부동산 거래라고 하면 큰돈이 오고가는 거래이기 때문에, 누구나 신중하게 생각하는 일이다. 

내 집을 두고 내 집이라고 적힌 유일한 문서인 등기부등본마저 믿을 수 없다면, 우리는 대체 무엇을 믿어야 할까?

우리나라도 등기제도의 개편을 통해 등기부등본이 공적 문서로서 공신력을 인정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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