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추적용 칩’ 피부이식 시술에서부터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방탄복까지

이 가게의 고객 중에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도 있고,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영화배우들도 상당수 있다고 한다. 밤늦게 수술을 마치고 차까지 걸어가는 게 무섭다는 외과의사도 있고 수금하러 다니는 신문 배달 책임자도 있다.
정치인들과 기업체 임원들도 주요 손님이다. 이들은 방탄복뿐 아니라 방탄차량, 개인 경호원, 전자동 경비시스템 등으로 자신을 보호한다. 이 상점 관계자는 멕시코가 조직 마약범죄와 싸우면서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정확한 판매량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 가게에 들어오려는 고객들은 모두 금속탐지기를 거쳐야 한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고객들이 범죄자에게 ‘나를 한번 쏴봐’라고 말하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범인이 총을 쏘면 손님들에게 한 번 더 살 기회를 주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멕시코에서는 총격사건이 많아 신문에서 총탄에 숨진 시신 사진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총기사건의 배후에는 거대한 마약조직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 조직은 정치인과 경찰을 매수해 마치 ‘어둠의 정부’처럼 군림하며 반대파들에게 방아쇠를 당기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이처럼 마약범죄와 함께 납치산업이 극성을 부리면서 사람들은 자기 방어에 수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
멕시코인들이 사설 경비에 들인 돈이 180억 달러가 넘는다는 통계도 있다고 IHT는 전했다.
또한 금품을 노린 납치사건이 급증하고 있는 멕시코에서 ‘위치추적용 칩 피부이식 시술’이 유행하고 있다. 칩 가격이 우리돈으로 400만 원에 연간 유지비도 만만치 않지만 납치 주요대상인 부유층들 사이에서는 인기라고 한다. 멕시코의 한 기업체가 개발한 위치추적용 장치는 쌀알 크기만한 이 장치는 주사기를 통해 피부 속으로 이식시킬 수 있다. 이 칩을 이식받게 되면 칩에서 신호가 발신되면서 위성을 통한 위치 추적이 가능하게 된다. 이 칩을 이식받은 사람이 납치될 경우 시시각각 위치 파악이 가능해 그만큼 구출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보기에도 꺼림찍한 이런 장치의 피부 이식수술이 요즘 멕시코 부유층은 물론 중산층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납치 사건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예전엔 금품을 노린 납치가 기업인이나 지주들 같은 부유한 사람들이 대상이었지만, 요즘엔 중산층까지 노리고 있어 당분간 ‘위치추적용 칩’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칩의 가격은 우리돈으로 400만 원, 유지비용은 1년에 220만 원이나 되지만 해당기업은 올들어 매출이 16%나 증가했다.
‘납치천국’ 멕시코에서는 지난 3년 동안 납치사건이 40%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에는 거액의 몸값이 지불됐지만 재벌집안의 14살 소년이 납치돼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납치사건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경찰관 10명이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멕시코 사회가 큰 충격과 분노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처럼 납치가 성행하자 오명에 시달리는 멕시코 당국은 특단의 대책으로 치안을 확보하기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돈벌이 납치사건’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면서 위치추적 장치 개발업체는 내년부터 브라질과 콜롬비아, 베네수엘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금융위기·낮은 지지 시달려” 임기말 부시, 맘고생 토로
최악의 금융위기, 역대 최저 수준의 지지율, 공화당의 대선·총선 패배 임박 등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상황은 말 그대로,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다. 임기가 100일도 채 안 남은 그는 요즘 어떤 심정으로 지내고 있을까.
부시 대통령은 지난 10월 7일 버지니아 주 챈틸리의 한 공장 창고에서 중소기업인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손가락 한 번 튕겨서, 지금 일어난 것을 멈추게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자조적으로 말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코너로 몰린 심정을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전날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이 지역 중소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선 여전히 특유의 자신감도 내비쳤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부시는 “이왕 (금융위기가) 일어날 것이라면, 내 임기 때 일어난 게 낫다. 워싱턴에 날 위해 일해줄 좋은 사람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이어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든, 취임하자마자 엄청난 위기를 다뤄야 한다”며 “차기 대통령은 나만큼 전투로 단련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텍사스(자신의 목장이 있는)로 빨리 돌아가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정말 돌아가고 싶다. 하지만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답했다고 한다.
한편, 부시 대통령과 함께 한 비공개 모금 행사에 참석했던 존 댄포스(Danforth) 전 상원의원은 “임기가 끝나가는 것에 안도하는 듯했다”며 “연설은 ‘나는 최선을 다했고, 올바른 결정을 내렸고, 이제 거의 끝났다’는 식의 ‘고별사’처럼 들렸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그러나 공개 석상에서의 부시는 ‘홀가분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부시는 10월에만 최소 6차례 이상 TV 앞에 나서서 심각한 표정으로 대국민 연설을 했다. 지난 10월 11일에는 G7(서방 선진7개국) 재무장관들과 만났고, 해외 정상들과 계속 통화하며 구제금융 조치를 조율했다.
백악관 참모 중 한 명인 에드 길레스피(Gillespie)는 “마지막 100일은 취임 첫 100일보다 더 느끼는 게 많을 것”이라고 AP통신에 말했다.

파업 확산되자 이란 상인들에게 백기(白旗) 든 대통령
이란 전통시장 ‘바자르(bazaar)’ 상인들의 단결된 힘이 마무드 아마디네자드(Ahmadinejad) 대통령 정부를 무릎 꿇렸다. 정부가 이란 사상 처음으로 빵과 유제품 등을 제외한 모든 상품에 3%의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려 하자, 전국의 시장 상인들이 가게 문을 닫으며 일주일 넘게 파업으로 맞서 ‘부가세 징수 무기한 연기’ 조치를 이끌어낸 것이다. 익명의 한 이란 전문가는 로이터통신에 “정부에 대한 항의로 상인들이 물리적 행동에 나선 것은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30년 만”이라고 말했다.
알리 아라브마자르(Arabmazar) 이란 국세청장은 지난 10월 13일 국영TV를 통해 “대통령과 최근 바자르 파업 사태를 논의한 결과, 추가 발표가 있을 때까지 부가세 징수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국세청의 사실상 항복 선언으로, 이란 서민경제의 중심지인 수도 테헤란의 ‘그랜드 바자르’ 상인들도 이날부터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바자르 파업 사태는 서방의 제재로 인한 경제난에다, 최근 공식 집계만 30% 가까운 물가 폭등으로 고통받던 상인들이 축적된 불만을 폭발시킨 것이다. 이란 상인들은 전 세계를 주름잡은 페르시아 상인들의 후예로, 업종별 조합 중심으로 막강한 군중 동원력과 경제적 영향력을 갖춘 주요 정치세력 중 하나다.
이번 바자르 파업은 지난 10월 4일 이란의 상업 중심지 이스파한에서 보석상을 중심으로 시작돼 시라즈와 타브리즈 등 주요 대도시로 확산됐다. 일부에서는 상인 조합이 현 대통령의 정적(政敵)인 부유한 기업가 출신 라프산자니(Rafsanjani) 전 대통령과 가깝고, 혁명수비대가 국경 수출입 산업을 독점하는 데 불만이 많다는 점을 들어, 이번 파업에 정치적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미국 견제하자”… 중·러 ‘군사 밀월’ 강화
중국과 러시아가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한다. 2005년 8월 양국이 첫 합동훈련을 한 이후 네 번째다. 특히 이번 훈련에는 중국의 최신예 미사일 구축함까지 동원돼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대응하는 양국 군사협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대만의 중앙통신사는 중국 동해함대 소속 미사일 구축함 타이저우(泰州)호와 미사일 호위함 마안산(馬鞍山)호가 주축이 된 함대가 러시아군과 합동 군사훈련을 위해 지난 10월 11일 오전 저장(浙江)성 저우산(舟山) 기지를 떠나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함정은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구매한 것으로 중국 해군이 보유한 최정예 함정이다. 중국 함대는 이달 말 러시아 태평양함대와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러시아군과의 다양한 교류·협력활동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군사훈련 날짜와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중국 함대는 러시아에 15일 동안 머무르며 양국 군사교류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길이 156.5m, 폭 17.2m 규모인 타이저우호는 중국이 보유한 네 척의 최첨단 956EM급 구축함 중 한 척이다. 배수량 8440t에 최대 항속은 31~32노트다. 이 구축함은 사거리 240㎞인 초음속 함대함 미사일과 함대공 미사일 수십 기, 대잠수함 공격용 헬기까지 탑재하고 있다.
중국은 이달 초 미국이 대만에 65억 달러 규모의 최첨단 무기 판매를 승인하자 이에 반발해 미국과의 군사교류를 중단했다. 러시아 역시 올해 8월 그루지야 사태에 대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개입 움직임 등으로 미국과 군사적으로 불편한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이 폴란드와 체코에 미사일 방어(MD) 기지를 구축하고 자국과 국경을 접한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 등으로 나토를 확대하려 하자, 강하게 반발하면서 자국 군사력을 키우는 한편 중국과의 협력을 한층 강화해 왔다. 또 중국은 러시아 무기의 최대 구매국이기도 하다. 중앙통신사는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협력을 강화해 국제 문제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개입에 적극 대처하기 시작했다”며 “이번 합동 군사훈련도 이 같은 맥락에서 시행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국은 2005년 8월 중국 산둥(山東)반도에서 양국 군 합동 군사훈련을 사상 처음 실시한 데 이어 지난해 8월에는 양국 전투기 80대와 6500여 병력이 참여한 대규모 훈련을 러시아 우랄산맥 부근 도시 첼랴빈스크에서 실시했다.

 

英 브라운 총리, 최근 오른쪽 눈도 시력퇴화 ‘속앓이’
재무장관 출신으로 미국발 금융위기를 극복하는데 있어 수완을 발휘하면서 ‘위기 관리형 재상’으로 주가를 올리는 영국의 고든 브라운(57) 총리가 요즘 들어 시력이 극도로 악화, 자칫 완전 실명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런던 데일리 뉴스는 지난 10월 13일 브라운 총리의 친구를 인용, 왼쪽 눈에 이어 오른쪽 눈에까지 문제가 생긴 그는 지금 큰 인쇄체 글자만 겨우 볼 수 있으며 공개 석상에 나와서도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문서와 보고서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상황이 나빠졌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브라운 총리는 넘어지거나 충격을 받을 경우 오른쪽 망막이 떨어져 나가 완전히 눈을 멀게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운 총리는 16살 때 럭비경기를 하던 중 왼쪽 안구를 크게 다쳐 시력을 잃고 말았다. 남은 오른쪽 눈도 수년 전부터 갈수록 시력이 떨어졌고 최근엔 백내장 수술까지 받았다.
이에 대해 외견상 건강미가 넘치는 브라운 총리 자신은 아직 사물을 충분히 볼 수 있는 시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주위의 염려를 애써 물리쳐 왔다. 하지만 브라운 총리의 전 주치의는 그의 시력이 그리 정상은 아니라고 확인했으며 친구들도 그가 퇴화하는 시력 때문에 적잖이 심적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브라운 총리에게 전해지는 메모와 보고 문건의 인쇄체는 특대호이고 행간도 넓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가 쓰는 친필 글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한다. 브라운 총리의 한 관리는 그가 이메일 답신을 위해 글자 크기를 보통인 10포인트의 두 배 정도인 36포인트까지 키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약화하는 시력 탓에 브라운 총리의 업무수행 효율도 눈에 띄게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측근들은 브라운 총리가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요즘 하루 18~20시간 이상을 각종 회의와 브리핑, 회담으로 보내고 있어 약한 눈을 더욱 혹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브라운 총리의 한 친구는 “어느 순간에 장님이 될 수 있다고 느끼는 고든의 공포를 모른다면 그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는 현재 ‘영웅적인’ 직무 수행을 하면서 항상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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