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하지 않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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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하지 않는 힘
  • 신혜영 기자
  • 승인 2020.02.0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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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내로남불’을 벗어나지 못할까?
나한테 너그럽고 남에게 엄격한 사람을 위한 심리학
저자 대니얼 스탤더 | 옮김 정지인 | 출판사 도서출판 동녘
저자 대니얼 스탤더 | 옮김 정지인 | 출판사 도서출판 동녘

[시사매거진=신혜영 기자] 수없이 후회해도 다시 빠지고 마는 편견과 착각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기본귀인오류의 모든 것. 어떤 행동에는 사회구조부터 개인의 기질까지 수많은 원인이 작동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흔히 사람이 이상해서 그런 행동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앞뒤 상황을 살피지 않고 성격이나 기질 탓으로 돌리는 것을 기본귀인오류라고 부른다. 너무 광범위하고 핵심적인 오류라서 기본이라는 단어가 붙었다.

우리는 어떤 행동을 보고 그가 처한 상황보다는 사람 자체의 성격에서 원인을 찾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기본귀인오류를 자신에 대해서는 좀처럼 저지르지 않는다. 자신의 행동을 설명할 때는 오히려 지나칠 정도로 상황과 맥락을 헤아린다. 이를 두고 흔히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고 하거나 내로남불이라고 한다.

판단하지 않는 힘은 상황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불완전하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에게도 나처럼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점을 똑같이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팔이 자꾸만 안으로 굽는 편향 본능을 피할 수 없다면, 적어도 확신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려면 판단을 잠시 멈추려는 태도, 즉 쉽게 판단하지 않겠다는 판단이 필요하다.

이는 판단해봤자 소용없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판단을 해버리기도 하고, 한정된 시간과 정보로 어떻게든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때도 있다. 그리고 잘못된 판단에 대해서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그렇기에 인간의 지각과 관계에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광범위한 편향인 기본귀인오류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면 더 많이 대비할 수 있다.

사실 오해와 편향에는 장점도 있다. 플라세보 효과는 건강을 되찾아줄 수 있으며, 교사의 기대는 학생의 더 높은 성적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그럼에도 저자는 편향을 통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다고 지적한다. 우울이나 불안의 위험을 피하면서도 편향을 줄일 방법은 없을까? 이 책은 합리적 웰빙의 방법도 탐색한다. 예컨대 부조화를 줄이고 좀 더 나은 내가 된다는 정확성의 이점을 끊임없이 되새기고, 과거보다 정확해진 자신을 그렇지 않은 남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북돋우는 방법도 괜찮다고 말한다. 특히 흑백논리를 피하려 하는 것만으로도 일상 속 편향의 상당 부분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다른 사람의 편향을 발견했다는 우리 생각 역시 편향된 것일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편견과 갈등을 연구하는 심리학 전문가가 이렇게 말할 정도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저자는 책임을 물으려는 게 아니라 독자들이 조금이라도 자유롭고 평화로운 일상을 꾸려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자신의 판단을 끊임없이 회의하는 태도와 확신을 멈추려는 의지는 무책임이 아니라 용기이며, 결국 자신을 성장시키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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