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세상의 모든 피임법 그리고 역사

저자 김선형 | 출판사 도서출판 파람

 

[시사매거진=신혜영 기자] 인류가 시작된 시점부터 아이를 낳지 않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 고대 헤브라이인들은 풀뿌리와 나무껍질을 달여 탕약을 만들어 먹었고, 고대 그리스에서는 수양버들 잎을 끓인 물과 금속을 달인 물을 마셨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악어의 똥을 질 삽입제로 사용했고, 9세기 이슬람에서는 배추와 코끼리 똥 등을 포함하여 질 내 삽입제로 사용한 것이 17가지나 된다.

피임은 여성 혼자서 책임져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상호의 책임으로 함께 짊어져야 함은 물론, 나아가 사회와 국가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임을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 그렇게 피임의 역사는 쓰여 져 왔고, 쓰여 지고 있다.

우리는 피임을 모른다는 의도적이고, 인위적인 방법으로 임신을 제한하고 회피한다는 뜻을 지닌 피임의 탄생에서 현재까지, 동서고금의 문화와 종교를 아우르는 방대한 자료를 통해 피임법의 역사를 살펴본다.

그간 우리가 몰라서, 혹은 부끄러워서 선뜻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피임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와 역사적 사건들, 사회가 겪어온 고민과 진통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우리의 무지로 인해 소외되고 억압받아온 수많은 여성들의 삶 또한 마주하게 된다.

저자는 낳지 않을 자유와 자기결정에 근거한 여성의 피임할 권리와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국제적으로는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성재생산건강권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나아가 여성에게 치명적인 낙태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피임에 대해 올바르게 알고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말한다. “‘피임은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인 동시에 인권이며 모든 인간 삶의 과제라는 깨달음을 통해 우리 모두가 수치심을 이겨내고, 피임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결정권을 가지게 되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담담하고도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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