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페기물 및 가공용 밀감 마구 버려 지하수 오염

[시사매거진/제주=고기봉 기자] 천혜의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중산간·농로 지역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제주도가 국제적 휴양관광지로서 각광을 받는 자산은 천혜의 수려한 경관과 이를 뒷받침하는 청정성이다. 따라서 이를 보전하는 것은 도민으로서 반듯한 의무다. 하지만 도내 곳곳이 그렇지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최근 오름과 곶자왈 등을 탐방하는 생태관광이 활성화되면서 관광객들의 쓰레기 불법 투기가 증가하고 있다. 또 가전제품과 가구 등 대형폐기물의 처리 수수료 부담을 기피해 중산간·농로 지역에 무단 투기하는 시민 의식 결여도 쓰레기 증가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중산간은 마을과 멀리 떨어져 단속의 손길이 거의 미치지 않을 뿐더러 설사 투기자가 적발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어 쓰레기 무단 투기가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쓰레기 수거가 생활권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중산간지역의 폐기물은 장기간 방치,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미관을 저해시키고 있다.

실례로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2047번지 일대에 최근 트럭 한 대 분량의 생활 폐기물이 버려졌다.

또 주변에도 농가에서 버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트럭 한 대 분량의 가공용 밀감 등 쓰레기로 뒤범벅돼 파리가 들끓고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중산간·농로 주변 상황이 이래놓으니 이 일대는 식탁, 가구 등 온갖 생활 폐기물까지 버려지면서 쓰레기 매립장을 방불케 하는 실정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듯이, 이게 국제자유도시 청정 제주의 현주소다. 그동안 환경정화운동을 벌여온 지도 한참인데 대체 언제까지 이럴 것인지 탄식이 절로 나온다. 이로써 청정 이미지가 훼손되는 등 피해자는 결국 도민인데도 말이다. 더욱 심대한 문제는 중산간 지역이 오염 누적으로 자정 능력을 상실하게 되면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가 병이 들어 끝내는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점이다. 해법이 달리 있을 수 없다.

설명절을 맞아 산소에 가는 길 옆에 최근에 버려진 생활폐기물(사진 고기봉 기자)
가공용 밀감들이 들판에 마구 버려져 지하수 오염 및 악취로 불쾌감을 주고 있다(사진 고기봉 기자)

당국은 투기자를 반드시 찾아내 엄벌하고 이름도 공개해야한다. 하지만 투기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한, 정화활동은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쓰레기를 버리는 단계에서부터 공중도덕 질서를 지키는 의식개혁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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