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 공예 도시 이천 도자의 어제와 오늘

“박물관에 가서 옛 선조들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그들이 진정한 천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언제나 저렇게 만들까, 내 재주로 저 세계에 가 닿을 수 있을까, 그런 마음이다. 뭘 만들어도 만족이 없는 것 같다. 그래도 그냥 주어진 대로, 힘이 닿는 대로 작업을 하는 수밖에 없다. 실패해도 원인을 알 수 없고 잘돼도 마찬가지다. 여긴 완벽한 끝이 있는 게 아니라 더 나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과정만 있을 뿐이다.”

저자 조용준 | 출판사 (주)퍼시픽 도도

[시사매거진=이미선 기자] 대한민국에서 한국 도자사를 풀어놓은 단행본 책은 극히 드물다. 그래서 청자와 백자의 역사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그저 알고 있는 지식이라고는 ‘세계 최고의 도자기였다’라는 사실 정도인데 이것 또한 현재진행형이 아니라 과거형이다. 

역사 교과서나 미술 수업에서도 청자와 백자가 우리의 고달픈 역사 속에서 어떻게 번성했고 일제강점기를 통해 어떻게 쇠망해갔으며 그것이 어떤 힘겨운 노력 덕택으로 부활했는지 가르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저 흙이 좋아 빚고, 굽고, 바르고 또 굽는 작업에 자신의 전 생을 바치는 사기장들이 많은데도 말이다. 

『이천 도자 이야기』는 한국전쟁 이후의 폐허 속에서 칠기공장만 몇 개 남았던 마을이 어떻게 한국 도자기의 메카가 되었는지에 대해서 소상하게 밝히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역사적으로 꼭 알아야 할 사실도 발견했다. 

이 책은 한국 도자산업 부활의 역사 페이지를 채워가는 의미 깊은 작업으로서, 이천 도자기는 물론 한국 근대 도자산업의 부활과 중흥의 역사를 후대에게 상세히 알려줄 수 있는 매개체가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도자기와 관련된 여러 재단에서 한국 도자기가 더 부흥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 바란다. 도자기는 가슴으로 다가가면 생명의 도자, 눈으로 바라보면 기품의 도자, 영혼으로 품어보면 은혜의 도자다. 

앞으로도 우리는 한국 도자기를 보호하고 보존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다. 그중 가장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이 책을 읽고 한국 도자기에 대해서 자부심을 갖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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