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소재, 3D프린팅의 판도를 뒤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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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소재, 3D프린팅의 판도를 뒤엎다
  • 신혜영 기자
  • 승인 2020.01.13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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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피(Graphy) 심운섭 대표

[시사매거진=신혜영 기자]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변화들은 이미 수많은 산업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중에서도 3D프린팅은 제조업의 혁신이라 불리며 앞으로의 산업 양상을 완전히 뒤바꿔놓으리라 기대되는 핵심기술이다. 3D프린팅을 이용하면 기존의 복잡하고 긴 제조과정을 단순화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생산 도중에도 손쉽게 디자인 개선과 재생산이 가능해 비용과 시간, 품질 면에서 혁명과도 같은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3D프린터는 시제품 또는 콘셉트 모델 제작 정도에만 제한적으로 이용되는 한계를 드러내왔던 것도 사실이다. 3D프린터를 통해 제작된 최종제품이 실제로 활용되기에는 강성과 내충격성 면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피(Graphy) 심운섭 대표
㈜그래피(Graphy) 심운섭 대표

 

3D프린팅 산업의 미래, 신소재 개발에서 찾다

3D프린팅 시장은 현재 가장 드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산업분야다. 최근 3년간 연평균 31.5%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3D프린팅 시장은 2018년 기준 약 946,000만 달러에 이르렀으며, 오는 2022년에는 2619,0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세계 3D프린팅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3D프린팅 기술의 발상지이기도 한 미국은 세계 83D프린팅 기업 중 5개를 보유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관련 특허 수는 많아도 실제 활용률이나 산업 규모 자체는 협소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3D프린팅 소재 전문기업 그래피(Graphy)’의 심운섭 대표는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게 된 원인으로 특허 이슈와 정책적인 오판을 꼽았다. 심 대표는 “3D프린팅의 주요 기술인 폴리젯, DLP, SLA 등의 특허기술은 오랜 시간 미국에서 보유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특허권을 확보하지 못한 한국 업체들은 개발보다는 제품 수입과 판매에만 치중해왔고, 업체들 간의 출혈경쟁이 이어지며 산업기반이 약화되기에 이르렀습니다. 반면, 가까운 중국은 지적재산권에 대한 압박감이 비교적 덜한 상황에서 적극적인 개발에 매달려왔으며, 가격경쟁력과 기술력에서 앞서며 국내기업에는 또 다른 악재로 다가오게 되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에서는 ‘3D프린팅 산업육성 정책을 통해 메탈 3D프린터 산업을 적극 지원해왔으나, 실제 세계 3D프린터 소재시장의 절반 이상은 광경화성 수지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고, 메탈 3D프린팅의 경우 상당한 공정 노하우가 축적되어야만 하는 고난이도 기술이라는 점에서 기반이 부족한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3D프린팅 산업의 미래는 경쟁력 있는 소재 개발, 그중에서도 세계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광경화성 수지 부문의 신소재 개발에 있다고 판단한 심운섭 대표는 3D프린팅 및 소재 분야에서 20여년 이상 축적해 온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에 돌입, 3년여 간의 연구 끝에 3D프린터에 최적화된 높은 강도와 내충격성을 보유한 신소재를 개발해내기에 이르렀다.

 

글로벌 덴탈기업의 이목 집중, 독점 개발 그래피 신소재

자체적으로 확보한 원천 기술을 통해 개발해낸 그래피의 신소재 기술은 3D프린터에 사용되는 광경화성 올리고머, 모노머, 광중합 개시제 등을 특수한 기법으로 합성하는 방식으로 탄생했다. 고분자, 저점도를 위한 마크로머 디자인 설계를 적용했을 뿐만 아니라, Radical/Lonic 하이브리드 경화 시스템으로 고속 경화를 구현했다. UV소재(레진)의 가장 중요한 물성을 좌우하는 올리고머(Oligomer)의 경우 자체 생산을 통해 합성하여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렇게 제작된 신소재는 3D프린팅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필라멘트 소재인 ABS보다 2~3배 높은 강도를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프린팅 시 레이어가 강하게 접착되어 뛰어난 내충격성도 가지고 있다. 또한, 세포독성시험, 급성전신독성시험, 구강점막자극시험, 감작성시험, 유전독성시험 등의 생물학적 안전성 평가를 통과하며 의료기기로서의 활용성도 확보했다.

현재 그래피의 신소재 기술이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는 덴탈 산업이다. 현재 활용되고 있는 투명 치아교정 재료의 한계인 두께 조절의 문제와 치아 굴곡에 따른 압력 강도 문제 등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심 대표는 그간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해당 분야에 수백억을 투자해 연구를 거듭해왔으나, 불가능의 영역으로 판단하고 사업을 철수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저희 그래피에서 이러한 기술을 개발해내는 데에 성공함에 따라 세계 주요 덴탈 기업의 대부분이 컨텍해 올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라며, “현재 치과 분야 3D프린팅 시장은 약 3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가 진행하고 있는 다이렉트 얼라이너(투명 치아교정기구), 영구치아 등의 분야에서 성공적인 진출이 이뤄진다면, 10%의 점유율, 3.5억 달러 규모의 시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며, 향후 그 시장은 더욱 확대되리라 전망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래피 신소재 기술이 더욱 주목받는 까닭은, 이 같은 기술이 단순한 시장 점유를 넘어 기존 덴탈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새로운 흐름까지도 창출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 맞춤형 제작이 손쉽다는 3D프린팅의 장점은 다이렉트 얼라이너와 접목되어 성인들에게도 부담 없이 치아교정을 선택케 하는 요인이 될 것이며, 강도와 물성이 뛰어난 소재 특성은 기존 세라믹, 레진 등의 치아소재가 갖고 있는 약한 강도와 변색되기 쉽다는 단점을 극복한 새로운 영구치아의 등장을 알리게 될 것이라 기대된다. 현재 그래피에서는 이러한 기술 활용을 위한 인증을 진행 중에 있으며, 해외 유수의 메이저 덴탈 기업들과 협력하여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D프린터가 불러올 제조공정의 혁신에 주목해야

심운섭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3D프린터를 혁신이라 부르지만, 실제로 받아들이는 개념은 단순히 신기하고 새로운 기술에 머물러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과거 2013년에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3D프린터는 우리가 만드는 거의 모든 것의 제조방법을 혁신할 것이라 말하며 3D프린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지만, 국내에선 그 변화를 크게 체감하지 못한 까닭은 국내에 잘 알려진 3D프린팅 기술이 FDM/FFF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열가소성 필라멘트를 적층 방식으로 쌓아올리는 FDM은 비교적 구조가 간단하고, 쉽게 출력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제작시간이 오래 소요되고, 표면 품질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처럼 실제 산업에 활용되기에는 부족한 특성 탓에 시제품 제작에만 주로 활용되어 왔으며, 이것이 일반인들에게 3D프린터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는 주된 원인이 된 것이다.

하지만 심 대표는 3D프린터의 혁신은 보다 본질적인 구조의 개선에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제가 생각하는 혁신이란 3D프린터가 생산수단과 접목되어 금형제작에 대한 투자 없이, 그리고 재고의 부담을 가지지 않는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것에 있습니다라고 역설했다. 그는 기존 중소 제조업체의 어려움 중 하나는 MOQ(최소주문수량)의 제한 때문에 금형을 만들지 않으면 제품 제작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금형의 기술적 한계 때문에 디자인은 대기업 대비 투박해지기 마련이고, 생산 공정이 복잡해지며 단가가 올라가 가격경쟁력 또한 떨어지기 때문에 시장경쟁에서 언제나 뒤쳐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3D프린터를 사용하면 금형을 제작할 필요가 없고, 디자인이나 기능성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저희가 개발한 신소재는 지금껏 시제품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3D프린터의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최종출력물을 그대로 사용하더라도 무리가 없을 만큼 튼튼할뿐더러, 친환경성과 안전성, 해외 소재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 부분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세계 3D프린팅 시장을 선도하는 유니콘 기업으로 우뚝

현재 그래피의 신소재는 글로벌 3D프린터 제조사들로부터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았으며, 화학, 덴탈, 메디컬, 엔지니어링 등 각 산업 분야 1위 기업들과의 공급 계약 및 협력을 추진 중에 있다. 몇몇 업체와는 이미 총판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으며, 거대 3D프린터 제조사로부터의 지분 투자를 유치, 전용 소재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아울러 실제 제품화 적용을 위한 임상데이터 수집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2020년부터는 이러한 인증 획득을 기반으로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로의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심 대표는 대부분의 스타트업의 경우 비교적 진출이 쉬운 동남아나 개발도상국을 첫 목표로 잡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미 세계 3D프린터 시장을 주도하는 주요 메이저 시장에 진출하는 데에 성공했으며, 대부분의 유명 덴탈 관련 기업들과 컨텍이 이뤄졌을 만큼 높은 관심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라며, “향후의 과제는 점유율을 높이고 시장을 공략해나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에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한 통합솔루션 시스템도 준비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이 산업구조의 혁신은 물론,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더 좋은 제품을 훨씬 저렴한 비용에 이용할 수 있는 혜택으로 돌아가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덧붙여 그는 아직까지도 국내 3D프린터 시장 기반이 빈약한 탓인지 신기술 및 신소재에 대한 신뢰와 기대도 부족한 것 같습니다. 저희가 국내보다 해외로의 진출과 투자 유치를 먼저 진행한 까닭도 이 때문이지만, 기업 성장을 위해서는 더 큰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부분도 체감하고 있습니다라며, “스타트업으로서 새로운 기술, 소재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고, 인내심을 요하는 일입니다. 2017년 창업 후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R&D에만 매달리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저희 기술의 가치를 알아보고 투자를 지원해 준 ‘JW홀딩스’, 국내 덴탈 총판으로서 협약을 맺고 함께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네오바이오텍과 같은 선순환의 과정도 있었다는 점에서 큰 힘을 얻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심 대표는 앞으로 더욱 성장할 세계 3D프린팅 시장에서 저희가 가진 특허와 기술이 큰 힘을 발휘하리라 생각합니다. 수많은 기업들이 저희 그래피 소재를 써야만 하는 미래, 세계 3D프린팅 시장에서 한국의 기술이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는 미래가 올 것이라 확신합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세계 최초, 세계 최고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3D프린터 소재시장을 선도하는 유니콘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그래피와 심운섭 대표. 이들의 도전이 우리의 미래를 어떠한 방향으로 변화시키게 될지 그 귀추를 주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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